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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외국시
· ISBN : 9791168150775
· 쪽수 : 128쪽
· 출판일 : 2024-04-30
책 소개
목차
1부
점點·10
환장할 봄날·12
여름비·14
선방에 들이기 전·16
비결·18
그네·20
살생·22
당신·24
무위진인無位眞人·26
꽃게·28
나비 한 마리 머물다·30
금장대 나룻배·32
계곡물·34
부도浮圖·36
은행나무·38
팬데믹·40
화두·42
바람을 엮다·44
편식·46
퍽치기·48
불면증·50
화장터에서·52
꽃이 꽃으로 보이질 않는다·54
낚시·56
운명·58
2부
자화상·62
감자꽃·64
동백꽃·66
지심도只心島·68
파도·70
친정엄마·72
바람 들다·74
아버지·76
온난화溫暖化·78
핵폭탄·80
유산·82
요즘 뉴스·84
보물찾기·86
칼의 소리·88
고기잡이·90
그들만의 법·92
오후 불식·94
푸른 사랑법·96
하마터면·98
바다 사막·100
즐거운 식사·102
즐거운 술·104
동안거·106
춤·108
시詩 한 갑·110
해설 | 오민석_무슨 종이냐고 누가 묻거든·114
저자소개
책속에서
점點
나를 위한 면적이 필요하다고 애원했지만 꿈쩍 않던 그가
디큐브아트센터 10분 거리의 위치에서 먹고 자게 하더니만
점·점·점들이 방출할 때의 숨소리를 읽으라 하였다
역의 출구마다 쏟아지는 점들의 아우성,
눈알보다 바쁘게, 마치 거리의 화면을 꽉 채운 비가
대사를 외듯
움직임이 언어보다 빠르다
나
나
나
점
점
점
오고 감이 없다는 말 집어 던지고
들숨으로 멈춤 한 채, 그에게 따지려니
그가 사람들 틈에서 졸고 있다, 점인 채로
움직임이 요란타
선문답식 노트 :
암두巖頭 이르시길
‘물物을 물리침이 상上이 되고, 물物을 좇음이 하下가 된다’ 하시기에.
환장할 봄날
꽃무릇 피기 시작할 때부터 수상쩍더니
봄이 무슨 죄여?
한번 피워보겠다는데
흰 고무신이 먼저 내달린다
선문답식 노트 :
산세 깊고 물소리 수려한 절간 앞에서 호들갑이 한창인 내게, 스님이 하시는 말씀!
“나는 청담동이 좋더라.”
여름비
여름밤 다락방에서 듣는 빗소리
창문을 여니
비가 와락 안긴다
얼마나 헤매었는지
차다
선문답식 노트 :
무문관無門關에서.
선방에 들이기 전
결혼은 했냐고 묻는다
고개를 끄덕이니 자식은 있느냐 묻는다
딸 아들 두었다고 하니 맥빠진 손끝으로 볼펜을 돌린다
남편직업을 묻는다
은행에 다닌다고 하자 그의 볼펜이 바닥에 떨어졌다
라훌라*
가진 것이 많을수록 절실하다는 걸 모른다는 듯
시치미 뚝 떼고 앉은 선승의 고뇌
‘이년을 들여 말어?’
* 장애라는 뜻으로 부처님의 아들 이름이다.
선문답식 노트 :
고덕古德이 이르시되, “흐름을 따라 성性을 알면 기쁨도 없고 또한 근심도 없다.” 하시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