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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91163500667
· 쪽수 : 176쪽
· 출판일 : 2022-10-20
책 소개
목차
수상한 죽음 … 9
불턱의 해녀들 … 17
바다의 풍년을 비는 영등제 … 27
아기 상군 해녀 고지인 … 35
일본 아이 히로토 … 43
야마다 형사 … 55
야학 친구들 … 61
수상한 세 사람 … 69
문주란꽃 … 81
세이코 상 … 89
제주 해녀 부순애 … 97
해녀조합 서기 오재수 … 107
숨바꼭질 … 117
세화 오일장 … 125
배신자의 일기 … 133
연두망 동산 … 139
빨간 도장 … 151
오재남의 진심 … 159
어디로든 멀리 … 167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하도리의 수상한 죽음……
바다는 탐스럽게 오른 미역과 파래 떼로 푸릇했다. 하얀 수건으로 머리를 질끈 묶은 해인이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다행히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다. 토끼섬 옆에 작은 고깃배를 띄어놓고 물질하는 해녀들의 테왁만 동동 떠 있었다.
호이이, 호이이.
간간이 해녀들이 바닷속에서 나와 숨 쉬며 내뱉는 숨비소리가 청명한 하늘에 새소리처럼 맑게 울려 퍼졌다. 해녀들은 물질하기 바빠 주변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해인은 마음을 놓고 물에 들어갔다. 차가워서 몸이 부르르 떨렸지만, 곧 물 온도에 적응되었다. 언니 지인은 아기 해녀 중에도 가장 물질을 잘한다. 엄마를 닮은 것이다. 하지만 동생인 해인이는 물질은커녕 물속에서 코를 막고 숨 참는 것도 힘들었다.
불턱의 해녀들……
하도리 해녀조합 대표인 우도댁은 전복과 감태를 가지고 지정 상인 하라 상을 만나러 갔다. 하라 상은 일본인의 평균 키보다 조금 큰 편이었고, 가느다란 팔다리에 비해 유난히 배가 볼록 나온 체형이었다. 말할 때마다 언뜻언뜻 보이는 누런 이빨은 이야기를 나누는 상대방에게 불쾌감을 주었다. 하라 상은 정확한 양을 재는 척 저울에 물건을 달아 장부에 적는 시늉까지 했다. 우도댁은 한 달 전보다 더 많은 전복과 감태를 가져갔지만, 하라 상이 손에 쥐여 준 돈은 턱없이 적었다. 하도리 해녀들이 목숨 걸고 한 달 동안 채취한 해산물이었다.
야학 친구들……
“원래 해녀조합은 해녀를 보호하기 위해 설립된 거 아닌가요? 그런데 왜 일본인 지정 상인이 저울 눈금을 속이고, 서기인 오재수는 일본인 꼬붕이 되어 해녀들을 물 먹이는 거우과?”
“덕순이가 중요한 질문을 했어요. 그게 우리가 야학하는 목적이기도 해요. 해녀조합이 해녀들을 보호해야 하는데 오히려 수탈의 도구가 되었어요. 해녀들이 까막눈이라는 것을 이용해서 말이에요. 성산뿐 아니라 여기 하도에서도 일본 지정 상인이 공공연하게 저울 눈금을 속여 헐값에 해산물을 사들이고 있어요. 글을 배워야 하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