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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살인

거울 살인

천지혜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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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살인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거울 살인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한국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91167520326
· 쪽수 : 168쪽
· 출판일 : 2021-10-20

책 소개

거울을 통해 두 개의 현실을 오고 가는 한 여자의 삶을 그리고 있다. 예상치 못한 사고로 살인을 저지르게 된 승언. 그러나 거울 너머에는 단지 좌우가 바뀐 채 같은 시간으로 흐르는 세상이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그 세상에서는 그가 죽지 않고 살아 있는데….

저자소개

천지혜 (지은이)    정보 더보기
웹소설 작가이자 드라마 작가. 홍보, 마케터, 웨딩 스타일리스트 등 다양한 커리어를 쌓다가 모든 걸 그만두고, 제주도로 내려가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렇게 탄생한 첫 소설 《블러셔와 컨실러》로 네이버 웹소설을 통해 데뷔했다. 이후 《나의 수컷 강아지》, 《밀당의 요정》, 《거울살인》 등을 인기리에 연재했다. 특히 대표작인 《금혼령, 조선혼인금지령》은 웹툰, 게임, 오디오 드라마 등으로 론칭되었고, MBC에서 방영된 드라마는 직접 대본을 집필하였다. 세종사이버대 문예창작과에서 웹소설 창작을 가르치고 있으며, 클래스101의 ‘절대 막히지 않는 웹소설& 플롯 설계’는 해당 분야 인기 강의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프레인에서 홍보기획 AE로, FNC 엔터테인먼트에서 드라마 기획 PD, 키이스트 소속 작가로 일했으며, 현재는 드라마 제작사 본팩토리에 소속되어 있다. 소설, 드라마를 넘나드는 전방위 크리에이터로서 미디어와 장르의 구분 없이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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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놀랍게도, 그녀는 그만 거울에 풍덩 빠지고 말았다. 순간 차가운 젤리가 온몸을 휘감는 것 같았다. 생전 처음 느껴 보는 낯선 차가움이었다.
이 세상에서 겪어 본 적 없는 오한이 그녀의 몸을 강타했다. 물에 빠진 듯 온몸이 적셔졌으나, 젖은 것은 아니었다.
매섭게 다가온 초겨울 칼바람처럼 살이 시렸지만, 이곳은 공기로 채워진 게 아니었다. 투명하고 말캉한 반사 물질 사이를 유영하는 듯했지만 이건 물도 공기도 젤리도 아니었다.
누군가의 날카로운 살기 같기도 하고, 엄마 배 속에 있다가 처음 만나는 이 세상의 냉기 같기도 했다.
그녀는 곧 깨달았다. 이건 거울을 만졌을 때의 온도다. 다만 그 차가움이 전신에 닿았을 뿐이다.
그리고 승언은 너무나 아무렇지도 않게 거울 건너편 세상에 던져졌다. 이곳은 새로운 세계가 아니었다. 그냥, 좌우가 뒤바뀐 현실이었다.


절박한 순간엔 그 어느 것이라도 붙잡고 싶어진다. 그것이 거울을 통해서 다른 세상으로 이동하는 말도 안 되는 일이라 하더라도, 승언은 이 현실을 붙잡아야만 했다.
거울 우편과 좌편, 두 개의 차원에서 시간은 평행으로 흐르고 있었다. 그곳에서 흐르는 시간만큼 이곳의 시간도 똑같이 지났다.
그녀는 동시에 흐르는 시간을 거울을 통해 타고 넘어 또 다른 경우의 수에 도달한 것이었다. 이곳 세상에서 그녀는 적어도 사람을 죽이지는 않았다.
그땐 이 거울의 세상이 신이 주신 기회라고 생각했다. 그녀가 실수하지 않은 세상에서 또 다른 삶을 살아 볼 기회.


또 내가, 잘못 선택한 것이었다. 나는 원래 세상으로 돌아가야 한다. 저기 보이는 게, 내가 원래 살아 내야 하는 삶이었다. 내가 사람을 죽이고, 내가 아이를 잃는 세상. 잡혀가더라도, 내가 잡혀가는 게 맞았다. 사람을 죽인 죗값은 내가 받아야 한다. 다시 오른편의 세상으로 넘어갈 차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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