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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자기계발 > 취업/진로/유망직업 > 국내 진학/취업
· ISBN : 9791167471901
· 쪽수 : 208쪽
· 출판일 : 2024-07-05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가장 보통의 피디 · 004
EP1. 피디로서의 일상
1. 방송국 입성 · 012
2. 도토리 찾기 · 021
3. 자해 공갈단 · 029
4. 짜고 치는 고스톱 · 037
5. 여배우의 초코파이 · 045
6. 야동의 성지 · 052
7. 곤조의 추억 · 058
8. 모두 각자의 싸움을 하고 있다 · 070
9. 방송은 나가야지 · 078
10. 노동부에 신고를 당했다 · 085
11. 질기고 지독한 증명 · 091
12. 찐따의 프라이드 · 100
13. 과정의 희열 · 106
14. 사수 없는 축복 · 115
15. 빌런 피디 · 121
16. 잘하는 일, 원하는 일 · 131
17. 10년을 했는데, 적성에 안 맞아 · 136
18. 유튜브 구독자 23만 명 만든 썰 · 144
19. 대치동 일타강사 · 151
EP2. 직업으로서의 피디
20. 피디와 헤어 디자이너의 공통점 · 160
21. 돈 아직도 못 받았어? · 167
22. 171의 혈압 · 171
23. 최애의 아이 · 178
24. 뽀빠이의 탄식 · 184
25. 왜 명문대를 가야 되느냐 · 192
26. 직업으로서의 피디 · 198
에필로그|행운을 빌어요 · 206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피디라는 직업을 알게 된 건 고교 시절, MBC 시트콤 <남자 셋 여자 셋>을 통해서였다. TV 프로그램을 만드는 사람을 피디라고 부르는구나. 피디가 되려면 저렇게 신방과에 가야 하는구나. 그땐 스마트폰도, 유튜브도 없던 시절이었으니 그게 다였다. 다른 정보가 없었다. 진심으로 피디라는 직업을 원하게 됐을 때도, 나는 그들에 대해 아무것도 알 수가 없었다. 방송국 피디는 그들만의 리그였고, 나는 그 세계가 궁금했다. 알 수 없으니 동경했고, 그들만의 리그에서 뛰고 싶은 마음도 커져갔다. 결국, 조금은 이른 나이에 프리랜서 연출부로 방송국에 발을 들였다. 그렇게 세월은 흘렀고, 시대는 변했다. 설명할 필요도 없이, 이젠 모두가 피디라는 직업에 친숙하다. 어느 매체에서나 스타 피디들에 대한 정보가 넘쳐나고,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스스로 영상을 만드는 피디가 되는 세상이 됐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 것도 있다. 바로 피디들의 삶이다.
매체, 플랫폼, 제작 방식, 제작 도구 등의 격변에도, 지난 20년간 내가 본 피디들의 삶은 변하지 않았다. 그들은 예전에도 지금도, 한 편의 영상을 만들기 위해 여전히 같은 고민을 하고, 해답을 찾아 밤을 지새운다. 피디라는 직업의 무엇이 그들을 하얗게 불태워버릴까? 화려한 조명이 감싸주지 않는 그들의 진짜 삶은 어떤 걸까? 이건 내가 피디라는 직업을 원했을 때, 가장 궁금했던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금도 그 답은 찾기 쉽지 않다. 제작 방식이나 제작 도구에 관한 학습 정보는 차고 넘치지만, 피디들의 진짜 삶에 대한 정보는 국한돼있다. 매체는 언제나 극단적으로 성공하거나 실패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달하려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2023년 방송통신위원회의 통계를 보면, 방송사 제작 인력 10명 중 6~7명이 비정규직 프리랜서란다. 성공한 소수 스타 피디의 이야기는 다수의 삶을 반영하기 어려울 테다. 그래서 생각했다. 보잘것없지만, 시작부터 프리랜서 피디로 지내온 나의 이야기를 누군가는 듣고 싶지 않을까? 필사적으로 피디들의 진짜 삶을 찾아 헤맸었던 어린 날의 난, 분명 지금의 내게 졸라댔을 것이다. 어서 이야기를 해달라고.
- ‘프롤로그 _ 가장 보통의 피디’ 중에서
‘MBC <뽀뽀뽀> FD 구인’
뭐지, 왜 이런 게 여기 있지. 그때만 해도 방송국은 뭔가 특별한 루트로 들어간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왜 이런 공고가 이질감 넘치게도, 주유소랑 롯데리아 사이에 껴있는 거지? FD는 피디가 아니라 그런가. 학교에서 FD는 플로어 디렉터라고 배웠는데, 촬영 날 스튜디오에서 잔심부름하는 주유소 알바급의 심부름꾼을 구하나 보다. 입대 전 아르바이트했던 촬영장에서의 경험을 떠올리며 생각했다. 뭐, 어때. 여기서 방학 동안 번 돈으로 아카데미 가서 피디 과정을 밟아야겠다! 용기 내 지원했고, 면접 일정이 잡혔고, 여의나루역에 내렸다. 탁 트인 한강과 <남자 셋 여자 셋>을 만든 MBC가 눈에 들어왔다. 조금 설레왔다. 하지만 그 건물이 아니라 했다. 전달받은 주소는 MBC와 몇 블록 떨어져 있는 건물이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안을 들어가니 넓은 사무실에 파티션으로 대여섯 공간이 나뉘어 있었고, 사람들이 있었다. 쭈뼛대며 <뽀뽀뽀>를 찾아왔다고 하니 누군가 안쪽을 가리켰다. <뽀뽀뽀> 팀은 파티션 구역이 아닌 구석진 방을 쓰고 있었다. 노크하고, 문을 열고 - 피디인 줄 알았으나 조연출이었던 - 한 여자에게 면접을 봤다.
“영상 일은 해본 적 있어요?”
“입대 전에, 학교에서 근로학생으로 영상 제작업체에서 일했었습니다.”
“휴학 가능해요?”
“네, 가능합니다….”
방학 동안만 일할 생각이지만 일단은 붙은 다음의 일이니까 거짓말했다. 방송국 첫 면접은 그렇게 10분도 안 돼서 끝났다. 그리고 그날 밤 문자가 왔다.
“영택 씨, 합격하셨고요. 월요일 오전 8시까지 오세요.”
- ‘방송국 입성’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