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68553934
· 쪽수 : 128쪽
· 출판일 : 2025-10-28
목차
5 시인의 말
1부 그 길을 걷는다
13 인생의 섬이 세 개라고 하면
14 청석탑 한 채
15 나의 시는
16 당산 생각의 벙커
17 지구는 여전히 굴러간다
18 매미의 하안거
19 암스테르담 공항의 시계
20 체크포인트 찰리에서
21 코펜하겐에서 넘어지다
22 피오르 마을 송달에서
24 은파 물빛다리에서
25 회화나무 2
26 코스모스 꽃길에서
27 가을 풍경화 1
28 가을 풍경화 2
29 겨울 풍경화 5
30 겨울 풍경화 6
31 뒤뜰
32 옥계폭포
33 생일
34 고뇌하다
35 흔적
2부 너와 나의 여정
39 겨울 사랑초
40 도청 앞 카페에서
41 동짓날 2
42 망골공원에서
43 한 해의 끝에 서서
44 유두절
45 아름다운 이별
46 도청이 보이는 카페에서
48 덕혜옹주
49 겨울 우이동에서
50 11월
51 왕벚나무 2
52 시화를 걷으며
54 고마리꽃
55 병원에서
56 요나
57 유월 1
58 유월 2
59 빵을 나눈다는 것
60 교토에서 만난 윤동주 시인
61 대청호에서
62 평화가 우리와 함께
3부 3시 반 차를 기다리며
65 자전거는 구르고 싶다
66 습작 노트를 펼치며
67 3시 반 차를 기다리며 1
69 3시 반 차를 기다리며 2
70 3시 반 차를 기다리며 3
72 마로니에가 보이는 카페에서
73 폐차장에서
74 길
75 777 스케이트
76 삶을 위하여
78 여름과 가을 사이 2
79 여름과 가을 사이 3
80 심야 영화를 보고
82 여름이 떠날 무렵 2
83 여름이 떠날 무렵 3
84 은수저
85 신흥지 낚시터에서
86 시집 속의 메모
87 물침을 맞다
88 엠마오 가는 길에서 2
89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피어나는 추억
90 여름의 끝에서 1
91 여름의 끝에서 2
4부 희망의 봄을 위하여
95 날아가고 싶어
96 엄동설한 속에서
97 복숭아와 기도
98 봄, 흐르다
99 2월의 끝에 서서
100 최강한화
101 비로봉과 도담삼봉
102 빅토리호의 기적
103 새해맞이
104 봄 시화전을 마치고
105 5월의 끄트머리에서 1
106 5월의 끄트머리에서 2
107 붉은 동백꽃, 나가사키
108 봄 산
109 얘기 좀 합시다
110 장어 낚시꾼의 꿈
112 꽃사과나무와 봄비
113 그늘막
114 신비한 뿌리
발문 _증재록(한국문인협회홍보위원)
118 날개를 펼쳐 오르는 기상
저자소개
책속에서
발문跋文
날개를 펼쳐 오르는 기상
―김종륭 시집 『3시 반 차를 기다리며』
증재록(한국문인협회홍보위원)
1. 꽃보라로 일어나는 심중
고요에서 파문은 일어난다. 두근대며 서서히 다가선 눈길, “3시 반 차를 기다리며” 굳이 오전 오후를 따지지 않는 그 무한 시간의 품이 넓다. 3시에 오전을 넣으면 아직 어둠 하나를 지우지 않은 평등으로 편안한 쉼이요, 오후를 넣으면 분주한 일상의 고빗사위를 보내고 서서히 마무리 지어 여유를 갖는 시간으로, 3 그 숫자의 의미를 새긴다. 현재에서 더듬는 과거에 미래를 보며 창조와 소망을 이루고, 또한 천·지·인이 하나로 조화롭게 살아가며 이상적인 자연의 질서를 추구하는 기상의 날개를 펼쳐 오른다. 특히 삼위일체의 교리를 계시하는 의미를 심으면서 시적 효과를 확산하여 두 손 모으는 제목을 꽃피운다. 3시 와 4시 그 가운데 ‘반’ 그 사이는 중심 잡기다. 이쪽저쪽 치우치지 않고 가운데서 좌우를 살피는 혜안으로 깨달음을 모아 펼친 시의 집이다.
첫머리를 보고 보따리를 끄른다. 김종륭 시인, ‘비오’ 세례명이며 필명이기도 하다. ‘비늘처럼 반짝이며 오르리라’ 그 뜻으로 시심을 펼치고 있는 김종륭 시인, 세계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방송의 첨병 자리에서 한 삶을 보내고 느지막이 시심을 펼친다. 시인은 조용하면서 품위가 깊다. 보수적인 듯 신사고로 앞서는 품성, 시인은 조용하다. 그 깊이엔 폭풍이 일어나는 심중이 꽃보라다. 뭔가 들락거리는 숨길이 눈을 뜨고 바라본다. 철 따라 일어서는 바람이 마음을 흔든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순리로 들어와 솔솔 불고 돌개 소슬 서릿발까지, 동서남북 방향으로 강쇠에서 하늬로 잎 트고 꽃 피고 열매 맺은 뒤풀이까지, 모두 다 돌고 다시 돈다. 그 사이마다 들어선 바람이 풍풍 날갯짓이다. 생명의 활기인 바람이 들어간 소중한 살이 쌀 앞에서 막걸리 한 잔에 거나해진 채 삽 들고 논둑 걷는 풍년 바람을 시로 맞는다.
시험받지 않고 우울해하지 않고 절망하지 않는 오늘 새벽의 기도가 시의 씨앗이다.
2. 날개를 젓다
기다림, 누구를 기다리는 거야? 똑딱똑딱 기다림의 초침은 숨결이다. 그새 사이가 좁혀온다.
누구야? 누구신데 몇 시간을 그것도 그 어려운 반을 꼽으며 분침을 헤매게 만드는지? 누구? 누구야? 주름은 흐를 줄 몰라 한 솔기 서리에도 꽁꽁 얼어붙어 우르르 쏟아져 나온 일, 한 시도 자리에 없으면 숨을 쉴 수 없어 그만 나락의 길로 사라져 가버리는 바람 바람, 그 바람이 이름도 많고 비유도 엄청나서 어딘가로 가서 제자리 찾기를 기도하며 훨훨 날개를 휘젓는다.
*자전거는 구르고 싶다
아파트 울타리 안쪽 공터에
신사용 자전거 하나가
전나무 허리춤에 묶여 있다
아파트 울타리 따라 오갈 때면
걸음을 멈추고 눈 맞추는
낡은 자전거
폭염과 열대야
세찬 장맛비를 온몸으로 견디며
홀로 서 있는 자전거
자전거는 꿈꾸고 있는지 모른다
시련의 계절이 가고 가을이 오면
어느 멋진 신사를 태우고
강둑 따라 피어있는
코스모스 꽃길을 내달리는
신나는 꿈을
*길
길을 걷다가 문득 앞을 보면
아마득하여
걸어온 길이
궁금해 뒤돌아볼 때 있지
그 길에는 꽃피는 꿈의 봄날과
초록으로 물든 여름날이 지나고
다시 머리 돌려 앞길을 보는데 눈물 나네
그곳에는 단풍 물든 가을날과
아스라이 눈 내리는 겨울날이 보이네
나 이제 무거운 짐 내려놓고
홀가분하게 길 떠나네
아름다운 여행길 떠나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