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인문 에세이
· ISBN : 9791167521736
· 쪽수 : 420쪽
· 출판일 : 2022-07-15
책 소개
목차
들어가는 글
1부 텃밭의 역사와 종류
1. 텃밭의 역사
농경의 시작 / 대항해 시대와 ‘콜럼버스의 교환’ / 실용 정원으로서의 텃밭 / 우주 텃밭 / 남극 세종기지의 실내농장
2. 외국의 텃밭
텃밭을 가꾼 사람들 / 외국의 도시 텃밭
2부 선비들의 텃밭 조선의 채마밭
1. 우리나라 농업의 이모저모
농사의 기원 / 논농사 / 채소의 재배
2. 텃밭의 모습과 의미
공터에서 가꾼 채소 / 겨울에도 꽃과 채소를 / 텃밭을 가리키는 말들 / 골짜기를 밭으로 / 농사 잘 짓는 방법 / 원림형 채마밭 / 상상 속의 정원과 텃밭
3. 채마밭을 가꾸고 노래한 선비들
이규보의 별서와 채마밭 / 이곡의 채마밭 / 원천석의 변암 채포 / 양성지의 대포곡 별서 / 서거정의 여러 별서 / 강희맹의 금양 별업 / 이행의 유배지 텃밭 / 박세당의 수락산 기슭 밭 / 김창업의 송계 채마밭 / 이옥의 남양 채마밭 / 정약용의 강진 유배지 채마밭 / 김려의 삼청동 만선와 / 이학규의 김해 유배지 채마밭
3부 채마밭의 작물들
1. 작물의 종류
곡류의 종류 / 채소의 분류와 가치
2. 채마밭에서 키운 작물들
가지에 주렁주렁 달리는 가지 / 인류를 기근에서 구한 감자 / 열세 가지 장점이 있는 고구마 / 우리나라에서 빛을 보는 고추 / 고대에 중시되었던 기장 / 깻잎과 고소한 기름, 들깨와 참깨 / 냄새 하나 빼고 다 좋은 마늘 / 제갈량이 좋아했던 무 / 서양인의 쌀이 된 밀 / 예전엔 고기만큼 귀했던 배추 / 우리 민족의 오랜 주식인 쌀이 되는 벼 / 부족한 양식 보태는 게 본분이었던 보리 / 초벌로 나온 부추는 사위한테도 안 준다며 / 천금채라 불렸던 상추 / 공자도 즐겼던 생강 / 멀리 아프리카에서 온 수박 / 잘 자라고 술과 떡이 되는 수수 / 뽀빠이도 먹고 힘 내던 시금치 / 우리는 채소로, 서양에서는 꽃으로 즐기는 쑥갓 / 재배도 쉽고 맛도 좋은 아욱 / 선비들이 즐겨 심었던 오이 / 인디오의 선조가 옥수수 인간이라고 / 가장 작은 곡식인 조 / 예전엔 참외치기도 했다는데 / 성호 이익이 높이 평가했던 콩 / 땅에서 나온 계란이라 토란 / 땅에서 나는 감인 토마토 / 온갖 반찬의 양념이 되는 파 / 겉보기보다 효능이 좋은 호박
참고 문헌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땅에 울타리를 두르고 채소와 향신료로 쓰 는 식물, 꽃과 나무들을 심어 왔습니다. 중세 시대에 재배 식물을 기른 특별한 장소는 수도원의 정원이었습니다. 그곳에서는 양귀 비, 파슬리, 멜리사, 딜, 러비지, 아니스, 세이보리, 회향, 전호 같은 지중해산 향신료 식물과 약초를 재배했습니다. 수도원에서는 향신료 식물을 이용해 음식 맛을 세련되게 만들고, 치유 효과가 있는 약초는 약재로 사용했습니다. 그래서 수도원 정원은 늘 ‘살아 있는 약국’이라 불렸습니다.
텃밭은 산업화 이전 주거에서 흔하게 조성되었으나, 근대 이후 급격한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거의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17~18세기에 유럽에서는 왕의 궁전과 별장, 귀족의 대저택 주변에 관상 과 경관을 위해 채소, 과수, 화훼, 약용작물, 허브 등을 심은 실용 정원이 발달했습니다. 세계대전 때 유럽과 미국에서는 ‘빅토리가든(victory garden)’을 조성하고 채소를 심어 식량의 자급자족을 도모했습니다.
〈수련〉 연작으로 유명한 모네의 정원은 그에게 개인적인 안식처이자 예술과 삶이 만나는 현장이었습니다. 또한 가족의 밥상을 책임지는 채소밭이요, 닭과 오리를 키우는 마당이기도 했습니다. 모네는 식탁에 반드시 채소가 올라와야 한다고 여겼습니다. 따라서 채소 재배도 체계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그는 채소들을 식용 부위에 따라 뿌리채소, 잎채소, 구근 채소, 씨 채소로 분류하고 따로따로 키우게 했습니다. 온실 프레임의 배치, 멜론 파종을 위해 피라미드 형태로 배열한 화분들, 묘목 보호용 덮개, 돼지감자를 위한 참호 모양 구덩이, 모네가 굉장히 좋아하던 적양배추 등의 채소를 보존하려고 파 놓은 구덩이 등 모든 것이 모네의 구상에 따라 완벽한 질서를 이루었습니다.
고려 시대엔 어떤 채소가 있었을까요? 고려 무인정권 시대의 문인인 이규보의 문집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에는 오이, 가지, 무, 파, 아욱, 박, 참외, 순채, 토란 등 여러 종류의 채소 이름이 보입니다. 이 채소들은 간식이나 반찬으로 먹은 듯합니다.
한복판을 가르면 물 뜨는 바가지요
속만 파내면 술 담는 표주박
너무 크면 무거워 떨어질까 근심인데
애동이로 있을 때 쪄 먹어도 좋으리
_이규보, 「가포육영(家圃六詠)」 중 ‘박’ (72쪽)
마당을 절반 떼어 배추(菘)를 심었는데
벌레가 갉아 먹어 구멍이 숭숭 났네
어찌하면 훈련대 (訓鍊臺) 앞 가꾸는 법 배워다가
파초 같은 배추잎을 볼 수가 있을까
_「장기농가」 중 ‘배추’
평소 원포 경영의 꿈을 지녔던 다산은, 첫 유배지인 경상도 장기에서 배추를 키웠습니다. 초보 농부라 그런지 심은 배추를 벌레가 갉아 먹어 구멍이 숭숭 난 그물 배추가 되었던 모양입니다. 그는 훈련원 밭의 배추가 가장 좋다고 주를 달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