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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사회학 > 사회학 일반
· ISBN : 9791168730588
· 쪽수 : 216쪽
· 출판일 : 2023-05-10
책 소개
목차
책을 펴내며
“왜 쏘았니? 왜 찔렀니? 트럭에 싣고 어디 갔니?”
: 오월광장의 질문에 답하기
1장 그들은 어떻게 학살의 가해자가 되었을까?
1. 학살은 누가 저지르나?: ‘악마’와 평범한 군인의 경계선
2. 제노사이드 가해자의 행동양식에 비춰 본 한국의 경험
3. 5·18 가해자들은 어떻게 탄생되었나?
4. 여전히 숨겨진 그들과 함께 살아가기
2장. 대중은 왜 침묵했을까?
1. 대중의 지지 혹은 방관은 어떤 영향을 끼칠까?
2. 국가와 언론이 만든 적, 광주
3. 대중은 왜 외면했을까?
4. 반인권 범죄를 어떻게 대할 것인가?
3장. 학살 그 후, 진실은 어떻게 가려졌는가?
1. 국가의 공식 역사 만들기: 학살을 정당화하기 또는 망각하기
2. 방해하는 모든 것은 제거되어야 한다: 전체주의의 지배 원리
3. 국가가 창조한 신화: 망각의 정치와 지역주의 담론
4. 그날의 광장을 사유하기: 신화화된 공동체, 다시 읽기
4장. 학살은 왜 일어나나?
1. 격렬한 갈등이 학살을 부르는가?
2. 정치적 학살 이론과 5·18
3. 쿠데타, 사회적 갈등, 그리고 미국의 선택
4. 군부권위주의와 전쟁이 남긴 유산
5. 남은 문제: 끝나지 않는 학살을 직면하기
주
참고문헌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한편 근대 국민국가의 정규군이 지닌 보편적 특성에서 추출한 학살의 동인 외에 한국군이 상대적으로 학살의 가해자로 노출될 수 있는 또 하나의 조건은 이전 제노사이드의 경험이다. 제노사이드의 가해자들은 일반적으로 범죄를 ‘반복’하는 경향이 있다. 그 이유는 ‘국가안보에 대한 도전 상황에서 지배 엘리트와 군대가 집단학살을 그 전략적 대응으로 선택하는 것에 이미 익숙할 것이며, 이들에 의해 지목된 집단은 대부분 완전히 파괴되지 않기 때문’이다.
1980년 5월 한국의 공식 이데올로기 지형은 이미 반공주의라는 대전제 속에서 문화적 거리와 도덕적 거리가 교묘히 결속된 형태로 구조화되어 있었다. 앞서 보았듯이 우리 사회는 한국전쟁 이후 공산주의자이거나 혹은 공산주의자의 혐의를 씌울 수 있는 사람은 더 이상 국민의 범주에 속하지 않는 공식적 경계가 확립되었다. 따라서 공산당, 간첩, 더 나아가 폭도는 도덕적 거리의 구성 요소인 법적 확증과 처벌 정당화의 메커니즘 구획 안에 있었다. 또한 이승만의 말처럼 “남녀아동까지라도 일일이 조사해서 불순분자는 다 제거”해야 할 만큼 수십 년간 인권의 경계 밖에 있었던 ‘빨갱이’는 이미 일종의 의사 인종주의 형태의 문화적 거리에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사실 5·18 당시 광주와 그 인근에는 전문화된 특수부대인 3·7·11공수여단만 있지 않았다. 기계화보병사단인 제20사단과 향토사단인 제31사단 역시 계엄의 이름으로 그곳에 함께 있었다. 이들의 숫자는 문서 자료를 통해 파악된 규모만 총 2만 353명에 이른다. 그나마 현장에 노출되었던 의무경관이나 경찰 병력은 제외된 숫자다. 21세기를 맞이하고도 스물세 해가 훌쩍 지난 오늘, 우리는 어림잡아 수만이 넘는 이들을 무엇이라 불러야 할까? 피로 얼룩진 광주에 투입된 계엄군이었으므로 그저 모두 가해자일 뿐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