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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국내 BL
· ISBN : 9791166050701
· 쪽수 : 456쪽
책 소개
목차
2장
3장
4장
5장
6장
7장
8장
9장
10장
11장
12장
저자소개
책속에서
#발췌1
“전하께선 연애에 관심 없잖습니까.”
“그랬지.”
“그래서 여태 동정이시고.”
“그게 뭐가 문제인가?”
페르젠은 무심한 얼굴로 반문했다. 베리온은 그 모습을 보며 다른 의미로 안심해 버렸다. 동정이라든가 연애 경험이 없다든가 그런 문제에 대해 전혀 의식하지 않는 걸 보니, 역시 아직은 사회화가 덜 된 것이다.
#발췌2
“내 아이는 분명 예쁠 것 같다.”
“그건 또 무슨 소립니까?”
상관이 뜬금없이 자기자랑을 하자 베리온은 제 귀를 의심했다. 물론 외모는 그를 닮으면 분명 예쁠 것이다. 반만 닮아도 어디에서나 미인 소리를 듣겠지만 굳이 그걸 칭찬해 주고 싶지 않았던 그는 인상을 굳혔고, 페르젠은 그의 반응은 아랑곳없이 말을 이었다.
“라고 조금 전에 미셸이 말을 했는데.”
미셸의 이야기가 나오자 베리온은 그제야 차분해졌다. 사실 미셸이 아니라도 누구나 하는 소리고 베리온 본인도 다른 건 몰라도 페르젠의 실력이나 미모는 일단 인정하고 있었다.
“아…… 그래서요?”
“결혼과 아이 얘기도 계속 하더군.”
“설마 이제야 신경이 쓰이시는 겁니까?”
페르젠은 결혼 적령기였고 다들 그에게 혼인에 대해 물었다. 황제와 황후를 비롯해 자기 딸을 황자비로 만들고 싶었던 귀족이나 지방 영주들까지 지겹도록 간섭해 왔으나 당사자는 그 모든 걸 일관적으로 무시해 왔었다.
이제 와서 새삼스럽게 신경이 쓰이는 건가 생각하는데 페르젠이 눈을 내리깔며 드물게 진지한 눈빛으로 중얼거렸다.
“혹시 미셸이 내 아이를 갖고 싶은 건가?”
“미친…….”
“그렇게 되면 낳아 줄 건가?”
“전하! 왜 갑자기 엉뚱한 말씀을…….”
그나마 상식적인 미셸은 드물게 인상을 굳히며 타박을 했다. 베리온은 정상적인 반응에 아주 약간이나마 위안을 받았으나 곧 전보다 더 싸늘한 시선으로 두 사람을 노려보았다. 페르젠이 서운한 표정으로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니 미셸은 놀라 황급히 변명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아니, 싫은 게 아니라…… 물론, 생기면 당연히 낳겠지만…….”
페르젠의 인상이 어두워지자 미셸은 안절부절못했다. 절대 싫어서 그런 게 아니라고 덧붙였으나 페르젠의 눈길은 여전히 차가웠다.
“그냥 생기니까 낳는 건가?”
“그럴 리가요. 전하의 아이니까…….”
“내 아이라서?”
“네. 그렇…… 세상에, 내가 지금 무슨 소리를.”
미셸은 뒤늦게 정신을 차렸지만 이미 한참 늦은 뒤였다. 붉어진 얼굴을 두 손으로 가리고 있는 그를 보며 페르젠은 언제 우울했냐는 듯 평소처럼 돌아와 베리온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미세하게 올라간 입가와 당당한 눈빛으로 저를 바라보는 상사를 보며 베리온은 속으로 침을 뱉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