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유혹 1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신랑이 안 오다니!”
율리는 대답 대신 하얀 은방울꽃 부케를 말없이 내려다보았다. 잠시 침묵을 지키던 그녀는 불현듯 웨딩드레스 자락을 거머쥐며 몸을 일으켰다.
“현경아, 뒤처리 좀 해줘.”
말을 마친 율리는 불쑥 손을 들어, 휴지통을 향해 힘껏 부케를 던졌다.

그러자 제호는 그녀보다 먼저 손을 뻗어 머리카락을 넘겨주었다. 뜻밖의 접촉에 멍한 표정을 짓는 율리의 귓속으로 나직한 목소리가 흘러들었다.
“이 결혼, 꼭 해야 하나?”

“그 여자, 한국에 있어? 아니면 미국에?”
“지금 어디에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아. 왜냐면…….”
잠시 말을 멈춘 제호는 율리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느긋하게 말을 이었다.
“이제 곧 내 여자가 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