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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91163024750
· 쪽수 : 567쪽
· 출판일 : 2021-04-08
책 소개
목차
1장. 양달희의 양다리
2장. 선이 넘으라고 있는 것 같습니까?
3장. 결국 맥락 없는 이야기는 없다
4장. 부정기
5장. 격변의 곡선
6장. 원점으로 돌아온 질문
7장. #달달한우리
8장. 싫어하는 마음의 반대
9장. 선을 넘어 버리다
10장. 에로스
11장. 눈에는 눈 이에는 이, 그리고
12장. 공통 분모
13장. 루머
14장. 여우 같은 차정한
에필로그. 선 넘는 로맨스
외전1. 하씨 집안 생존기
외전2. 행복의 시작
저자소개
책속에서
“저, 대표님.”
“네.”
“아까 감사했습니다.”
“뭐가요.”
“저한테 유능하고 똑똑하다는 말씀해 주셔…….”
그 순간, 잘 걸어가던 차정한이 걸음을 우뚝 멈췄다. 재빠르게 그의 한 발짝 뒤에서 함께 멈췄고, 곧 그가 뒤돌아 이안을 바라보았다.
“송유라 본부장에게 우리 회사 직원을 얕보이고 싶지 않아 한 말입니다. 의미 부여하지 마세요.”
역시, 그러면 그렇지.
“……알겠습니다.”
“사적인 이유로 감사 인사 따위도 하지 말아요.”
감사 인사 따위? 따위라고 한 것인지, 아니면 잘못 들은 것인지. 이안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매사가 온통 뒤틀린 사람이었다. 선의로 베풀었던 호의에 선을 긋질 않나, 사사건건 시비에, 또 시키는 일을 하면 심드렁한 표정으로 무시했다.
“저기요, 차정한 씨.”
더는 못 참아! 이안은 자기 할 말만 내뱉고 다시 앞서 걸어가는 저 고슴도치 같은 인간을 불러 세웠다.
“지금 뭐라고 했습니까, 하이안 씨?”
“사람과 사람 사이에 감사함은 표현하는 거지, ‘따위’로 취급될 만큼 같잖은 마음이 아니잖아요?”
그리고는 가방에서 돌돌 말린 업무 매뉴얼을 꺼냈다.
“이런 걸로 선을 그어서, 내 인격을 그딴 식으로 짓밟아요?”
이것 또한 선 넘는 행위라며 지금 당장 해고된다고 해도, 이 말만은 하고 나가야지 화병이 안 생길 듯싶었다. 해고 따위 아쉽지도 않다. 자신이 아는 게 전부라고 믿는 이 오만한 남자에게, 적어도 인간 하이안이 숨 쉬고 있다는 사실은 제대로 상기시켜 줘야 숨통이 트일 것 같았다.
“이 종이 쪼가리 몇 장이 당신과 나 사이의 선이라면!”
“…….”
“네, 선은 넘으라고 있는 건데요?”
이안은 말없이 굳게 서 있는 정한에게 그 매뉴얼을 건넸다. 그는 당황한 듯이 멍청한 표정으로 이안을 쳐다보다가, 그것을 받아 들었다.
별것도 아닌 게, 까불어.
사이다를 원샷해 속이 다 시원한, 그에게 등을 보이며 위풍당당하게 걸어가는 이안의 입꼬리는 하늘로 고공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