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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예술/대중문화의 이해 > 대중문화론
· ISBN : 9791169091459
· 쪽수 : 232쪽
· 출판일 : 2023-09-21
책 소개
목차
영 다이 - How tall is Yeong Die? 7
위지영 - Sound fart: 확신 없는 경종 37
키라라 - 여성 전기 음악 키라라 77
애리 - 구구절절 103
조율 - 단 하나의 곡을 듣고 그 곡을 만든 이를 영원히 사랑할 수 있는가 153
황휘 - 자동기계와 음악하기 177
참고문헌 225
이 책을 쓴 사람들 228
리뷰
책속에서
업무를 최대한 빨리 끝낸 뒤 테스트 프린트를 하거나 믹스시디를 구웠다. 그게 무엇이 되었든 간에, 회사 일이 아닌 다른 짓을 해야만 직성이 풀렸다. 무언가를 촬영하고 편집해 조악한 비디오 시리즈를 만들기도 하고, 회사에서 믹스를 만든 적도 있으니, 말은 다 했다고 보면 된다. 돌이켜보니 대단한 배짱이다. 약간은 필사적인 느낌마저 든다. 여러 사람의 눈치를 보면서까지 그처럼 뜬금없고 어처구니없는 활동(?)들을 하고 싶어했으며, 또 실제로 행했다는 사실이……. 한편으로는 그렇게 했기 때문에 회사 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아니었다면 그 지루하고 힘든 회사 생활을 어떻게 견딜 수 있었을까? 또 그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에 회사 일만 했다면 얼마나 시간 낭비였을 텐가?
-영 다이, 「How tall is Yeong Die?」
이러한 변화의 궤도에 특이점들이 있다면, 내가 정체성을 제도에 온전하게 의탁하지 않는 방식으로 임무를 수행하는 훈련을 시작한 점, 그리하여 스스로 고안한 위치를 마침내 긍정하게 되었다는 점, 기세를 몰아, 이 여정에 몰입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는 점이다. 압축해서 다음과 같이 쓰곤 한다. 위지영은 서울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작가, 음악가이다. 제도와 비제도 사이에서 픽션을 쓰고, 클럽과 미술관 사이에서 사운드를 다룬다. 2019년부터 리스닝 이벤트 ‘비애클럽 서울’을 공동 운영하고 있다. (한국)문학에 온전히 삶을 내주리라 다짐했던 시절에는 도저히 적용할 수 없던 사이클이었다.
-위지영 「Sound fart: 확신 없는 경종」
음악은 언제나 평정심으로 갈 수 있는 길을 안내해주었다. 한번은, 안내로 모자라 제어받는 느낌이 든 적도 있다. 음악에게 조종받는 느낌이다. 음악은 이만큼 대단한 것인데, 그 대단한 것을 나눌 수 있는 직업은 정말 멋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내 음악을 듣고 위로를 받는단다. 분명 나는 나를 위로하기 위해 음악을 만들었는데 그게 어쩌다 내가 배타적으로 느끼는 시스젠더들한테 가닿았는지, 정말 신기할 노릇이다. 그런데 좋은 것은 나누면 더 좋은 것이고 나에게 손해가 되는 일도 아니라, 그대로 두면 된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하고자 한다. 이처럼 누구를 위로도 하는 나는 어쩌면 정말 멋있는 사람인지도 모른다. 그렇게 나는 나를 사랑하는 법을 알았다.
-키라라, 「여성 전기 음악 키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