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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91165345235
· 쪽수 : 392쪽
· 출판일 : 2023-06-14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첨탑에 도착하자, 티린은 서둘러 시계 장인의 필수품인 톱니바퀴와 부품들을 작업대에서 치우고 그 자리에 별을 내려놓았다. 키로도 옆에 붙어 서서 아빠가 해진 삼베 케이스를 펼치고 죽어 가는 별의 심장을 꺼내는 걸 지켜보았다. 호기심 어린 키로의 눈동자에 뜨거운 열기에 스르르 녹아 오그라든 표면 위로 빛을 머금고 있는 별이 비쳤다. 티린은 정성을 다해 만들어 둔 신형 케이스 안에 조심스레 별의 심장을 밀어 넣었다. 유리와 금속이 주재료인 이 신형 케이스는 지금까지 사용하던 그 어떤 스타 케이스보다 오래 버틸 수 있도록 튼튼하게 제작되었다. 게다가 하늘 가장자리에 걸기 좋은 각도로 휘어진 고리까지 안쪽에 달려 있는 편리한 디자인이었다.
“키로야, 일곱 장로가 맨 처음 하늘에 별들을 매달았을 땐 삼베 케이스에 담았단다. 그래야 삼베 올 사이사이로 별빛이 오래오래 빛날 수 있으니까. 하지만 이제부터는 이 신형 케이스 덕에 한결 더 휘황찬란한 빛을 뿜어내게 될 게다.”
잘린 갈고리였다.
키로는 갈고리를 두 손에 쥐고 분화구 가장자리에 앉았다. 그사이 안드라는 마당 여기저기에 생긴 분화구들을 찾아다니며 키로가 건져 낸 것과 같은 갈고리를 한 아름 집어 들고 낑낑거리며 돌아왔다. 안드라가 키로 옆에 앉자, 따뜻한 온기가 키로의 몸속으로 스며드는 한기를 막아 주었다.
키로는 직감적으로 무시무시한 생각이 들었다. 삼베 케이스는 갈라지고 갈고리까지 잘라져 있었다. 지금껏 이런 걸 본 적이 없었다. 키로가 아는 한 이런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었다. 일곱 장로가 마법으로 갈고리를 하늘에 고정해 흔들리지 않도록 해 놓았기 때문이었다. 절대로 우수수 떨어질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