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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65121082
· 쪽수 : 122쪽
· 출판일 : 2019-12-07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5
1부
발자국 · 13
그러니까 결국 · 14
초보운전 · 16
장미는 어느 길로 꽃을 내는가 · 18
꿈이 벽을 지나 · 20
길을 가는 꽃들에게 · 22
소음의 간격 · 24
창틀 · 26
늦은 귀가 · 28
풍란 · 29
환승역 · 30
눈물 · 32
생일 · 34
무관심 혹은 관심 · 36
SCHOOL ZONE · 37
진입로 CCTV · 38
어댑터가 되고 싶어요 · 39
햇살의 각도 · 40
불혹 · 42
낙엽 시편 · 43
설거지 · 44
2부
기다림 · 49
노랗게 질리다 · 50
마을버스 · 51
빨간 입술 · 52
고모의 빨간 구두 · 54
크리스마스 이브 · 55
동백 탭댄스 · 56
미루나무 · 58
수국이 필 때 · 60
어디로 가는 걸까 · 61
라일락 지는 저녁 · 62
소쿠리 · 63
떠나지 않기 · 64
수놓는 남자 · 65
이별 · 66
문득 · 67
양말 · 68
그에 관한 삽화 · 69
이팝나무 · 70
블루베리 딸 때 · 71
첫사랑 추억 · 72
3부
염전에 들다 · 77
주정을 달래다 · 78
사는 다른 방식 · 80
이유는 있다 · 81
실마리 · 82
닮은꼴에 대한 반감 · 84
바지 · 85
지하도 · 86
옛 집 · 88
흙의 진격 · 90
달팽이관 역(驛) · 91
꽃은 피고 지고 · 92
거품 · 94
작은 손 · 96
남매 · 97
사과 · 98
아침 · 100
수리수리 마수리 · 102
환절기 · 103
라면 · 104
혁명의 본질 · 106
해설 생의 기로(岐路)들과 기억의 합엽(合葉)/ 백인덕·108
저자소개
책속에서
장미는 어느 길로 꽃을 내는가
--
넝쿨장미가 방향을 어떻게 정했는지
저마다 줄기로 중학교 담장 울타리를 감아오른다
-
길 건너 왼쪽 오른쪽에 수원 월드컵 경기장과 구치소가 있다
-
많은 길은 선택할 수 있으나
모든 길을 선택할 수는 없다
장미 터널을 지나 아이들은 어디로 갈까
-
소음처럼 섞여오는 이파리가 장미를 흔들고 있다
바람이 결정한 향기는 이내 운동장으로 흩어진다
-
몽우리 같은 아이들이 계단을 오르내리며
혼합 속에서 섞이는 개별
-
그러나 아직은 이 질서가 어지럽다
그러나 아직은 너희의 계절을 알 수 없다
-
호송차량이 길을 따라 구치소에 가닿을 때마다
몇몇 꽃들이 그늘에서 시들 것이다
-
이미 떠나온 곳에서 멀어져갔지만
떠나갈 길이 더 위태로운 거라고
넝쿨이 꽃의 중심에서 줄줄이 휘고 있다
-
천천하고도 오래,
담장 너머 꽃 피는 소리가 시끄럽다
창틀
--
오래된 눈물을 가두고 있는 얼룩
결국
창문의 기록은 창틀 사이에 남는다
-
눈물도 고이면 먼지를 끌어들이며
딱지처럼 딱딱하게 굳어간다
엉켜진 얼룩은
수많은 눈물의 검은 유적이다
-
사람에게는 저마다 창이 있는 것일까
창틀 없는 창은 넘치도록
많은 것을 보느라 볼 수 없다
-
눈물이 투명하다고 정해져 있다면
검다는 것은 빛이 자글자글 타들어간
흔적이 아니었을까
-
창을 닦으며
창틈 꼬깃꼬깃 박힌
쉽사리 떨어지지 않는
응어리를 송곳으로 긁어낸다
-
보이지 않는 차이를 품고도
어느 쪽으로 내어야
창은 눈물을 감출 것인가
-
오래된 얼룩에서 눈물 냄새가 난다
--
떠나지 않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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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쌀 씻어 압력밥솥에 앉히다가
-
아침부터 서두르던 엄마 외가에 가시고 나는 온종일 혼자서 구슬치기 사방치기 핀치기를 앞마당에 앉혀놓고 졸았네 해 그림자 슬그머니 걸어와 솥 안을 기웃거리다가 기대놓은 싸리비 넘어뜨리면 화들짝 깨어 눈 비비며 일어난 밥때, 손등 반쯤 올라오게 물 붓고 자작자작 기다림 높이만큼 밥을 짓네 연탄불이 솥을 달랠 때 모락모락 김 새는 뚜껑을 몇 번이고 열어보네 엄마의 얼굴처럼 뽀얗게 웃는 밥알들, 큰길가로 연기를 모락모락 실어나르네 그 냄새 따라 밤이 오고 엄마도 잘 따라올까, 내가 밥 다 했어 머리 쓰다듬어주고 밥솥 열더니 시장해서 더 해야겠다 쌀 일어 솥뚜껑 덮고 불 다시 지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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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익칙, 밥솥이 김을 내뿜자, 삼층밥처럼 일어서는 엄마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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