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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과학소설(SF) > 한국 과학소설
· ISBN : 9791163166184
· 쪽수 : 368쪽
· 출판일 : 2025-02-28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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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아빠! 아빠!”
사선으로 드리우는 햇살이 루크 주위로 빛났다.
“우리 딸!”
루크가 천장에 머리가 닿을 듯 엠마를 높이 들어 올렸다.
“벌써 갔다 온 거야?”
“응?”
루크가 엠마의 코끝을 비볐다.
“벌써 가지고 왔냐고.”
“뭘?”
루크가 어리둥절한 얼굴을 했다.
“아빠 뒤에 해가 있는 것 같은데? 진짜 가지고 온 거야?”
그제야 딸의 말을 알아차렸다. 이제 막 키가 110센티미터를 넘은 작은 아이에게 후광을 막고 선 루크는 마치 태양을 가져온 전사처럼 보인다는 것을.
“그럼! 아빠가 우리 엠마가 시킨 대로 얼른 다녀왔지.”
루크가 조금 더 높이 들어올리자 엠마가 눈이 부시는지 얼굴을 찌푸렸다.
“너무 밝다. 다시 가져다 놔.”
얼굴을 다 가리기엔 작은 손이었다. 루크가 한없이 귀여운 딸을 꼭 끌어안았다.
“미안하지만, 엠마의 의식이 머물던 지구는 이미 사라졌네.”
루크의 심장이 미친 듯이 요동쳤다. 딸이 죽었다고 함부로 말하는 것만 같았다. 이성을 잃어버린 루크는 그의 멱살을 잡고 흔들어댔다.
“루크! 진정해요!”
“어디서 뚫린 입이라고 함부로 지껄이는 거야! 당신이 뭔데! 당신이 뭔데 함부로 내 딸 이름을!”
루크가 이토록 분노하는 것을 두 사람은 본 적이 없었다. 온갖 역경 속에서도 루크를 지탱하게 했던 것은 딸의 ‘의식’을 만날 수도 있다는 가능성 때문이었다. 지금의 분노감은 그 가능성이 사라졌기 때문이 아니라, 생각 없이 말을 내뱉는 자크에 대한 원망 때문이었다.
“다시는, 다시는 내 딸 이름을 입에 올리지 마! 한 번만 더 그랬다가는 이 지랄 맞은 우주선을 다 날려버릴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