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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독일소설
· ISBN : 9791168224315
· 쪽수 : 236쪽
· 출판일 : 2025-06-10
책 소개
목차
서문
제1장 두 세계
제2장 카인
제3장 도둑
제4장 베아트리체
제5장 새는 알에서 나오려 몸부림친다
제6장 야곱과 싸움
제7장 에바 부인
제8장 종말의 시작
책속에서
모든 인간의 삶은 자기 자신에게 이르는 여정이고, 길을 찾으려는 시도이며, 누구에게나 그 길은 암시적으로만 존재한다. 지금껏 누구도 온전한 자기 자신이 되어본 사람은 없지만, 누구나 그렇게 되기 위해 분투한다. 우둔한 자도, 총명한 자도 저마다 자신의 능력껏 애를 쓴다. 모든 인간은 출생의 잔류물, 태초의 점액과 알껍데기를 죽는 날까지 지닌 채 살아간다. 그중 다수는 인간이 결코 되지 못하고 개구리로 머물거나 도마뱀, 개미에 그치고 만다. 상반신은 인간, 하반신은 물고기로 남는 이들도 상당수이다. 그럼에도 결국 그 모두는 한 인간을 창조하려는 자연의 시도이다. 우리 모두는 그 기원이 같다. 우리의 어머니에게서, 동일한 깊은 구덩이에서 왔다. 각 개인은, 그 심연으로부터 내던져진 실험적 존재로서, 자신만의 목적지를 향해 부단히 나아간다. 우리가 서로를 이해할 수는 있어도, 자기 자신을 해석할 수 있는 건 오직 자신뿐이다.
“새는 알에서 나오려 몸부림친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세계를 깨뜨려야만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다.”
누구에게나 저마다 주어진 역할이 있지만 그것을 자신이 선택하거나, 재구성하거나, 입맛대로 조정할 수는 없다. 누구도 새로운 신을 원할 권리가 없고, 누구도 세상에 그런 걸 선사할 자격이 없다! 성숙한 인간에게는 오직 하나의 의무가 있을 뿐이다. 자신에게로 가는 길을 찾는 것, 내면에서 굳건해지는 것, 그 길이 어디로 향하든 더듬거리며 나아가는 것. 이 깨달음은 내 영혼 깊은 곳까지 뒤흔들었다. … 모든 사람에게 진정한 소명이 오직 하나 있다면 그것은 자신에게로 가는 길을 찾는 것이다. 시인이나 설교자가 아닌 광인이나 범죄자가 되고 말지라도, 그것은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궁극적으로는 무의미했다. 인간의 소명은 자신이 선택할 수 없는 자신만의 운명을 발견하고, 그 운명을 내면 깊이 온전히 받아들이며 굳건히 살아내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