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logo
x
바코드검색
BOOKPRICE.co.kr
책, 도서 가격비교 사이트
바코드검색

인기 검색어

실시간 검색어

검색가능 서점

도서목록 제공

명랑한 이시봉의 짧고 투쟁 없는 삶

명랑한 이시봉의 짧고 투쟁 없는 삶

이기호 (지은이)
문학동네
19,800원

일반도서

검색중
서점 할인가 할인률 배송비 혜택/추가 실질최저가 구매하기
17,820원 -10% 0원
990원
16,830원 >
17,820원 -10% 0원
0원
17,820원 >
yes24 로딩중
교보문고 로딩중
11st 로딩중
영풍문고 로딩중
쿠팡 로딩중
쿠팡로켓 로딩중
notice_icon 검색 결과 내에 다른 책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중고도서

검색중
서점 유형 등록개수 최저가 구매하기
로딩중

eBook

검색중
서점 정가 할인가 마일리지 실질최저가 구매하기
로딩중

책 이미지

명랑한 이시봉의 짧고 투쟁 없는 삶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명랑한 이시봉의 짧고 투쟁 없는 삶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41610869
· 쪽수 : 528쪽
· 출판일 : 2025-07-17

책 소개

최순덕, 권순찬, 최미진, 한정희, 강민호…… 친숙하고 구수한 이름들을 호명하는 소설로 연약하고 불완전한 인간의 보편적 본질에 다가서는 작가 이기호. 그가 『사과는 잘해요』(2009), 『차남들의 세계사』(2014) 이후 11년 만의 본격 장편소설로 돌아왔다.
“이기호의 소설이 용기를 주자 비로소 용기가 났다.
잘 모르지만 좋아하는 이와 더 오래 함께할 용기.”
_김화진(소설가)

인간 개개의 삶이 깃든 무수한 이름들을 호명해온 작가,
이기호 11년 만의 본격 장편소설
애정어린 목소리로 불러보는 강아지들의 이름과 그 애잔한 발자취


최순덕, 권순찬, 최미진, 한정희, 강민호…… 친숙하고 구수한 이름들을 호명하는 소설로 연약하고 불완전한 인간의 보편적 본질에 다가서는 작가 이기호. 그가 『사과는 잘해요』(2009), 『차남들의 세계사』(2014) 이후 11년 만의 본격 장편소설로 돌아왔다. 1999년 데뷔한 작가의 업력을 고려하면 더욱 귀하고 반갑게 느껴지는 이 신작 장편에 등장하는 이름은 ‘이시봉’, 이기호가 초기작을 발표하던 20여 년 전부터 애정어린 목소리로 불러온 특별한 이름이다. 그 이름은 이기호의 인물 중에서도 어딘지 어리숙하고 세상으로부터 소외되어 있어 더욱 눈길이 가고 마음을 쏟게 되는 이들에게 주로 붙여져왔다. 이 이름을 새로이 받게 된 캐릭터가 인간이 아닌 개라는 점에서 이번 작품은 주목을 요한다.
흥미로운 사실은 작가와 실제로 함께 살고 있는 반려견의 이름 또한 이시봉이라는 것이다. 작가가 자신의 성씨는 물론 그간 소설 속 캐릭터에게 붙여왔던 이름을 강아지에게 준 이유는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반려동물을 인간과 동등한 가족 구성원으로 대하며 행복하게 살게 해주고 싶은 그 마음은, 그런데 여전히 인간중심주의의 영향권에 있는 태도는 아닐까. 인간의 삶에 포섭되어버린 개, 나아가 동물의 행복을 과연 인간의 시선으로 판가름할 수 있을까. 이미 별개의 종으로 태어나버린 두 존재는 서로를 어디까지 이해해나갈 수 있을까. 『명랑한 이시봉의 짧고 투쟁 없는 삶』은 작가 자신의 이러한 의구심과 문제의식 아래 쓰인 작품이다.
소설은 비숑 프리제 ‘이시봉’이 어느 가족의 삶에 깃들기까지 펼쳐졌을 우여곡절의 여정을 부려놓는다. 그 개가 이시봉이라는 이름을 얻는 계기에는 세상의 부조리에 동료를 배반하게 된 인간의 속죄 의식이, 그 개의 일족이 개 농장에 팔려간 과정에는 꿈을 좇은 대가로 생활고에 시달리던 인간의 비참한 눈물이, 그 개의 선조들이 무려 유럽 왕실에서 길러지다 뿔뿔이 흩어지게 된 내력에는 사랑도 투쟁의 형식으로밖에 할 줄 모르는 인간의 반복되는 역사적 과오가 자리한다. 개들의 일생을 몇 대에 걸쳐 좇아나가며 인간의 삶과 교차시키는 작업을 통해, 이기호는 무한한 사랑을 받기도 하고 이용된 끝에 잔혹하게 희생되기도 하는 ‘비인간’ 동물과, 그들과 공존하는 ‘비동물’ 인간의 관계를 되돌아본다.

방구석의 먼지처럼 작고 애잔한 내 강아지가
유럽 왕실에서 기르던 귀족 중의 귀족 혈통이라니……
너는 어떤 모험 끝에 내게 오게 되었니?
이런 나와 함께 사는 게, 과연 너를 위한 일일까?


이시봉의 보호자 ‘이시습’은 아직 자신만의 삶의 궤도를 확립하지 못하고 방황중인 20대 청년이다. 아버지를 불의의 사고로 떠나보낸 후, 시습의 가족들은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는 심각한 마음의 상처를 입은 상태다. 이시봉을 집에 데려와 “우리집 막내”라 부르며 애지중지했던 아버지의 죽음에 이시봉이 연루되어 있기 때문이다. 머리로는 이시봉에게 잘못이 없다는 것을 이해해도 가슴으로는 이시봉을 용서하지 못하는 어머니와 함께 살기에, 시습은 이시봉을 마음껏 사랑하고 싶을 때도 집안의 눈치를 살핀다. 현실에서 도피하고자 술에 의존하게 된 시습은 그 와중에도 이시봉을 꼭 끼고 다니며 보살핀다. 비록 이시봉의 몰골이 시습과 닮아가 꼬질꼬질하고 비루해질지언정.
여동생 ‘시현’과 친구들의 걱정과 안타까운 시선을 한몸에 받으면서도 이시봉과 서로 의지하며 작은 생활반경 안에서 재활을 해나가던 시습 앞에, 어느 날 비숑 프리제만 전문으로 다룬다는 브리딩 업체 ‘앙시앙 하우스’가 나타난다. 그곳의 수석 브리더 ‘미셸 김’은 시습에게 놀라운 말을 한다. 조사 결과 이시봉이 과거 유럽 왕실에서 기르던 고귀한 혈통으로, 이제 세상에 몇 마리 남지 않은 ‘비숑의 왕’이라는 것. 미셸 김은 이시봉을 넘겨받는 조건으로 적지 않은 돈을 제안하며, 앙시앙 하우스에는 이시봉을 위한 호화로운 시설과 체계적이고 안락한 케어가 보장되어 있다고 시습을 회유한다.
말도 안 되는 제안이라 여겼지만, 이시봉과 함께 앙시앙 하우스에 방문하고 업체 대표 ‘정채민’의 뜨거운 애정 공세를 지켜보며 시습은 마음이 복잡해진다. 스스로의 삶에 자신이 없는 시습은 자신이 이시봉의 더 나은 삶을 응원하지 못하고 곁에 붙잡아두고 있는 듯한 기분을 느낀다. 이시봉을 향한 자신의 사랑도 한 점 부끄러움 없는 진실한 사랑인데, 왜 자꾸만 사랑에 우열이 가려지는 것만 같을까? 이시봉의 혈통에 관한 앙시앙 하우스의 주장이 사실인지 확인하기 위해 아버지가 어린 이시봉을 입양해올 무렵 남긴 행적을 추적하던 시습은 또 한번 놀라운 사실을 마주한다. 아버지의 지인 중에 ‘인간 이시봉’이 있었던 것이다. 시습, 시현과 함께 ‘시’ 자 돌림으로 지어진 줄만 알았던 이시봉의 이름에 대한 비밀이 풀려나오기 시작하며, 소설은 본격적으로 파란만장한 대서사를 향해 나아간다.

상처 입고 방황하는 인간, 순수해서 명랑한 개
스페인과 프랑스, 한국을 잇는 파란만장한 대서사 속에서
서로에게 둘도 없는 반려가 되어가는 두 존재의 이야기


이후 서사는 크게 세 갈래로 나뉜다. 현시점과 가장 가까운 서사는 이시습이 이시봉의 이름에 얽힌 사연을 추적한 끝에 진실과 맞닿는 이야기이다. 시습의 아버지는 과거 공장 노동조합에서 활동하다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희망퇴직한 후, 자신을 대신해 노조 간부가 되어 갖은 고초를 치르게 된 동료 이시봉으로부터 개 농장에 맡겨진 강아지를 담보물 삼아 돈을 빌려달라는 부탁을 받았는데, 그것이 이 모든 인연의 단초였음이 밝혀진다. 그 강아지를 동료의 이름으로 부르며 속죄하는 마음으로 끝까지 지켜냈을 아버지의 마음을 확인하는 이 서사는 부조리한 사회에서 발생하는 비극과 그로 인한 아픔을 짊어지고 살아가는 인간의 개별적인 표정들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비숑 프리제 이시봉이 개 농장에 방치되기에 이른 사연은 정채민의 과거 서사와 관련이 있다. 앙시앙 하우스의 정채민 대표는 자신이 이시봉에게 얼마나 진심을 다하고 있는지 피력하기 위해 이시습을 초대해 긴 이야기를 들려준다. 유복한 환경에서 자란 정채민은 청년 시절 프랑스로 유학을 갔고, 그곳에서 가난한 한국인 예술가 부부 ‘김상우’와 ‘박유정’을 알게 된다. 어느 날 그들 앞에 유럽 왕가의 혈통을 지닌 개 두 마리가 나타난다. 정채민, 김상우, 박유정은 애정을 바쳐 돌본 그 개들을 한국으로 들이기 위해 힘을 모으지만, 결국 사랑과 질투와 돈이 얽힌 갈등 끝에 마음이 엇갈리고 만다. 예술을 선망하던 가난한 이들이 꿈과 불화하고 현실과 타협하게 되는 과정, 숨겨왔던 사랑이 오랜 시간을 통과하며 변질되는 과정이 애틋하고도 격정적인 서사 위에 드러난다.
그렇다면 왕가에서 생활하던 비숑 프리제들은 왜 이리도 초라한 계보를 이어가게 되었는가. 그 까닭은 1808년 스페인에서 발발한 민중 봉기와 관련이 있다고 정채민은 말한다. 시곗바늘이 왕정 시대로 되돌아가고, 더욱 먼 과거로 확장된 서사는 스페인 총리이자 왕비의 정부 역할을 하며 민중의 원성을 산 마누엘 고도이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약육강식의 시대, 이시봉의 선조 강아지들은 위계관계를 공고히 하기 위해 하사되는 정치적 재산이었고, 연모의 마음을 감춘 채 사랑하는 이를 점잖게 만날 빌미였으며, 한 시대를 대표하던 인간을 무너뜨릴 때 그 인간보다 먼저 짓밟을 제물이었다. 마누엘 고도이가 몰락하며 그가 애지중지하던 개들 또한 비참한 말로를 맞는 이 장엄한 서사는 세속적 욕망을 실현할 수단으로 동물의 생명까지 이용하고 희생시키는 인간의 유구한 잔혹성을 꼬집는다.

지금 기적처럼 곁에 있는
작고 소중한 존재들이 안겨주는
속수무책의 감동


그리고 이 세 갈래 서사가 한데 모이는 지점에서, 상처 입은 채 작은 세계 안에 유폐되어 있던 이시습과 이시봉의 서사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이시봉이 미셸 김과 정채민의 손아귀에 넘어가려는 절체절명의 순간, 소설은 이시습은 물론 이 이야기를 읽어온 모두에게 깨달음을 안긴다. 이토록 기나긴 시간과 무수한 사연을 거쳐 다른 누구도 아닌 내 곁에 오게 된 존재를 좀더 소중히 여길 필요가 있다고. 우리는 반려동물의 행복을 인간의 기준으로 판단하려 하지만, 애초에 누군가의 행복을 그 아닌 다른 존재가 가늠할 수는 없다고. 이제 최선을 다해 이시봉을 사랑할 준비가 된 시습은 이시봉을 되찾기 위해 달려나간다.
물론 비숑 프리제 이시봉은 이시습에게 영영 온전히 이해할 수 없을 미지의 존재로 남고 말 것이다. 그 개는 인간이 처한 상황과 느끼는 감정은 아랑곳없이 무언가를 본능적으로 요구할 것이고, 본능을 더욱 충족시켜주는 이가 나타나면 지체 없이 눈길을 돌리고 꼬리를 흔들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이 아무것도 모르는 명랑함, 모든 것이 정직, 정직 그 자체이기만 한 아이들”이, “사랑도 투쟁으로 바꿔버리는 신기한 재주를” 지닌 인간과 달리 제 짧은 생을 사랑으로만 채우다가 투쟁 없이 숨을 거두는 개 고양이 새 물고기 파충류 양서류 들이 지금 기적처럼 곁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투명한 기쁨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그들의 가족이 되기에 충분하지 않을까. 서로에게 이해받지 못한 채로 함께해도 행복할 수 있지 않을까. 이처럼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다른 존재를 사랑하는 삶의 형태야말로 이기호가 자신을, 타인을, 세계를 소설로 써나간 끝에 도달한 ‘이종異種’에 대한 이해일 것이다.

목차

명랑한 이시봉의 짧고 투쟁 없는 삶 _007

작가의 말 _525

저자소개

이기호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99년 『현대문학』 신인추천을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최순덕 성령충만기』 『갈팡질팡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 『김 박사는 누구인가?』 『누구에게나 친절한 교회 오빠 강민호』, 장편소설 『사과는 잘해요』 『차남들의 세계사』, 중편소설 『목양면 방화 사건 전말기』, 짧은 소설 『웬만해선 아무렇지 않다』 『세 살 버릇 여름까지 간다』 『누가 봐도 연애소설』 『눈감지 마라』 등을 펴냈다. 이효석문학상, 김승옥문학상, 한국일보문학상, 황순원문학상, 노근리평화상, 동인문학상을 수상했다. 현재 광주대학교 문예창작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펼치기
이기호의 다른 책 >

책속에서

이시봉은 나와 함께 살고 있는 올해 만 네 살이 된 수컷 비숑 프리제다. 시봉이라고 부르면 알은척을 안 하고, 꼭 이시봉이라고 성까지 불러야지만 뒤돌아보거나 꼬리를 흔드는 강아지. 리다는 종종 이시봉을 ‘노숙견’이라고 불렀다. 물론 이시봉이 없는 자리에서 그랬다. 이시봉이 일 년 넘게 미용실을 가지 않아서 그렇게 부르는 것 같은데, 그렇다면 나도 ‘노숙자’라고 불러
야 마땅하다(혹 모르지, 나 없는 곳에선 그렇게 부를지). 나 또한 일 년 반 넘게 머리를 자르지 않았다. 우리 둘 다 심한 곱슬머리라서 크게 불편한 것은 없다. 다만 둘 다 어깨에 비해서 얼굴이 좀 커 보인다는 것, 그래서 이시봉을 품에 안은 채 멀거니 거울을 바라보면(엘리베이터를 탈 때마다 그런다) 츄파춥스 두 개가 허공에 둥둥 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때론 양을 안고 있는 예수님처럼 보이기도 하고.


그건 이시봉의 잘못이 아니었다. 이시봉은 도로가 무엇인지, 인도가 무엇인지, 규칙이 무엇이고 도로교통법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 존재가 아닌가? 그러니 저렇게 계속 명랑한 것이 아닌가? 이시봉을 원망한다는 것은 자연을 원망하는 것.


“사랑은 예측 불가능한 일을 겪는 거야.”
아빠는 무덤덤하게 말했다.
“강아지를 사랑하는 건 더 그래.”


이 포스팅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른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
이 포스팅은 제휴마케팅이 포함된 광고로 커미션을 지급 받습니다.
도서 DB 제공 : 알라딘 서점(www.aladin.co.kr)
최근 본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