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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63162353
· 쪽수 : 376쪽
· 출판일 : 2022-01-24
책 소개
목차
1부 꿈
2부 여행
3부 로맨스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나에게도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별안간, 우연히, 기적적으로. 누구나 해볼 법한 상상들. 마치 삶이 좋아지고 세상이 더 나아지리라는 막연한 기대처럼 언젠가 책 속에서와 같은 순간이 찾아올지도 모른다는 희망. 지구가 뒤집히고 우주가 뒤바뀌는 것처럼 거대한 운명의 파도가 밀어닥칠 수도 있다고. 그로 인해 모든 것이 환상적으로 탈바꿈될 거라고. 사랑 역시 그러할 수 있다고. 누군가 꼭 내 곁을 지켜줄…….’
낭만적인 분위기의 글이었다. 책 속지에 연필로 쓰인 어느 문구였다. 이미 대출했던 누군가 남긴 흔적일 것이다. 미지의 그는 책 속 주인공의 삶을 갈망하고 있었다. 하지만 동화는 모르지 않았다. 책 속의 주인공들은 대개 자기 뜻대로 살아갈 수 없는 자들이었다.
(…)
종이 바깥의 세상과 종이 안쪽의 세상은 말 그대로 종이 한 장 차이였다. 실제 그런 일이 닥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동화는 생각을 이어나갔다. 만약 이 며칠 내에, 혹은 몇 시간 뒤에 갑작스럽게 모든 것이 변화한다면. 전혀 상상하지 못한 일들이 연이어 눈앞에서 펼쳐진다면.
(1부 꿈 中)
차창 너머에서 누군가 손을 흔들었다. 손길이 이만저만 절절한 것이 아니어서 동화는 곧바로 시선을 치켜들었다. 아마도 동화의 차를 택시로 착각한 것 같았다.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어서 모험을 떠나보라고 재촉하는 손짓처럼도 여겨졌다.
지금까지와 다른 길을 택한 동화의 결정을 지지해주려는 것처럼 움직임에 힘이 넘쳤다. 다급하게 뛰어오는 상대의 윤곽이 차츰 뚜렷해졌다. 누군지 알아차리기란 어렵지 않았다. 덜컥, 하면서 문이 열렸다.
“해운대까지 가주실 수 있으세요?”
동화는 문밖의 사람을 바라보았다. 하루 사이에 무척이나 익숙해진 얼굴이었다. 하지만 의아했다. 설마 자신이 무척 그립거나 보고 싶어 뒤쫓아 온 것일까. 정해진 스케줄을 미루고 함께 남아 있기로 결정한 것인가. 아니면 끈덕지게 달라붙어 책임을 요구하는 상황일까. 어쨌든 비행기를 탔어야 할 사람 아닌가.
“대답해주세요!”
“나 참, 아까 말하지 않았던가요. 이건 택시가 아닙니다.”
그녀였다. 또!
(2부 여행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