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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91169092753
· 쪽수 : 286쪽
· 출판일 : 2024-07-19
책 소개
목차
머리말 존엄사와의 거리
들어가며 죽음에 대한 사고, 죽음 마주하기
1장 소뇌실조증 유전 검사
2장 가엾은 소녀의 눈물
3장 그때그때 사랑하기, 손잡고 여행하기
4장 재활과 열정적인 생활
5장 아버지의 영면, 어머니의 자유
6장 간병인과 함께하는 나날
7장 스스로 선택한 존엄사
8장 손을 놓는 것이야말로 사랑의 가장 큰 경지
9장 단식의 길
10장 생전 장례식
11장 세 번의 장례, 세 가지 정
12장 발관 존엄사라는 뜻밖의 여행
13장 존엄사 권리에 대한 입법 역사
14장 안락사가 허용되지 않는 자력 구제
후기 1 어머니의 명예로운 죽음, 아버지와의 화해
후기 2 가장 소중한 수업: 죽음에 초연했던 어머니
후기 3 삶과 죽음의 난제
옮긴이의 말
리뷰
책속에서
세상은 수시로 변하고 사고는 갑작스레 발생하기 마련인데 당사자가 의사 표현을 할 수 없게 되면 당황한 가족은 의견이 분분해진다. 소송을 당할까 두려운 의료기관은 환자를 최대한 살리는 것을 원칙으로 삼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와상생활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되고 가족들은 나중에야 후회하곤 한다.
이때부터 삼촌 일가에 비참한 운명이 닥쳤다. 삼촌은 와상 환자가 된 지 5년 후 목에 옷을 감은 채 침대 아래로 굴러떨어져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사촌 오빠는 확진 10년 후 얼굴에 비닐봉지를 쓰고 질식해 사망했다. 사촌 동생은 20대에 발병해 병상에서 7, 8년을 보냈다. 말도 못 하고 음식도 못 삼키고 온몸에 관절 변형과 욕창이 생겨 뼈만 앙상해진 채 세상을 떠났다. 향년 마흔넷이었다.
어머니의 발병 후 우리는 아버지에게 반드시 알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버지가 그 때문에 어머니에게 더 잘해주기를 바랐다. 그러나 아버지는 자신을 위한 민간요법을 찾는 데에만 급급해 중풍이 완치되기를 기대하면서 어머니의 병에 대해선 묻지도 않았다. 어머니의 병은 진행 속도가 느려서 바로 와닿지 않는다. 여전히 아버지는 아무렇지 않게 이래라저래라 명령하며 어머니를 부리는 ‘서방님’이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