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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독서에세이
· ISBN : 9791167520852
· 쪽수 : 228쪽
· 출판일 : 2021-12-21
책 소개
목차
시작하며 4
01 동시대의 가쁜 숨을 함께 쉬며
1. 한라의 핏빛 노래 10
2. 다른 색깔의 민주주의 13
3. 인사동 키드와 세 잡지 17
4. 피자 조각 운동장과 햇살 20
5. 나의 프랑스혁명사 책 읽기 앤솔로지 23
6. 나의 러시아혁명사 책 읽기 앤솔로지 28
7. 연애, 혁명 또는 초월 31
8. 당신은 뒤돌아보지 않고 직진할 수 있는가? 36
9. 사막에서 장미의 행방을 묻다 41
10. 빨갛던 내 손가락도 헛된 꿈이 아니었으리 47
11. 천사도 프라다를 입을까? 52
12. 사회주의 법인? 62
13. 삼각산 아래 볼 빨간 꿈 68
14. 초희는 말을 달려 어디로 갔을까? 72
15. 그녀의 견고한 고독 80
16. 고향에서 쫓겨난 예언자 87
17. 흡혈귀에게 목을 물리고 싶었다 92
18. 경애하는 로빈슨 여사 97
19. 얼녀를 찾아서 100
20. 빨간책의 진실 106
02 내가 읽은 책, 만든 책과 세상
21. 투가리의 와인 맛 112
22. 바나나 아빠는 왜 빨갱이였을까 116
23. 폭력의 참뜻 123
24. 날씨보다 걱정한 것 129
25. 눈이 불탄다 131
26. 봉기를 위한 시 139
27. 유리 천장 너머 하늘 144
28. 액체 영혼의 흔적 152
29. 자본이라는 흡혈귀의 그림자 156
30. 강철과 피의 휴머니즘은 가능한가? 160
31. 마르크스주의를 살려 낸 제세동기 165
32. 노동계급이여 새벽별을 노래하라 170
33. 둘이라는 병 180
34. 공간의 생로병사 187
35. 죽은 이들을 위한 책 191
36. 도시에도 체온이 있다 198
37. 계급 격차가 도시를 파괴한다 203
38. 두 후미코 씨 209
39. 꿈속의 대화 214
40. 사랑하라, 네가 원하는 것을 하라 221
저자소개
책속에서
같은 유치장에 있던 영업부장 선배에게 책 때문에 간첩 되는 거 아닌지 모르겠네요, 했다. 그때였다. 한쪽 구석에 담요를 뒤집어쓰고 모로 누워 있던 한 사내가 부스스 몸을 일으켜 한마디 하는 것이었다. “괜찮을 겁니다. 이미 공공연한 책인데요, 뭘.” 바로 장편 서사시 「한라산」의 이산하 시인이었다. 그는 당시에 부정기 간행물 『녹두서평』에 「한라산」을 발표해 구속된 상태였다.
어느 날이었다. 나는 서머싯 몸에, 그리고 같은 방의 다른 이는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에 몰입해 있었다. 교도관이 물었다. “123번, 무슨 책 봐?” “달과 6펜스요.”
“○○○번, 너는?”
“죄와 벌이요.”
교도관이 한숨을 내쉬고 혀를 끌끌 차며 말했다.
“아휴. 자식아, 진작 좀 읽지 그랬어.”
아편전쟁이 공급자의 전쟁이듯 혁명은 극약 처방 원인 제공자의 참화지만 이 난폭한 물결에 인민도 휩쓸려 죽어 나가는데, 혁명이 얼마든지 거듭되어도 좋다고 말하는 게 무척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우리가 역사의 고비마다 청산하지 못한 구체제의 적폐가 우리 아이들, 미래 세대를 두고두고 괴롭힐 것이 불을 보듯 훤한데 극약 처방만은 피해야 한다는 말만 거듭해야 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