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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낭소리

워낭소리

이상규 (지은이)
청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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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낭소리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워낭소리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68550926
· 쪽수 : 104쪽
· 출판일 : 2022-11-10

목차

4 여는 시

제1부 감옥이 따로 없다

14 보릿고개
15 전화기
16 감옥이 따로 없다
17 붕어빵
18 어떤 성묘
19 코로나동이
20 살려 주세요
21 상식 1
22 슬픈 품삯
23 사람 되라고
24 개새끼
25 무제 1
26 휘핑보이
27 EXIT
28 덧게비에게

제2부 볕 좋고 바람 부는 날

32 볕 좋고 바람 부는 날
33 밤꽃사태
34 실마리
35 향촌
36 비빔밥
37 쉬엄쉬엄
38 욕지 고구마
39 콩나물 해장국
40 달관
41 쓰기 좋게
42 도항리 암각화
43 아라홍련
44 곶감 사랑
45 처녀뱃사공 3, 4절
46 황소는 없다

제3부 찌그러진 데 펴드립니다

48 뼈를 깎다
49 시래기
50 선암사 해우소
51 짝짝이 신발전
52 찌그러진 데 펴드립니다
53 상큼 짭짜름한
54 오만둥이 산조
55 허물없는 세상
56 목발 유감
57 은전
58 험한 꼴
59 치과의원에서
60 조연현문학기념 백일장
61 우리나라 정치인은 천생 시인이다
62 구부러진 못

제4부 속눈썹이 닮았다

64 다시 새 아침
66 보감수 할배
68 무청
69 속눈썹이 닮았다
70 제 몫 찾기
71 집이 외롭다
72 끝나지 않은 해원
74 선비 전주이씨 유음
77 일곱째
78 무게의 중심
79 맨드라미
80 빈자리
81 세월에 대한 미필적 고의
82 김천을 지나며
83 제자리


제5부 워낭소리

86 낭만이 사라진 시대
87 아무리 그렇더라도
88 덩덕개
89 후보자
90 미망인 별곡
92 작심삼일
93 ‘우리’라는 말
94 새첩다
95 내외
96 띠포리
97 위탁아 일기
98 워낭소리
99 여름밤
100 합강정에 와서
101 산인역에서

103 엮고 나서

저자소개

이상규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91 ‘文學世界’와 ‘詩文學’으로 등단 함안문인협회, 경남시인협회. 경남문인협회 한국시문학문인회, 가락문학회 회원 함안문화예술회관 명예관장, 함안문인협회 회장 함안예총 회장, 경남예총 수석부회장 역임 제1회 공무원문예대전 은상, 경남문학 우수작품집상 제1회 가락문학상, 제21회 한국예총 예술문화상 제4회 함안예술인상, 제20회 경남예술인상 수상 <시집> 『응달동네』 『여울물이 제 살갗 부비는 강머리에서』 『사랑 가꾸기』 『새첩다』 『워낭소리』 <편저> 『밭 갈고 씨 뿌리고―함안현대문화예술오십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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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는 시

이제, 빈 들길을, 비어 있어 억새꽃 더욱 우수수 일어서는 들길을 구름을 밟듯 걸어 볼란다. 먼 기억의 저편에 사름사름 사려 두었던 처음 그 자리에 다시 와 해 질 녘 드문드문 귀가를 서두르는 농부들 발소리 산그리메로 오는 길, 쫓기듯이 발등 적시며 질러 왔던 길, 그래서 늘 에돌기만 하던 그 길도 다시 걸어 볼란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마른 풀들이 서걱이는 이야기도 들어 볼란다. 마디풀, 지칭개, 꽃마리, 미처 제 배내 이름도 불러 주기 전에 발길에 밟혀 잊혀진 잡초들이 저들끼리 하는 이야기며, 방아깨비 한 마리 질경이 한 포기도 그냥 왔다 그냥 가는 것이 아니라며 제 그늘에 차곡차곡 쌓아 두었던 사연들도 들어 볼란다.

연잎에 소낙비 쏟아지듯 서둘러 왔던 그 길, 모가지가 꺾여 제 속에 이는 바람에도 만가를 풀어내는 수숫대 발아래 숨어 사위어가는 목숨에 입 맞추는 풀벌레, 그리고 시린 이파리 그 이름 앞에 연초록, 갈맷빛, 샛노랑 이런 예쁜 낱말 하나씩 붙여도 보고.

여울물이 제 살갗 부비는 강 머리에서 아슴한 내음이 켜켜이 전설로 쌓인 할매의 웅숭깊은 눈 속에 흐르다가 고이고 고였다가 흐르는 강물의 내력도 처음 그 자리에 다시 와 들어 볼란다.

(졸시 「처음 그 자리에 다시 와서」 전문)


*무제 1

병풍 속
쪽배 위에
빈 낚시 드리우고

능라에 수놓은 꽃
하마 열매 바랐을까

바다로 가던 물굽이
일부러 산을 넘는구나


**실마리

자장면 한 그릇을 시켜 놓고
주렁주렁 드리운 주렴 사이로
주방장이 국수를 뽑는 모양을 본다

양손으로 밀가루를 뭉쳐 떡판을 칠 때마다
밀가루 반죽이 손가락 사이로
수많은 가닥으로 갈라지는 면발
나도 따라 걱정이 천 갈래 만 갈래다

사념이 갈라지는 어지러운 심사로
저러다 타래가 헝클어져
끝내 실마리를 찾지 못하면 어쩌나

전전긍긍하는 걱정 틈을 비집고
국수발 가지런한 그릇이 내 앞에 놓인다
그제야 생각들도 제자리를 잡는다

어지러운 세상사 모래를 살살 뿌려가며
사름사름 실마리를 사려 담던
어머니의 아득한 삼실 소쿠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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