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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의 입맞춤

나비의 입맞춤

최정열 (지은이)
청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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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의 입맞춤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나비의 입맞춤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68550797
· 쪽수 : 412쪽
· 출판일 : 2022-10-20

목차

작가의 말 │ 5

검은 훈장 │ 9

나비의 입맞춤(Butterfly Kisses) │ 37

플리 바겐(Plea Bargain) │ 65

자줏빛 하늘에 남긴 편지 │ 93

지난겨울의 빈자리 │ 131

에밀리 에쉬본(Emily Ashborne)의
키싱구라미(Kissing Gourami) │ 171

극무(極無)의 초인 │ 203

우리는 신의 얼굴을 밟았다 │ 239

신 천지창조(The new genesis) │ 265

뜻풀이 │ 405

저자소개

최정열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57년 서울 출생. 세종대학교 졸업. 1983년 도미. 미군에서 4년간 복무하였으며. 아이오와 주립대학, American Tech. University, 보스톤 대학 수학, 계간지 [한뿌리](LA) 전 편집장. 미주 문학인 인명 대사전 편집인. 2002년 [문예운동]으로 등단. [주요 발표 작품] 「천년 왕조의 비밀」, 「에밀리 에쉬본의 키싱구라미」(문예운동, 2002 여름), 「한부루의 칼」, 「광화사의 사랑」, 「주님이 부르시면」, 「나의 허물 하나님의 은총」, 「한울과 초신」, 「설계자」, 「오 치우 오 필강」 외 다수. [영문소설] Plea Bargain (2003, Publish America) The New Genesis (2011, Amazon) The Mountain of Oblivion (2013, RoseDog Books) [영문 논픽션] The shadow of the God (2020, Amaz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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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검은 훈장

땅덩어리가 이글이글 끓어오른다. 새빨간 태양의 열기가 그대로 땅 위를 그슬리고 그 열기는 세상을 녹여버릴 듯이 교정에 가득 차 있다. 케이는 이마에 흐르는 땀을 손등으로 씻어 내면서 교실 밖을 불안한 기색으로 훔쳐본다. 분명히 있었다. 다리를 절면서 허름한 작업복을 입고 땟국이 줄줄 흘러내리는 머리는 마치 일부러 누가 뽑아버린 듯이 절반쯤이 빠져 있다. ‘왜 왔을까?’ 케이는 안절부절못하고 밖을 훔쳐보다 아무래도 뒷문으로 나가야겠다는 결심을 한다. 다른 학생들의 눈에 띄면 어쩔까 망설이기도 해봤지만 우선 이 순간은 벗어나야만 했다.
살금살금 뒷문으로 빠져나가려는데 담임선생이 케이를 발견했다.
“케이, 네 아빠가 밖에서 기다려.”
그 순간 케이는 뒷문을 향해 달렸다. 허름한 몰골 모습의 아빠가 불렀다. 아빠가 부르는 소리에 더욱 창피해진 케이는 그대로 도망쳐 뜨거운 열기 속으로 몸을 숨겼다. 작은 골목은 왠지 모르게 케이를 안심시켰다. 세상에서 이렇게 숨어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케이는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시간이 조금 지나자 스텔라와 자넷이 골목으로 다가왔다.
“케이, 왜 그렇게 도망갔어?”
케이는 다른 학생들도 모두 아빠를 보았다는 사실을 알고 창피함에 입술을 깨물었다. 그녀의 하얀 피부 때문인지 입술이 빨갛게 부풀어 보였다. 스텔라와 자넷이 케이의 마음을 짐작했는지 더 이상 묻지 않았다.
“케이, 맥도날드 갈래?”
케이는 어디든지 가고 싶었다.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그래서 자기의 생활에서 홀연히 벗어나고 싶었다. 맥도날드 가게는 더위를 식히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케이는 이맛살을 찌푸렸다. 케이는 사람들이 많은 곳이 싫었다. 자신의 구차한 모습을 그들이 왠지 알아차릴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스텔라와 자넷이 그런 케이의 표정을 보고는 눈치를 살폈다.
“다른 데 가자.”
스텔라가 말하자 자넷도 고개를 끄덕였다. 자넷이 차라리 자기 집으로 가자고 했다. 자넷의 집에는 밤까지 아무도 없을 것이었다. 케이가 말이 없자 자넷이 케이의 작고 여린 손을 잡아끌었다.
자넷의 집도 케이의 집처럼 엉망이었다. 페인트가 벗겨진 벽은 속의 상처를 다 내보이며 신음을 뿜어내고 있는 것 같았다. 문을 열 때 삐꺽하는 소리가 마치 아프다고 비명을 지르는 것 같았다. 다행히 집안에서는 술 냄새같이 퀴퀴한 냄새가 나지 않았다. 케이는 유난히 술 냄새를 싫어했다. 그것은 바로 주정꾼 아빠의 냄새이기 때문이었다. 인생 패배자의 역한 냄새. 그녀는 절대로 아빠처럼 인생 낙오자는 되고 싶지 않았다.
자넷이 냉장고를 뒤져 콜라와 과자를 가져왔다. 스텔라가 콜라병을 케이에게 주었고, 케이는 콜라를 병째 들로 꿀꺽꿀꺽 들이마셨다. 케이가 콜라병을 자넷에게 넘겨주자 자넷도 병나발을 불었다.
“자넷, 스텔라. 생각해 봤어?”
스텔라는 아직 마음의 결정을 하지 못했는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자넷은 고개를 끄덕였다.
“케이, 네가 간다면 나도 갈 거야.”
케이는 자넷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떡였지만 스텔라에게 강요할 마음은 없었다.
“딱 3년만 갔다 오는 거야. 그리고 그 다음에 직장을 잡구.”
스텔라가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요즘은 무조건 이라크에 보낸다는데….”
“이라크에 가더라도 나는 갈 거야.”
케이는 아주 단호하게 말했다.
“여자가 군대 생활이 쉽지도 않을 텐데 전쟁터에 가겠다는 거야?”
“나는 지금 생활이 지긋지긋해.”
케이는 지긋지긋한 아빠에게서 우선 벗어날 수만 있다면 무슨 짓이라도 하고 싶었다. 여자가 아무리 군인 생활이 어렵다고 해도, 지금의 생활보다는 나을 것 같았다. 케이는 다 허물어져 가는 건물 뒤로 돌아갔다. 건물 뒤쪽에 붙어있는 작고 게딱지 같은 창고가 바로 케이의 집이었다. 그곳도 집주인이 케이 아빠의 사정을 봐주기 때문에 들어 사는 것이었고, 언제든지 나가라면 나가야만 했다. 그러나 어차피 다른 사람이 들어오지도 않을 방이다 보니 집주인은 그냥 눌러살도록 해주는 것이었다.
방문을 살짝 열었다. 퀴퀴한 곰팡이 냄새와 역한 술 냄새가 풀풀 풍긴다. 아빠는 술에 취한 채 곯아떨어져 있을 것이다. 그것이 아빠의 삶이었고, 바뀐 적이 없는 케이네의 생활이었다. 케이는 아빠가 깨어날까 봐 살금살금 기어 나와 합판으로 대충 막아놓은 자기 방으로 들어가려고 했다. 그런데 갑자기 말소리가 케이의 발걸음을 붙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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