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카바소 셰어하우스입니다

와카바소 셰어하우스입니다
옮긴이의 말

현관 앞에 서서 건물 전체를 올려다보았다. 현관 명패에는 ‘와카바소(若葉荘)’라는 이름이 새겨져 있었고 그 밑으로 여기 사는 사람들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인터폰이나 벨 같은 것은 보이지 않았다. 빗물이 스며들었는지 외부에 그대로 노출된 나무 외벽 여기저기가 얼룩져 있었다. 지붕 기와는 얼마 전에 새로 갈았는지 거기만 이상할 정도로 선명하니 눈에 띄었다. 각 방에 베란다 같은 것은 없고 2층에 빨래걸이만 나와 있었다. 가까이서 보면 볼수록 낡은 건물이었다.

코로나가 심해진 이후로 각종 모임을 자숙해 달라는 권고가 내려졌다. 모두가 함께 모여서 크리스마스 파티를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연말연시에 고향으로 내려가거나 부모님을 찾아뵙는 것도 사회적으로 눈치가 보이는 분위기였다.

부모님과 오빠는 내가 결혼도 하지 않고 임시직으로 먹고산다는 점에 대해 더 이상 별말이 없었다. 차려 준 음식이나 먹으면서 하는 일 없이 사흘간 뒹굴뒹굴한 다음 도쿄로 돌아왔다. 그로부터 한 달쯤 뒤에 전 세계에 코로나 사태가 벌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