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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67561350
· 쪽수 : 288쪽
· 출판일 : 2022-08-08
책 소개
목차
1. 1부: 첫 번째 이야기, 불안의 그늘
1) 불안의 지옥 속에서 산다는 것
2) 불안이란 무엇인가
3) 아무도 이해하지 못한다
4) 항상 심장이 뛰었다
5) 임계점에 대하여
6) 꽃비
7) 현실의 고통이 죽음의 공포를 넘어설 때
8) 견디기 힘든 날이 있다
9) 불안정 애착, 희망의 빛이라는 착각(1)
10) 불안정 애착, 희망의 빛이라는 착각(2)
11) 불안정 애착, 희망의 빛이라는 착각(3)
12) 불안정 애착, 그 이후
2. 2부: 두 번째 이야기, 고독의 그늘
1) 나의 아버지, 베네딕토
2) 고독은 사라지지 않는다 <내안에 숨어 있을 뿐>
3) 쉬는 것에 대한 고통
4) 사랑과 결혼은 하나인가 아니면 서로 다른 둘인가
5) 비 오는 날의 단상
6) 호의와 호감이라는 이름의 경계선
7) 판타지 <환상의 세계>
8) 상처받는 것은 두렵지 않았다
9) 사랑을 할 수 없다는 것은
10) 꿈
11) 어딘가로 떠난다는 것
12) 한여름의 옥수수
13) 정신적 해리
14) 고립
3. 3부: 세 번째 이야기, 함께 살아가기
1) 함께 살아가기에 앞서
2) 인정해야 한다
3) 감정의 알아차림
4) 요가와 명상
5) 최악의 생각을 피하라
6) 마음 날씨
7) 수치화
8) 사람 속으로
9) 찰나의 행복에 대하여
4. 4부: 네 번째 이야기, 아무도 하지 않는 이야기
1) 정신건강의학과
2) 정신과 약에 대하여
3) 보험 진료
4) 치료자와 전이
5. 글을 마치며
저자소개
책속에서
아무도 이해하지 못한다
당신의 상황은 아무도 이해하지 못한다. 누군가에게 따뜻한 위로를 기대했다가 오히려 더 큰 상처를 받을 수도 있다. 이럴 때 정말 필요한 일은 엄청난 파고로 몰려오는 감정의 파도를 맞으며 온전히 자신에게 집중하는 일이다. 타인의 위로와 따뜻함을 기대할 수 없다면 ‘나는 누구인가?’라는 단순하면서도 매우 심오한 철학적인 질문에 접근해야 한다. 너무 어렵게 생각할 일은 아니다. 그저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어떤 상황을 힘들어하는지, 감정의 변화가 있다면 왜 이런 감정을 느끼는지’ 한 번쯤 생각해 보는 일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마음의 상처를 보듬는 일이 된다.
꽃비
기억을 감싸 안는 몽연에 가려 정확히 언제였는지 기억할 수는 없다. 그러나 스무 살 풋풋했던 시절 비가 오고 진한 흙냄새가 나던 봄날이었던 듯하다. 가느다란 새싹이 빗물에 젖어 하얀 솜털 위로 물방울이 아롱거릴 때, 우산 하나에 서로를 기대 말캉한 두 손 맞잡고 길을 걷던 어린 연인들은 감미롭고 청초한 향기에 이끌린 발걸음을 멈췄다. 아직 소년티를 벗지 못해 수줍음이 많았던 사내 녀석은 멈춰 선 곳의 어둡고 흐린 하늘에 비춰 밝고 환한 빛을 내던 프리지어 한 다발을 자신이 처음으로 사랑했던 그녀에게 살며시 건넸다.
현실의 고통이 죽음의 공포를 넘어설 때
자살이란 궁극적인 행복을 추구하는 인간의 욕망에 근간을 둔 삶과 죽음의 저울질이다. 즉 현실에서 감당해야 할 심리적 고통이 너무 크다면 죽음의 공포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또한 죽음에 도달하기 위해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고통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오로지 집중하는 한 가지는 죽음과 현실의 삶, 이 두 가지 중에서 ‘어떤 것이 나에게 더 두렵고 아픈가?’이다. 지금의 고통을 잊게 해줄 유일한 방법이 죽음이라 생각되면 현실의 고통은 죽음의 공포를 넘어서는 수단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