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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세계의 소설 > 아일랜드소설
· ISBN : 9791162332559
· 쪽수 : 480쪽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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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책속에서
사람들은 우리를 기괴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멀리 떨어져서 우리 모습을 전체적으로 보면 더욱 그렇다. 확연히 둘이었던 몸이 허리에서 갑자기 하나로 합쳐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머리에서부터 어깨까지만 나오도록 사진을 찍어 보여주면 우리가 쌍둥이이며 내 머리카락은 어깨까지 내려오고 티피 머리카락은 더 짧다는 것 말고는 특별히 이상한 점을 알아차리지 못할 것이다. 우리가 남들과 다르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못생겼다고? 에이. 이젠 좀 지겹다.
우리는 피자 한 판과 스프라이트, 빨대 두 개를 주문해 야스민, 존과 함께 구석 테이블에 앉아서 다른 아이들 목소리와 식기 부딪치는 소리 속에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서로 붙은 몸으로 소변을 처리하는 과정 같은 우리 둘이 살아가는 방식에 관해서가 아니라 영화와 책, 맥주, 새 학기, 그리스의 섬들, 산호초, 제일 좋아하는 시리얼, 악마에 대해서.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이야기를 나누다 수업 시작종이 울릴 무렵, 그런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어쩌면 우리에게 친구가 둘 생긴 걸까?
선생님은 반 아이들에게 배드민턴을 가르쳐주었다. 우리도 구경하는 대신 어색하게나마 경기에 참여하게 되었다. 그런데 셔틀콕은 가벼웠고 티피와 내가 각자 라켓을 하나씩 들었음에도, 상대 선수 한 명을 이길 수 없었다. 상대가 존일 때조차. 그 애는 심지어 뛰어다니지도 않았는데. 누군가는, 존이 우리를 몇 점 정도 봐줘야 한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자비를 베푸는 마음으로 그렇게 해줘야 한다고, 그러나 경기는 동정심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경기 결과에 실망했어야 했는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배드민턴 하나로 패배자라는 생각에 빠져야 했는지도. 하지만 우리는 공정한 경기 끝에 패배했으며 우리가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든 존은 아랑곳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자 패배는 그 자체로 완전한 승리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