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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역사소설 > 한국 역사소설
· ISBN : 9791165399276
· 쪽수 : 326쪽
· 출판일 : 2021-08-20
책 소개
목차
12. 신사참배神社參拜
13. 점방店房
14. 징병徵兵, 징용徵用
15. 공출供出, 분가分家
16. 도벌
17. 폭격
저자소개
책속에서
잠시 침묵이 흐른다. 명학도 잠시 침묵에 잠긴다. 진목의 말을 들으니 걱정이 앞선다. 침묵은 자연 속에 파묻히기에 좋은 순간이기도 하다. 그래야 자연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평소에 들리지 않던 자연 본래의 소리들이 세세하게 다가옴을 느낄 수 있다. 오늘따라 밤하늘의 별빛이 유난히 빛난다. 초롱초롱한 별들이 반짝거린다. 명학은 진목이 다시 얘기를 꺼낼 때까지 기다린다. 밤하늘의 별을 보며 진목이 입을 연다. “스님, 거사를 준비해야 할 것 같습니다.”
마을 입구 당산나무 앞에 사람들이 모여 웅성거리고 있다. 무슨 일이지? 민정이 호기심 가득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다가간다. 일본으로 갈 여자아이들을 모집한다는 얘기가 오고 간다. 민정이 그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일본 공장에 취직시켜 돈을 벌게 해 주고, 공장 기숙사에서 잠도 재워 주고, 본인이 원하면 상급 학교 진학도 시켜 준다는 얘기다. 민정이 호기심 어린 눈으로 설명을 듣는다. 주위의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화를 나눈다. 민정이 그 소리를 듣고 고개를 함께 끄덕인다. 그 사람들과 헤어져 집으로 돌아온다.
“인수야….” 이대길이 머뭇거리다 다시 입을 연다. “너도 알다시피 주재소 순사들이 다녀갔다. 너도 짐작했겠지만… 이 애비가 사방팔방으로 힘을 써 봤지만…” “….” “인철이 형은 결혼도 했고, 몸도 상해서 군대를 갈 수는 없지 않느냐? 그렇다고 어린 동생들을 보낼 수도 없는 일 아니냐?” “예, 아버지. 저도 잘 압니다.” “….” 긴 침묵이 다시 흐른다. 이대길이 긴 담뱃대를 빨아 연기를 마신 후 한숨을 토해 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