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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68150478
· 쪽수 : 168쪽
· 출판일 : 2023-05-19
책 소개
목차
발간사·유자효(한국시인협회 회장)
강영은 말테우리·10
강우식 싸락눈·12
강은교 빗방울 하나가 6·14
강희근 시는 시 너머에서 논다·15
곽인숙 침묵의 역류를 탄다·17
곽효환 역곡천에서·19
구재기 구름의 경계·21
권달웅 포클레인과 새·23
김경수 경계·25
김금용 경계 너머·27
김남조 그날의 사람·29
김 산 물때·30
김서희 무너지는 경계·32
김성옥 허공·34
김소엽 거룩한 성·35
김송배 경계에 대하여·36
김수복 산울림·37
김여정 경계의 꽃·38
김영재 생각의 경계·39
김영진 일출봉에서·40
김영찬 경계에 선 섬 하나 섬 둘·41
김영탁 겨울 능선이·43
김완하 꽃의 경계·44
김왕노 너와 나의 경계에 바람이 분다·46
김 윤 수청리·48
김윤숭 경계·50
김재홍 무료 선생·52
김조민 아무도 모르는 밤의·54
김종태 프셰미실 중앙역·56
김종해 가을은 길 밖에서도 길 안에서도·57
김지헌 우수 무렵·58
김추인 여러분의 노화를 책임집니다·60
김향숙 달은 원을 그리며 돌고·61
김형술 숲속의 조인성·63
김후란 우리는 한민족 경계를 허물자·65
나기철 천해天海·66
나태주 병과 병 사이·68
동시영 경계境界·70
문 설 고슴도치 딜레마·71
문정영 체념증후군·73
문정희 엑스·75
문현미 참말과 거짓말 사이·77
문효치 경계는 강이다·78
박만진 칭기즈칸의 독수리·80
박무웅 경계·82
박분필 횡단보도·84
박성현 슬픔조차 너무 먼·86
박수빈 너머·87
박수현 유리창·88
박이도 AI 로봇·89
박종국 세월·90
박찬일 집을 위하여·91
방민호 사랑의 경계·92
서승석 왼발 오른발·94
서영택 기억의 경계·96
서정춘 번개와 詩·98
송소영 그들에겐 뭐가 남을까·99
신달자 마음농사農事·100
신미균 구름·102
신원철 나는 이쪽 언덕에 남아·103
심상옥 제 입속에 맴도는·104
오세영 그·106
오정국 태풍전야 랩소디·107
오탁번 개나발·109
유성식 이별離別·111
유수진 접어둔 종이를 펼쳤는데 창문이 네 개 ·113
유자효 경계境界·116
유재영 수달가족·118
尹錫山 좌와 우·119
윤 효 샘터 사옥·120
이건청 境界人의 봄·121
이 경 가자미식해·122
이근배 문득 미라보다리 생각·123
이노나 하마터면 끝까지 이야기할 뻔했습니다·125
이도훈 지경地境·126
이사라 경계·128
이상호 동감·130
이수익 사랑의 방식·132
이채민 우화를 꿈꾸는 상사화·134
이향아 안과 밖·135
이형우 먼, 가까운·136
이화은 이 시대의 파수꾼들·137
장재선 사이의 순천만·139
조승래 수목장·141
조창환 발인發靷·142
지영환 선운사 꽃밭에서 사랑이 나온다·143
최금녀 어떤 약속·146
최동호 희망 없는 시대의 희망·148
최문자 경계석·150
최성필 바다·152
한분순 다정의 초월성·153
한영숙 겨울나무·154
한영옥 웃음도, 울음도 버리고·155
한이나 색경色經·156
허금주 처음 만난 여자에 관한 기록·157
허영자 금 긋는 사람에게·159
홍사성 무경계無境界·161
홍성란 강아지 천국·162
홍신선 끈·163
황학주 우리들의 건너편·164
저자소개
책속에서
말테우리
강영은
말을 방목하는 아침에는 홍옥을 먹고 말을 거두는 저녁에는 황금향을 먹는다. 내가 아는 초원의 빛깔이 다르다는 말, 침묵이 밴 초원에선 과일 익는 냄새가 난다.
풀어 놓은 말들이 울타리를 뛰어넘을까 봐, 재갈 물린 말 속엔 참새들이 드나든다. 말을 돌보는 건 나의 사명. 나의 분복, 재잘재잘 종일 지껄이며 입 다문 나를 흉내 낸다.
탱자처럼 입이 굳어질까 봐, 가시넝쿨 우거진 길과 돌짝밭을 달린다. 마른풀 태우는 바람의 채찍, 말은 말을 버린 짐승처럼 사납게 날뛴다.
영혼의 몸처럼 말랑해진 말을 마구간 안으로 몰아넣는다.
졸음에 지친 말의 등허리를 감싸 안으면 털이 보송한 말잔등에 젖어 드는 슬픔, 내가 키우는 말의 근육이 팽팽해진다.
별도 달도 뜨지 않는 밤, 말 중의 말, 고독이 마중 나온다. 말과 나는 유일한 어둠이 된다. 말과 나 사이 경계가 없어진다.
영원히 말을 모는 말 속에 영혼을 모는 나는 말테우리*, 말을 방목하는 아침에는 초원을 달리고 말을 거두는 저녁에는 우주를 달린다.
* 말몰이꾼(제주 방언)
강영은 2000년 『미네르바』 등단. 시집 『상냥한 시론詩論』 외 6권, 시선집 『눈잣나무에 부치는 詩』, PPE(poem, phot, esaay)집 『산수국 통신』 등.
싸락눈
강우식
싸락, 싸락,
쌀알, 쌀알,
눈에서 소리가 난다.
대낮처럼 환한 밤.
내 마음가지에
쌓이는 눈.
제사상에
고봉으로 올린
흰 입쌀밥.
어머니
가시는 길 굶주리지 말라고
밥 한 숟가락 떠서
아기처럼 입에 물립니다.
소자와 어머니 사이에
죽은 자와 산 자의
경계가 세워집니다.
38선보다 더 막혀 있고
만리장성보다 더 아득한
경계입니다.
그립고 보고파도
못 보고 넘는 마음 경계입니다.
이 몸 죽으면 풀릴까요.
눈물이
싸락눈처럼 얼었다
녹는다.
강우식 1966년 『현대문학』 등단. 시집 『백야』 『바이칼』 『마추픽추』 등.
빗방울 하나가 6
강은교
구름은 어느 날
자기의 몸을 열어 빗방울을
출산하였다
참 멀다, 허위허위
뿌리에서 꽃눈까지
강은교 1968년 『사상계』 등단. 시집 『아직도 못 만져 본 슬픔이 있다』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