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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68151260
· 쪽수 : 200쪽
· 출판일 : 2025-10-17
책 소개
목차
발간사|서울, 시의 빛과 미래·김수복(한국시인협회 회장)
강영은 선정릉宣靖陵·10
고두현 누상동 9번지·12
공광규 청계천·14
구석본 석촌호수의 봄을 거닐다·15
권달웅 하늘공원·17
권선희 폭설, 봉은사·18
김경미 본동을 찾아서·20
김구슬 창덕궁·22
김금용 푸른 내 안의 명동거리·24
김밝은 여름의 얼굴을 들여다보며·27
김서희 선사 유적지를 거닐며·29
김성옥 하늘에 획을 긋다·31
김세영 선정릉의 소리·34
김수복 시의 항구·36
김영재 삼천사 마애불·38
김영찬 꿈꾸는 몽촌토성·39
김영탁 세종대왕 전상서·40
김완하 코엑스·42
김왕노 혜화동 로타리를 돌아가면·44
김 윤 남대문 시장 간다·46
김윤숭 광화문·48
김인숙 홍릉 숲의 숨결·49
김인육 경복궁 혹은 불멸의 축복을 위하여·51
김재홍 광화문 사거리·54
김정인 바람의 말씀·56
김조민 지덕至德·59
김종태 살곶이다리의 연인들·61
김종해 인왕산을 바라보며·62
김지녀 나는 방금 피어난 개나리입니다·63
김지헌 북한산 둘레길·65
김초혜 반가 사유상·67
김추인 그 공원에서 지워진 초록을 조우하다·68
김후란 오천 년 역사의 긍지가 살아있는·70
나태주 서울시청 앞·72
나희덕 저 물결 하나·73
동시영 사랑에 나부끼는 돌·75
문정희 안개 청문회·77
문현미 역류의 힘·79
문효치 암사동 선사 유적지·81
박덕규 북한산 비봉에 오르며·83
박수빈 청계천로 159·85
박수중 낙원동樂園洞·86
박용재 미스김라일락·88
박종국 시구문·90
박호은 시간의 결 속으로·92
방민호 삶·94
방지원 반포대교 무지개 분수에서 묻는 달빛 안부·98
백무산 에덴의 동쪽·100
서영택 예술이 꽃피는 길·103
서주영 빈집 앞에서·105
신달자 무산선원霧山禪院·107
신미균 블링블링 순간이동·109
신승민 날삼재出三災·111
신원철 정의공주 묘소에서·113
오세영 숭례문崇禮門·115
오정국 어쩌다가 거기에 둘레길이 있어·116
유자효 숭례문·117
유재영 인수봉·118
尹錫山 원각사터, 원각사비·119
윤 효 걷는다·122
이 경 대모산·123
이건청 문화 체육 복합 공간, 손기정 체육공원·124
이경철 남산골 ‘겨울 나그네’·126
이근배 서울의 어머니·127
이병일 발바닥의 아름다움·129
이사라 사유의 세계·131
이상호 만능열쇠·134
이승하 서울에서의 이별·135
이어산 날아라, AI 봉수·136
이영식 무수골·138
이영춘 마로니에 공원·140
이인평 동대문을 바라보다·141
이재무 경의선 숲길·143
이채민 전쟁기념관·145
이현서 안산공원·147
이형우 李麟榮·149
이화은 양재천 비망록·150
임수경 늦은 산책·151
장석주 인왕산 성곽길·153
장수라 홍제폭포 읽기·155
장재선 기쁨이 도로 일어난·157
장종권 한강공원에서·159
정우영 이 숲에 업히어·160
조승래 양재천良才川 납시오·162
조용미 국립중앙박물관의 여름·163
조창환 행복한 날·166
조 희 석촌호수·167
진 란 무성히 자라는 동궐지애 창덕궁·170
최금녀 이북오도청·171
최도선 아직도 도착하지 않은 미래의 빛·174
최동호 반가사유상의 아이들·176
최문자 외치는 사람들·177
최성필 서울·179
최진영 허브우주·182
한분순 나는 너를 사랑이라 부르기로 했어·184
한이나 비밀의 책·185
허영자 한강·187
허형만 서울 남산·189
홍사성 한강·190
홍성란 대모산의 시詩·191
황상순 광화문 꽃집·192
황정산 공주의 방정식·194
저자소개
책속에서
*발간사
서울, 시의 빛과 미래
“시의 빛으로 시의 미래로” 기치를 높이 올리는 <서울, 세계 시 엑스포 2025> 기념으로 ‘서울시집’을 엮습니다.
우리 시인들은 시가 인간의 삶을 빛내고, 인간의 신성한 미래로 나아가게 한다는 믿음을 갖고 있습니다. 이 믿음에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와 삶의 현장을 시의 눈으로, 시의 가슴으로 되살리려는 꿈을 갖고 있습니다.
서울은 삶의 도시이면서 시가 흐르는 시집입니다. 서울의 역사와 서울의 골목과 서울의 곳곳 명소들은 시의 언어가 되고, 시행이 되고, 이미지와 상징으로 시가 되었습니다.
이 ‘서울시집’은 시가 된 광화문, 시가 된 한강, 시가 된 북한산, 그리고 서울의 곳곳에 흐르는 시의 영감이 된 명소들의 빛을 담았습니다.
우리 시인들의 시들이 서울의 역사가 되고, 서울의 빛이 되고, 서울의 가슴이 되고, 서울의 미래가 되기를 두 손 모아 간구합니다.
2025년 10월
한국시인협회 회장 김수복 올림
선정릉宣靖陵
강영은
기왓장 두른 울타리 밖엔 하늘로 치솟은 빌딩 숲, 딱딱한 숲을 포장한 홍살문 지나면 세 개의 능陵, 감정과 표정이 다른 동원이강릉同原異岡陵이다.
어의御衣처럼 무덤을 감싼 풀밭에는 뜨거운 열을 식히는 시간의 스프링클러,
무덤 둘레엔 눈을 부릅뜬 무인석들과 석마상, 난간석에 병풍석까지 하나같이 생각에 잠긴 돌의 이마 위, 어제로 돌아가지 못한 조선왕조의 구름 흐른다.
왕이시여 옥체 만강하시옵니까, 수직의 세계에 중독된 몸이 행하는 향궐 망배 의식, 어로語路를 걷는 왕도 신하도 없는데 향로向路를 걷는 관람객들 왕조실록의 글자체처럼 머리 조아린다.
성종과 중종, 정사에 기록된 그들의 넋이 침략당한 역사를 개척했는가,
살아생전 꿈꾸던 삶이 도굴당해 뼈마저 찾을 수 없는 봉분은 말이 없는데 그 깊이를 유네스코는 세계 자연 유산으로 명명하였다.
아침이면 빌딩 숲속에 새소리 풀어놓는 선정릉, 죽은 왕의 진정한 궁궐이다. 온갖 소음과 매연에 굴하지 않는 21세기의 조선왕조다.
강영은 2000년 『미네르바』 등단
시집 『그리운 중력』 외 8권, 시선집 1권, 에세이 집 『산수국 통신』
누상동 9번지
― 윤동주 하숙집터
고두현
그 자리에 집은 없고
지붕도 마루도 대청도 없다.
벽도 창도 문도 사라졌다.
누군가 돌아 나올 것만 같은 담벼락 아래
시 한 줄이 누워 있다.
눈 감으니 좁은 방 안에
낡은 책상과 잉크병, 구겨진 종이, 마른 펜
오래 접은 원고지 모서리에선
무슨 소리가 날까. 바스락거리며
돌담을 스치는 기척.
교회당 꼭대기에 걸린 햇빛도 없고
첨탑의 종소리도 들리지 않는데
꽃처럼 피어나는 피를 흘리며
한사코 어두운 하늘 밑에
모가지를 드리우는 사내.
이윽고 하숙집 대문이 닫히는 소리
그 뒤를 따라오던 발자국 소리
옛 집터의 그림자를 밟으며
슬픈 자화상의 어깨 너머
별 하나가 창을 열고 조붓이 들어온다.
고두현 1993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등단
시집 『늦게 온 소포』 『물미해안에서 보내는 편지』 『달의 뒷면을 보다』 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