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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과학 > 동물과 식물 > 식물 일반
· ISBN : 9791167524805
· 쪽수 : 310쪽
· 출판일 : 2024-06-21
책 소개
목차
추천의 글
들어가는 글
1부 인문학적 숲해설
AI 시대의 숲해설
숲해설가의 철학
인문학적 숲해설의 실례 심화 버전
축복과 눈물
2부 흥미진진한 진화의 발명품들
우주와 지구
불가능한 확률
본격적인 진화의 길
식물의 상륙과 양치식물의 등장
진화의 Two track
왜 性은 두 종류인가?
3부 인간의 진화
아직도 모르는 우리의 역사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
인간과 녹색 공간
4부 죽음의 해부
또 하나의 위대한 발명 ‘死’
죽음의 이모저모
死에 관한 기상천외한 가설
5부 식물 탐구
식물의 냄새와 색
식물의 생명
식물에의 죽음이란?
식물들의 숙적
식물 연구
광합성 심층 분석
6부 동물 탐구
곤충은 왜 변태하는가?
동물 탐구
니치(niche)
동물의 커뮤니케이션
7부 산새 탐구
새들에게서 배우다
산새 탐구
탁란 심화 이야기
조류 해부
새의 일생
부록
기타 해설자로
유튜브 139편 목차
저자소개
책속에서
여기 우리나라에 두 군데밖에 없는 귀한 전나무숲길입니다. 전나무에 대해 해설을 해 드리겠습니다. 이 곡을 들어 보십시오. (<운명교향곡> 첫 부분을 들려주며) 누가 왜 이렇게 두드립니까? 30대 초반의 베토벤은 이렇게 기도했습니다.
“주여! 음악가에게서 귀를 빼앗아 가면 어찌하옵니까? 차라리 다리를 가져가세요!”
악화하여 가는 귀를 바라보며 주님을 원망하며, 운명을 원망하며 두드리는 것입니다. 운명을 작곡한 후 그는 빈 중심부에서 교외 하일리겐슈타트라는 숲으로 이사를 합니다. … 베토벤은 그 길을 하루도 거르지 않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산책하였습니다. 그러기를 1년. 그의 기도가 바뀌었습니다.
“주여, 소리는 귀로 듣는 것이 아니군요. 소리는 가슴으로 듣는 것임을 깨달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원망의 기도가 감사의 기도로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작곡한 것이 그 평화로운 <전원교향곡>이지요. 숲은 그렇게 아픈 그를 치유해 주었습니다.
다시 한번 <운명교향곡>을 들어 볼까요? 모든 악기가 같은 소리를 냅니다. 그런데 그중에서도 우리의 영혼을 울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더블베이스라고도 하고 콘트라베이스라고도 하지요. 영혼의 소리입니다. 첼로로는 도저히 못 내는 소리입니다.
그 콘트라베이스를 만드는 나무가 전나무입니다. 둘레 2m 이상의 100살 이상 된 나무 중에서도 100대1의 경쟁률을 뚫어야 선택됩니다. 전나무는 빛을 향하여 높이 높이 올라가기 위해 가지를 스스로 떨굽니다. 그렇기에 흠 없는 큰 울림을 만들어 냅니다. 전나무숲을 바라보며 한번 다시 들어 보시겠습니다.
숲에서 영혼의 소리를 내는 나무는 전나무입니다만 새 중에서도 영혼의 소리를 내는 것이 있습니다. 여러분! 2월의 고요한 눈 덮인 숲속에서 딱따구리의 드럼 소리를 들어 본 적 있습니까? 온 산이 울립니다. 마치 감전된 것처럼 전율을 느끼게 합니다. 그 작은 새의 두드림이라고는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 어마어마한 울림입니다. 영혼으로 들어야 하는 소리입니다.
우리 속담에 ‘하루살이 인생’이라고 하면 덧없는 인생을 뜻한다. 과연 하루살이는 덧없는 생을 사는 것일까? … 하루살이가 특별한 점은 보통은 유충이 우화하여 성충이 되지만 하루살이는 다르다는 데 있다. 유충이 우화해도 성충이 되지 않고 그 전 단계인 ‘아성충’이 된다. 아성충은 날개가 있어 날 수는 있지만 다시 탈피해야 성충이 된다.
이 단계는 진화의 과정에서 원시 형태이다. 지구상 최초의 곤충은 날개가 없었고, 하루살이는 최초로 날개를 발달시켜 공중을 난 것이다. 그로부터 3억 년이 지나도록 하나도 변함없다는 것이 경이롭다. 그래서 ‘살아 있는 화석’이다. … 그렇다면 어떻게 3억 년을 살아남았을까? 비밀은 ‘덧없는 생명’에 있다. 성충은 단지 짝짓기 목적만을 위해 존재한다. 입은 퇴화하여 먹이를 먹을 수 없다. 만일 성충이 오래 살면 자손을 남기기 전에 천적에 당하거나 사고로 죽고 말 리스크가 커진다. 제대로 날지도 못하니까 천적으로부터 도망칠 수도 없고 따라서 자신을 지킬 수 없는 신세이다.
그들은 저녁 무렵 우화를 일제히 시작하는데, 그것은 천적인 새들로부터 도망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루살이가 지구상에 처음 나타났을 때는 새들의 영향은 없었지만, 오랜 진화의 과정에서 새들을 따돌리려는 지혜의 산물이다.
하지만 저녁에도 박쥐라는 천적이 기다리고 있으나 워낙 대(大)무리인지라 하루살이들을 다 먹어 치울 수는 없어 일부는 살아남는다. 이 큰 무리를 이루는 동안 짝짓기가 이루어진다. 그리하여 천명(天命)을 달성한 수컷들은 죽는다. 이후 암컷은 수면(水面)에 앉아 산란해야 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물고기들이 닥치는 대로 먹어 치운다. 살아남은 것들은 무사히 산란 임무를 마치고 죽어 가며, 그 암컷 사체들은 물고기들에게는 맛있는 식사 거리가 된다.
밤사이에 그 큰 무리가 모두 사라져 버리는 덧없는 짧은 일생이다. 이 덧없는 일생이 3억 년을 살아남은 기적 진화의 산물이다.
새가 지저귀는 것은 배우자 후보나 라이벌에 대해서 자신을 과시하기 위함이며 또 자신의 영역을 알려 주기 위함이기도 하다. 새는 지저귀는 연습을 한다. 듣는 쪽이 이성인지 라이벌인지에 따라 다르다. 낮의 길이가 변하면서 호르몬이 변화해서 지저귀기 시작한다. 새의 지저귐은 정교하고 체조 연기처럼 강약과 스피드의 정확성을 갖고 있다.
참새는 출생부터 지저귄다. 어떤 새는 200종류 이상의 지저귀는 레퍼토리가 있고, 또 50개의 구절을 노래하기도 한다. 일부 새의 지저귐은 인간의 음정의 2∼3배 음이 석여 있다. 메시지를 보다 넓게 전하기 위해 조용한 밤에 지저귀는 새도 있다. 광범위하게 지저귐이 도달하면서 시각적으로 과시하면서 날면서 지저귀는 새도 있다.
-일부 도요새는 전시용으로 변형된 특수깃털을 갖고 (지저귀는 대신에) 그 깃털로 소리를 낸다. 날 때 날개를 치는 것에 의해서 피리 소리 같은 음을 낸다. 딱따구리는 지저귀는 대신에 드럼을 친다. 화려한 전시용 비행을 하면서 날개로 소리를 내는 새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