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67242488
· 쪽수 : 176쪽
· 출판일 : 2025-08-15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ㆍ05
1부 발에 대한 존경법
/
멈춰야 비로소 보인다ㆍ12
생각ㆍ14
나는 수포자數抛者다ㆍ16
개 밥그릇ㆍ18
경계할 것은ㆍ20
절대로!ㆍ22
등을 만지다ㆍ24
상처 입다ㆍ26
발에 대한 존경법ㆍ28
즐거운 수다ㆍ30
2부 약간 열려 있는 문
/
교무수첩 1ㆍ34
교무수첩 12ㆍ36
교무수첩 15ㆍ38
교무수첩 16ㆍ40
콜라 캔ㆍ42
약간 열려 있는 문ㆍ44
어른들은 보아뱀을 모자라 한다ㆍ46
숨바꼭질ㆍ48
유년일기 9ㆍ50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ㆍ52
3부 시詩가 밥 먹여주냐?
/
이름이 뭐니?ㆍ56
잔인한 덕담ㆍ58
눈물의 출처ㆍ60
참, 미안했습니다ㆍ62
봄길 위에서ㆍ64
가을을 팝니다ㆍ66
시詩가 밥 먹여주냐?ㆍ68
열렬한 독자讀者ㆍ70
시詩는 하나님이로소이다ㆍ72
별을 보다ㆍ74
4부 소리가 흘러넘치다
/
햇살 값이 얼마예요?ㆍ78
지붕에 처마가 없다ㆍ80
편의점 예찬론ㆍ82
스냅사진ㆍ84
귀가 달린 방ㆍ86
101번째 이력서ㆍ88
불편한 초대ㆍ90
지금은 통화중ㆍ92
추운 집ㆍ94
소리가 흘러넘치다ㆍ96
5부 라면 먹고 갈래?
/
똑, 부러지는 여자ㆍ100
썸Some 타다ㆍ102
라면 먹고 갈래?ㆍ104
아내가 운다ㆍ106
딱, 보면 알죠ㆍ108
오늘도 안녕하신가요?ㆍ110
중년 나이ㆍ112
그녀의 방ㆍ114
고약한 노릇ㆍ116
꼬리의 흔적ㆍ118
6부 니들이 인생을 알어?
/
누구, 나?ㆍ122
가깝다 참, 가깝다ㆍ124
엄마가 사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ㆍ126
밥은 먹고 다니냐?ㆍ128
나잇값ㆍ130
저 아세요?ㆍ132
지독한 고독ㆍ134
니들이 인생을 알어?ㆍ136
흘리는 것에 대하여 ㆍ138
예禮를 다하다ㆍ140
[에세이]
/
교직이 천직이냐구요? 애증관계죠ㆍ144
우리 애가 ‘똥개’라니요?ㆍ151
교장이 갑이라고요? 갑을병정… 졸이죠. 쫄!ㆍ158
퇴직하면 뭘 하지? 개똥철학 중…ㆍ163
나, 삐뚤어질 테야ㆍ169
저자소개
책속에서
멈춰야 비로소 보인다
앗!
발 헛디딘 순간 덜컥 멈춰 섰지요
‘발목골절과 인대손상으로 6주 치료를 요함’
어디쯤
내가 서 있나?
멈춰야 보이네요
/
세 번째 지리산 종주길에서 발목뼈가 부러졌다.
119 긴급구조대 헬기로 겨우 하산해 보름 남짓 병원 신세를 졌다. 발목에 철심 박는 수술과 통증보다도 꼼짝 못 한다는 것이 가장 큰 고통이었다.
그때 알았다. ‘멈추어야 비로소 보인다.’는 것을…. 그동안은 가속 붙은 내리막길을 그저 내달리듯 살아온 셈이다. 소돔과 고모라처럼 뒤돌아보면 ‘소금기둥 되어 그 자리에 굳어버릴까.’ 앞만 보고 달려왔다. 엎어진 김에 쉬어간다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된 시간이다.
그동안 잘 살아온 건가?
교무수첩 1
- 스승의 날
밟혀 줄 그림자조차
찢겨진 지 이미 오래
주홍 글씨처럼 카네이션
매달려 있던 하루
아홉 시
저녁 뉴스엔 또
어떤 죄목으로 단죄될까
/
학교 가기 싫은 날
학생 때는 달리기를 못해서 운동회 날이 싫었고, 노래를 못 불러 소풍 가는 날이 징글징글하게 싫었다. 교사가 되어서는 ‘스승의 날’이 끔찍이 싫다.
아침 행사로 선생님들을 일렬로 세우고, 대표 학생이 나와 카네이션을 달아준다. 그 꽃은 아이들이 100원씩 걷어 마련한 것이니 얼마나 눈물겨운 꽃인가. 하루 종일 ‘주홍 글씨’를 달고 있는 기분이었다. 그런데 또 시대가 바뀌어 그 100원도 촌지에 해당한다나.
이름 붙여준 날을 뉴스거리에서 빼놓자니 영 서운한가 보다. ‘스승의 그림자도 안 밟았다.’는 단골 멘트가 빠질 수 있나. 뒤이어 교실 현장의 현주소라고 학부모에게 삿대질당하는 선생님 얼굴이 모자이크 처리되어 나온다. 결국 두 번 죽이는 셈이다. 국민청원에 올리고 싶다.
“제발, 스승의 날 좀 없애주세요!”
이름이 뭐니?
땅 보면 땅나리
하늘 보면 하늘나리
하늘도 땅도 아닌 중간쯤이면 중나리
참, 쉽네
보이는 대로…
설명이 더 필요할까?
/
“꽃 이름이 뭐예요?”
물었더니 “보면 몰라?” 한다. 고개를 갸웃하자 덧붙인다. “땅 보면 땅나리, 하늘 보면 하늘나리, 하늘도 땅도 아닌 중간이면 중간나리.” 아, 그러네. 뭔 설명이 더 필요할까?
사람도 마찬가지다. 굳이 헤아리려 애쓰지 말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좀 좋아.
보이는 대로, 말하는 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