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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65120139
· 쪽수 : 144쪽
· 출판일 : 2020-10-09
책 소개
목차
책을 펴내며 4
조정인 | 제2회 수상자/ 2002년
이화(梨花) · 12
사과는 깜짝 놀라 저도 모르는
두 손을 꺼내 부푼 스커트를 눌렀다 · 13
모과의 위치 · 14
입김이 닿는 거리 · 16
빈방 · 18
사과 얼마에요 · 20
이해리 | 제3회 수상자/ 2003년
이팝꽃 그늘 · 22
11월 · 24
감잎에 쓰다 · 25
나비 · 26
별똥별 · 27
들꽃 낭송회 · 28
배추를 안으면서 · 30
가을비 오는 밤엔 · 32
김 영 | 제9회 수상자/ 2009년
물 한 모금 · 34
습관성 유산 · 35
파리 · 36
낚시금지구역 · 38
완전한 수술 · 40
당신은 깊은 잠에 빠져 있고 · 42
나비의 꿈 · 43
김주명 | 제10회 수상자/ 2010년
환승(換乘)입니다 · 46
코로나 플라워 · 47
우리의 삶도 소중하다 · 48
모범적인 소수인종과의 관계 · 49
브랜드 행동주의 · 50
벽 · 51
꽃길 · 52
정 순 | 제11회 수상자/ 2011년
폐선 · 54
십우도 · 56
가을, 제라늄을 보다 · 57
황태덕장 · 58
새벽녘 · 60
봄날은 간다 · 61
노란 전언들에 대하여 · 62
신윤서 | 제12회 수상자/ 2012년
유월 장마 · 66
빙하기 · 67
알래스카 · 68
스웨터 · 70
고딕식 첨탑 · 72
실내식물이 있는 방 · 74
달로 가자 · 76
김하연 | 제16회 수상자/ 2016년
밭의 문서 · 80
낭만 범죄자 · 82
흑묘도(黑猫島) · 84
은둔형 외톨이에게 · 86
그 여관 · 88
선창(船艙) 파티 · 90
소 · 92
지연구 | 제17회 수상자/ 2017년
끈 혹은 줄에 관한 단상 · 96
귀향 1 · 98
매화꽃 · 100
흔들리는 저녁 · 102
둔한 시 · 104
슬레이트 지붕과 개나리꽃 · 106
배롱나무 · 108
김향숙 | 제18회 수상자/ 2018년
싸리나무 · 110
소나기와 손아귀의 유사성에 관한 연구 · 112
생각의 각도 · 114
장마 · 116
단추의 어원 · 118
명왕성 유일 전파사 · 120
기슭을 만난 봄 · 121
안이숲 | 제19회 수상자/ 2019년
멸치 똥 · 124
기차가 지나간다 · 126
선인장 · 128
감자의 둥지 · 130
섬진강 · 132
마디 · 134
조개의 귀 · 136
발문/ ‘평사리’라는 그곳 / 최영욱 · 137
저자소개
책속에서
입김이 닿은 거리
조정인
웃자란 열무가 흰 꽃밭을 이루고 있는 공터였다.
꽃밭 위를 흰나비 떼가 낮게 날고 있었다.
푸른 여름 저녁의 일이었다.
열무 흰, 꽃밭이 흰나비를 꺼냈다 흰나비 떼가 흰 열무꽃밭을 꺼냈다
흰 것은 서로의 흰 것에서 흰 것을 꺼내 흰 것을 마주 비췄다
입김이 닿는 거리였다
왼쪽에서 오른쪽을 꺼내 손뼉을 꺼냈다 손뼉이 꺼낸 건
도착하지 않은 우레
우레의 잔상
고막이 터질 듯 조용한 격정 속에서
한 세계가 태어나고 있었다, 그때 세상은
열무꽃밭과 흰나비 떼만이 전부였다
나는 집에 돌아와 거울 속에서 엄마를 꺼냈다 오, 엄마는 아무데도 가지 않았다
입김이 닿는 거리였다
옷장 속엔 여러 벌의 엄마가 있다 엄마는 매일 나를 갈아입고
나를 꺼내보고 그리워한다 나는 엄마의 최선
엄마의 우레 엄마의 먼 기별 엄마에게서
초대받은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