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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전 한국소설
· ISBN : 9791168616561
· 쪽수 : 360쪽
· 출판일 : 2026-04-18
책 소개
목차
발간사
프롤로그
바다가 보이는 언덕
스승의 화실에서
최초의 뜨거움
나의 계절은 겨울
비밀, 그리고 수치감
가랑비가 내리는 날
19세의 허니문
거울은 깨어지고
기러기 한 마리
저자소개
책속에서
어느 날, 다락 속에 쌓여 있는 헌책이랑 잡지 나부랭이, 혹은 신문 뭉치 같은 것을 정리하다가 나는 서류 봉투에 든 세 권의 노트를 발견했다.
그러니까 말하자면 여인은 그 소설을 나에게 놓고 사라져 버린 셈이다.
결국 그 세 권의 노트는 서류 봉투에 넣어진 채 우리 집 다락 구석에 헌책 나부랭이와 함께 처박히는 신세가 되었고, 내 뇌리에서 도 사라져 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오륙 년 만에 그 세 권의 노트를 발견한 나는 그것을 어떻게 처리했으면 좋을지 망설이지 않을 수 없었다. 헌 잡지나 신문 나부랭이와 함께 싸잡아서 고물장수에게 팔아 치워버릴 것인지, 아니면 그대로 계속 보관하고 있을 것인지……. 남은 애써 쓴 것을 휴지로서 팔아 버린다는 것도 좀 뭐하고, 그렇다고 주인이 나타나지도 않는 것을 언제까지나 보관하고 있다는 것도 우스웠다.
그래서 생각한 끝에 나는 그것을 잘 고치고 다듬어서 널리 사람들에게 읽히기로 했다. 어쩌면 그런 결과를 기대하고 그 여인이 그것을 나에게 놓고 사라져 버렸는지도 모를 일이니까…….
아무튼 그냥 없애 버리기에는 어딘지 아쉬움이 남는 그런 가련한 한 여인의 이야기인 것이다.
“무슨 사색을 그렇게 하고 있었지?”
“…….”
나는 절로 또 얼굴이 화끈했다. 마치 내가 주 선생 자기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던 것을 알고서 묻는 것 같았다.
“내가 한 번 알아맞혀 볼까?”
그러면서 주 선생은 야릇한 장난기 같은 것이 담긴 눈웃음을 웃었다. 그리고 내 곁에 털썩 앉는 것이 아닌가.
나는 약간 당황했다. 그러나 결코 싫지는 않았다. 무의식중에 아무도 없는 주위를 한 번 둘러보고는 조금 비켜 앉았다.
남자와 단둘이 이런 호젓한 장소에 나란히 앉아 보기는 난생처음이었다. 그것이 비록 학교 선생이기는 하지만 남자임에는 틀림없고, 더구나 요즘 와서 이상스럽게 곧잘 내가 남몰래 머리에 떠올리곤 하는 주 선생이 아닌가. 나는 기분이 묘하고 야릇하기만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