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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음악 > 음악이야기
· ISBN : 9791165030018
· 쪽수 : 186쪽
책 소개
목차
01 아프리카 추장 13
02 애드리브와 사운드 21
03 서산 망둥이 33
04 닭장차 43
05 ‘Comus’라는 이름으로 51
06 일기장의 흔적들 61
07 첫 자작곡 ‘그분들이 가신 길’ 73
08 기법을 넘어서 105
09 모든 음은 사람의 마음에서 119
참고문헌 179
찾아보기 183
저자소개
책속에서
[ 저자서문 ]
40년이라니요!
그 옛날 충남대학교 의과대학에, 1979년 그 당시에는 남들이 보기에 약간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는, ‘코머스’라는 이름의 록밴드 동아리를 만들어서 연습하던 시간들이 엊그제 일처럼 선명한 그림으로 제 마음속에 남아있는데, 어느새 시간이 그렇게 많이 흘러갔군요. 그러고 보니 코머스 동아리의 지도교수를 맡고 있는 저도 벌써 회갑이 넘었고 정년이 몇 해 남지 않았습니다.
저는 노래를 잘 부르는 것도 아니고, 명곡을 연습해서 멋지게 연주하는 능력을 갖추지도 못했습니다. 한때, 그것도 아주 오래전에 잠시, 경험했던 저의 개인적인 음악활동이란 것은 아주 단순한 것이었지요. 그저 제 마음 속에 어떤 멜로디가 떠오를 때 그 음들을 제 손가락으로 직접 짚어보고 표현해보는 정도였습니다. 즉흥연주라고나 할까요?
어찌어찌하다가, 퇴계 선생의 명을 받들어, 454년 전에 퇴계 선생께서 써 놓으신 ‘도산십이곡’ 가사를 작년 봄에 <그분들이 가신 길>이라는, ‘Confucian Ballad Rock’ 장르의, 노래로 작곡하여 헌정했습니다.
Confucian Ballad Rock? 음악 장르에 그런 분야가 있었나...?’ 하고 의문을 가질 수도 있겠습니다. 아마도 처음 들어보실 것 같군요. 맞습니다. 그런 음악 장르는 아직 없지요. 퇴계 선생께서는 국민들이 부를수 있는 ‘온유돈후’(溫柔敦厚) 즉 온화하고 부드럽고 정중한 장르의 노래를 만들라고 하셨습니다. 제가 사랑하는 아우이자 마음의 스승인 박병강 님께서, 제 연주를 듣고, 제가 추구하는 ‘온유돈후’한 연주 성향에 맞춰 멋지게 붙여준 이름입니다.
저 홀로 이 노래를 조용하게 묵상 버전으로 연주하거나 들을 때도 즐겁 지만, 강연장에서 많은 청중들이 함께 이 노래를 합창할 때는, 정성껏 만든 옷을 부모님께 입혀 드리는 것 같은, 마치 퇴계 선생께 작은 효도를 하는 것 같은 큰 기쁨을 느끼기도 합니다.
20여 년 전에 퇴계 선생을 만난 이후 저는, 저도 모르는 사이에, 의학만을 시행하는 의사에서 한걸음 나아가, 도산서원에서 성리학을 공부하는 의사, 강의 중에 일렉트릭 기타를 치며 도산십이곡을 노래하는 의사, 진료실에서 공경하는 마음으로 환자분들의 마음과 삶을 대하려고 노력하는 의사가 되었군요. 퇴계 선생께서는, 저를 직접 만나신 적이 없지만, 저의 삶을 바꾸어 주셨습니다.
<그분들이 가신 길> 노래의 묵상 버전을 금년 3월에 안동 도산서원의 ‘참공부모임’에서 연주해 드렸지요. 연주한 다음날 퇴계 선생의 향기가 어려 있는 소백산의 죽계구곡을 회원들이 함께 산책하던 중에 연세대학교 이광호 교수님께서 『“ 예기』의「 악기」 부분을 공부해보는 것이 도움이 될 듯하다.”
라는 말씀을 주시더군요.
대전으로 올라와서,『 예기』의「 악기」 편을 구하여 열심히 공부를 하다가 다산 (茶山, 정약용丁若鏞, 1762-1836, 본관 나주) 선생께서 “무슨 일을 하든 그것에 대해 책을 쓰겠다는 마음으로 정성스럽게 그 일을 하라.” 1
고 하신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음악 동아리를 탄생시키면서 제가 경험했던 40년 전의 음악적 풍경들과 음악철학에 관한 고전 글들을 정리하면서, 공부하는 마음으로 정성껏 써봅니다.
<그분들이 가신 길> 노래의 악보를 컴퓨터로 그려주신 송희정 교수님, 동영상을 만들어주신 이채진 선생님, 원고의 오탈자를 교정해주신 안지 윤·고경미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출판을 도와주신 충남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님들과 전공의 선생님들, 그리고 충남대학교의과대학의 코머스 동아리 후배님들께 깊은 고마움을 표합니다.
2019년 여름.
향암당 (向岩堂) 에서, 김종성 올림.
어찌어찌하다가, 퇴계 선생의 명을 받들어, 454년 전에 퇴계 선생께서 써 놓으신 ‘도산십이곡’ 가사를 작년 봄에 <그분들이 가신 길>이라는, ‘Confucian Ballad Rock’ 장르의, 노래로 작곡하여 헌정했습니다. 저 홀로 이 노래를 조용하게 묵상 버전으로 연주하거나 들을 때도 즐겁지만, 강연장에서 많은 청중들이 함께 이 노래를 합창할 때는, 정성껏 만든 옷을 부모님께 입혀 드리는 것 같은, 마치 퇴계 선생께 작은 효도를 하는 것 같은 큰 기쁨을 느끼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