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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68550209
· 쪽수 : 224쪽
· 출판일 : 2022-04-30
목차
작가의 말 9
내 아버지의 꿈 15
옆집 남자 55
영자가 시로 장원하던 날 69
내 기억 속의 영어 선생님과 나는 105
황금찬 선생님과 나의 인연설 137
요강이 깨지던 여름날의 추억들은 153
저어, 점 좀 봐 주세요 185
저자소개
책속에서
내 아버지의 꿈
아버지의 등에 업혀오면서 아버지와 참으로 많은 대화를 나눈 것은 그때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종
종 있다. 아마 아버지께서도 낯선 동네에서 생전 처음으로 적응을 해야만 하셨고, 그보다도 더 무서운 일은 한 번도 생각도 못 해 보셨고, 한 번도 해보지 않은 탄광의 갱부 일을 하셔야만 하는 일이 아버지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버진 곱상하게 생기신 분이셨다. 아마 공부를 많이 하셨더라면, 학교 선생님이나 공무원이 적성에 맞으실 딱 그런 분이셨다. 분수골에 식구들이 이사를 왔을 땐 아버지의 수영 형님 집에서 처음엔 지냈다.
나는 며칠 뒤에 학교에 전학을 한 학생이 되었다.
옆집 남자
“엄마, 오늘 웃음 보따리 풀어 놨나 봐요.” 그래. 웃음보따리를 풀어 놨나 보다.
‘딸아이는 엄마의 웃음의 의미를 얼마나 이해를 할까?’
생각을 해보았다. 그날 이후로 그 옆집 남자는 나를 보면 깍듯이 인사를 하곤 했다. “아줌마, 안녕하세요?”라고…
그의 뒷모습을 보며 인생이란 이런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40년 정도 살고 나니 이런 일도 겪는구나.
영자가 시로 장원하던 날
몸이 아프기 전, 나는 세상살이를 단 한 번도 지루하다고 느끼며 살진 않았다. 그 어떤 험악한, 바쁜 상황이 생겼어도 말이다. 하지만 이젠 경제적 능력도 잃었고, 몸은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으니 그 어떤 희망도 없이 삶이 다 할 때까지 그 지루한 삶을 적응하고 싶지 않아도 적응해가며 살아야 할 것만 같았다. 그때마다 나는 김태훈 의사 선생님의 말씀을 떠올렸다. ‘지금 이 상황이 인간 노릇 제대로 할 수 있을 것인가? 없을 것인가? 바로 그 상황일 것이라고…’
요양병원에서 퇴원한 지 2개월 반이나 되었건만… 그런 몸으로 서대문에서 양화진 가는 거리는 너무도 머나먼 길 같아 보여졌다. 건강할 때도 거리는 가깝지만 다녀오기는 그리 만만한 거라는 아니었으니 말이다. 난 1년에 꼭 한 번씩은 그곳에 다녀왔다. 거기에서 해마다 하는 마포신문사 백일장에 참석해서 글을 쓰고 왔기 때문이었다.
요강이 깨지던 여름날의 추억들은
이 노래를 부를 땐, 엄마의 처녀 시절 꿈이 보이는가 하면, 지금 처해 진 환경을 한탄하며 부른 노래만 같았다. 노래 속에 담긴 ‘정경부인’이란 뜻을 잘 모르기도 했지만, 엄마에게는 한 번도 묻지 못했다. 그냥 평범한 인물보다는 약간 부자이고 권세가 있는 사람의 부인 정도로만 느꼈을 뿐이다.
엄만 언제 누구에게서 어떻게 그 노래를 만나서 알게 되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