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91163021124
· 쪽수 : 456쪽
· 출판일 : 2018-11-29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1. 그 선배가 나타났다
2. 좋은 남자일까, 나쁜 남자일까
3. 키스도 했고, 연인도 됐어
4. 비밀은 달콤해
5. 귀여워
6. 뜨겁게 키스해 주기
7. 유혹해 줘
8. 향기로운 그대여
9. 지켜 줄게
10. 연인
11. 제일 아찔한 맛
12. 그대 곁에서 영화처럼
에필로그
저자소개
책속에서
고결이 소파에서 몸을 일으켜 동아리방 문을 열었다.
덜컥, 문을 밀자마자 맞은편에 그 희재라는 아이가 토끼 눈을 하고 서 있는 게 보였다.
그를 본 희재는 무척 놀란 듯 입을 어설프게 벙긋 열고 가만히 서 있었다. 그러다 질근 입술을 물었다 떼며 목소리를 높여 인사했다.
“서, 선배 안녕하세요! 저는 16학번 유희재라고 합니다!”
“어.”
“……죄송해요! 그럼 쉬세요!”
방금 전만 해도 안으로 들어오려 할 뻔했는데, 바로 물러섰다. 평소라면 그런 상대의 반응이 오히려 편했겠지만, 고결은 자신도 모르게 희재의 한쪽 팔을 살짝 잡았다.
그러자 희재가 반사적으로 그에게 잡혔던 팔을 탁, 하고 떼어 냈다.
순간 고결은 설명할 수 없는 충격 같은 것을 느꼈다. 내가 더러운가 하고도 생각했다.
동시에 누군가와 접촉 후 자신이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황당했다. 결벽증인 것은 나인데.
희재는 겁을 먹은 건지, 어색해하는 건지, 과도하게 긴장한 얼굴이었다. 처음이었다. 평소와 달리 상대방의 그런 경계가 달갑지 않았다. 명치 쪽이 조이는 느낌이었다.
“나가고 있었어. 들어가.”
“아, 그게. 네, 선배.”
희재가 대답하는 사이, 고결은 그녀의 한 손에 들려 있던 테이크아웃 컵이 기울어지며 아메리카노가 바닥으로 주르륵 흐르는 게 보였다.
“너…… 지금, 아메리카노 다 흘리고 있,”
고결이 말하며 희재의 손에 들린 테이크아웃 컵을 잡아 주기 위해 그녀 앞으로 한 발 더 다가갔다.
그러자 희재가 한 번 더 흠칫, 뒤로 물러섰다.
고결의 미간이 살풋 구겨졌다. 이상했다. 지금 이 기분 뭐지. 이 아이…… 뭐지.
“어? 아, 어떡해. 선배, 전 그럼 화장실 가서 휴지 좀 가져와야 할 것 같아서! 안녕히 가세요.”
희재는 그에게 해명 아닌 해명을 다급히 늘어놓곤, 바로 등을 돌려 화장실로 뛰어가 버렸다.
고결의 굳어진 표정을 보곤 자신이 그에게 뭔가 잘못했다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고결은 빠르게 멀어지는 희재를 가만히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그냥, 희재의 뒷모습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뭔가 이제껏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파도 같은 게 그를 훅 치고 지나간 것만 같았다.
고결은 순간 깨달았다. 결벽증인 자신이 유희재가 그의 팔을 떨쳐 내고, 흠칫 물러서고, 피하듯 도망가는 걸 싫어하고 있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