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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일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91164793242
· 쪽수 : 302쪽
· 출판일 : 2021-05-31
책 소개
목차
제1장 상중 엽서
제2장 란
제3장 미사키
제4장 에미리
제5장 장미정원
에필로그
리뷰
책속에서
‘상중喪中이라 새해 인사는 정중히 사양합니다.’
마키시마 후타는 엽서가 꽂혀 있던 우편함 쪽에 눈이 갔다. 먼 친척 할머니라도 돌아가셨나 했다. 이제 연하장은 시골에 사는 친척이나 보내오는 정도였다. 그러나 이어지는 문장을 읽고 후타는 들고 있던 엽서를 놓칠 뻔했다.
‘올해 2월, 장녀 미사키가 영면했습니다.’
엽서 배경에 그려진 민들레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바람을 타고 날아가는 하얀 민들레 씨앗이 덧없게 느껴졌다.
미사키가 죽었다고? 믿을 수 없었다. 그녀는 이제 겨우 서른하나 아니면 둘일 터였다.
“이거 미사키를 만나기 전에 사귀었던 여자친구 블로그인데…….”
“오, 소식을 알게 됐구먼? 아기 사진이라도 올라와 있어?”
테이블 위에 올려둔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물었다.
“이만 안녕. 잘 지내세요? 너 이 사람한테도 차였구나?”
“차인 건 사실이지만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야. 블로그라고
했잖아. 누구나 볼 수 있는 글이라고. 날짜 좀 봐. 2년 가까이 됐어.”
“4년 전에 헤어졌다고 했었지? 블로그에 쓸 말이 없어졌다거나 질린 거 아니야? 요즘은 라인이나 인스타그램도 있으니까 블로그는 졸업한 거지.”
“그런 거라면 블로그를 닫는다고 쓰지 않았을까?”
“뭐라고 쓸지 네가 어떻게 알아? 그런 소리 할 시간에 본문을 보면 되잖아.”
“미사키 소식을 들어서 그런지……. 좀 무섭지 않아?”
“뭐? 너무 넘겨짚었어.”
유키에가 손가락으로 화면을 누르자 게시물 본문이 나왔다.
“어디 보자. 제가 세상을 떠나면…….”
더는 말을 잇지 못했다.
“연락해보지 그래?”
후타는 잔을 천천히 내려놓았다.
“굳이 뭐 하러.”
유키에는 뜨거운 어묵을 호호 불어 식히고 있었다.
“에미리가 무사한지 확인하라고?”
“내가 후타라면 더 일찍 해봤을걸?”
해봐야겠다는 생각은 있었다.
“하지만 에미리에게도 무슨 일이 있으면 나 정말 머리가 이상해질 것 같아.”
도무지 웃을 수 없었다.
“말도 안 돼. 그럴 리가 없잖아. 그리고 어차피 나중에 할 거면 지금 여기서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