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이라 적고 '비서'라 읽는다

프롤로그 7
1. 7년 후 17
2. 공통점 57
3. 결혼을 위한 프로젝트 95
4. 내 마음의 사각지대 122
5. 세상에 오로지 세 사람 174
6. 그녀를 아는 유일한 사람 237
7. 친구 맞아? 317
8. 공기연은 바로 나 338
9. 폭풍이 지나간 현실 360
10. 친구보다 좋은 사이 379
11. 공기연의 여자, 유남순의 남자 422
에필로그 463
쿠키 478
작가 후기 480

털썩!
침대가 들썩일 정도로 힘차게 엎드린 남순은 한숨을 연거푸 쉬었다.
“이상하다…… 가슴이 왜 이렇게 뛰는 거지?”
길남과 2인 3각 달리기 연습을 한 뒤로 나타난 증상이었다. 그의 손을 잡을 때와 그의 허리에 팔을 둘렀을 땐 심장이 터져 나가는 줄 알았다.
그녀는 휴대폰을 꺼내 심장이 두근거리는 이유에 대해 지식검색 서비스에 익명으로 질문을 올렸다. 그러고도 따로 검색을 하다 알림메시지에 의해 전달된 답변들을 확인했다.
병원에 가 보라는 전문의의 뻔한 답변에 이은 어느 여성의 답변이 그녀를 멍하게 만들었다.

좋아하는 거예요. 심장은 이유 없이 뛰지 않아요. 가서 고백하세요.

‘좋아하는 감정이라고……?’
그녀는 벌떡 일어나 복도로 나갔다. 그리고 입구에 서 있는 수행원에게 황급히 달려갔다. 놀란 수행원이 묵례에 이어 바짝 긴장한 표정으로 물었다.
“무슨 시키실 일이라도 있으십니까?”
“손 좀 줘 봐요.”
“네?”
“손.”
수행원이 얼떨떨해하며 손을 내밀자 그녀는 그 손을 덥석 잡았다. 하지만 가슴이 두근거리기는커녕 어떤 떨림도 없었다. 내친김에 그녀는 수행원의 허리에 팔까지 둘러봤다. 하지만 여전히 자신의 몸에 어떤 변화도 일어나지 않았다.
“왜 이러시는 건지…….”
“확인할 게 있어서요. 다 끝났으니 하던 일 마저 하세요.”
황당해하는 수행원을 뒤로한 채 그녀는 다시 방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문을 닫자마자 털썩 주저앉았다.
“어떡해…… 나 황 실장 좋아하나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