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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조선사 > 조선시대 일반
· ISBN : 9791169095082
· 쪽수 : 480쪽
· 출판일 : 2026-02-06
책 소개
목차
책을 내며: 이토록 고마운 음식이라니
들어가는 글: 미각적 상상력이 문학과 만나게 된 사연
제1부 | 허균의 미식을 만나다
1. 피란의 아픔을 치유해준 아름다운 죽 한 그릇, 방풍죽
2. 다식茶食, 찻자리의 귀한 벗
3. 혹독한 귀양지에서 상상하는 엿의 단맛
4. 여름철에 더 많이 즐기던 만두 이야기
5. 부드럽기 그지없던 장의문 밖 두부
6. 북한의 산 기운을 담은 열매, 들쭉
7. 천사리天賜梨, 하늘이 내려준 강릉의 배
8. 춘천 문배마을에서 만나는 허균의 그림자
9. 제주도에서 보내온 귤의 향기
10. 감나무, 고향의 아름다운 맛
11. 가을을 부르는 조홍시
12. 죽실竹實, 몸과 마음을 추스르는 한 끼
13. 장수長壽를 부르는 대추
14. 앵두나무 그늘 아래의 풍류
15. 새콤달콤한 자두와 지내는 여름
16. 우리 동네 복숭아와 도교적 상상력
17. 귀한 마유포도馬乳葡萄 한 송이를 찾아서
18. 충주와 원주의 수박이 최고였지
19. 여름 과일 참외의 달콤한 기억들
20. 싱그러운 가을 향기를 간직한 모과
21. 금강산 자락에서 맛본 곰 발바닥 요리
22. 진귀한 사슴 요리들
23. 기름 자르르 흐르는 꿩고기의 추억
24. 맛있는 거위 요리에 무슨 국경이 있으랴
25. 수어水魚
26. 고소한 봄을 불러오는 생선 웅어[위어葦魚]
27. 오징어의 귀환을 기다리며
28. 해파리의 상큼한 맛
29. 청어, 가난한 선비의 생선
30. 푸른 바다 스며 있는 전복
31. 꽃같이 아름다운 음식 화복花鰒
32. 은어 낚시의 추억
33. 오대산 금강연의 열목어 구경하기
34. 봄날 시냇가의 금린어를 상상하는 즐거움
35.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즐기는 황홀한 복어의 맛
36. 방어의 붉은 꼬리는 포악한 정치의 상징
37. 양양부사가 감동했던 황어의 맛
38. 가자미, 다른 눈과 합쳐져야 비로소 세상을 보는 물고기
39. 양반가의 귀한 식재료 문어
40. 도루묵의 계절이 다가온다
41. 고등어 내장으로 만든 젓갈
42. 제곡齊穀을 찾아서
43. 달고 부드러웠던 동해의 살조개
44. 강아지만큼이나 큰 강원도 삼척의 대게
45. 바다 향기 가득한 석화石花
46. 서해안에서 나는 자하紫蝦의 감동스러운 맛
47. 벗과 함께 맛보는 죽순 절임
48. 원추리 노란 꽃으로 만든 요리
49. 표고버섯에 담은 백성의 마음
50. 바다 내음 가득한 청각과 황각
51. 몸이 허할 때 육포보다는 삼포蔘脯
52. 길섶의 잡초인 여뀌가 식용이었다고?
53. 코가 뻥 뚫리는 산갓김치의 매콤한 맛
54. 두터운 이파리에 북쪽 바다 향기 머금은 다시마
55. 겨울바다의 풍미를 머금은 삼척의 올미역
56. 부드러움과 바다 향으로 즐기는 감태
57. 맛으로는 동해안의 김이 최고였지
58. 늙을수록 매워지는 생강의 맛
59. 엄혹한 겨울을 이겨내는 푸른 파[蔥]처럼
60. 혼탁한 세속의 마음을 정화하는 마늘
61. 속세와 강호자연 사이에서 즐기는 작설차의 맛
62. 조선 최고의 평창 꿀, 그 사랑스러운 맛
63. 중국인들 입맛도 사로잡은 약밥
64. 햇감과 햇밤이 들어간 찰떡의 맛
65. 봄기운 가득 담은 꽃지짐
제2부 | 『도문대작』 번역과 원문
1. 도문대작 인屠門大嚼引
2. 도문대작屠門大嚼
3. 원문
저자소개
책속에서
그러나 7월 10일, 그의 아내는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그는 애끊는 심정으로 아내가 타고 온 소를 팔아서 관을 사고 입은 옷을 찢어 염습을 했다. 온기가 채 가시지 않은 아내의 몸을 차마 땅에 묻을 수 없어 통곡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갓 태어난 아기마저 엄마의 젖을 먹어보지 못하고 며칠 만에 목숨을 잃었다. 그와 동시에 왜적이 성진창城津倉을 공격 중이라는 소식이 들려왔다. 허균은 아내와 아기를 한꺼번에 잃은 슬픔을 추스르기도 전에 뒷산 언덕에 아내를 묻고 강릉으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역모로 처형을 당한 김자점金自點(1588~1651)이라는 인물은 한창 잘나가던 무렵 어떤 부드러운 음식도 딱딱하다면서 갓 부화한 병아리를 먹었다고 한다. 영조 때 온갖 유언비어로 세손世孫(정조)을 모해하다가 훗날 처형을 당한 정후겸鄭厚謙(1749~1776) 역시 부드럽고 사치스러운 음식을 즐겼다고 한다. 음식 사치를 즐긴 자들의 말로가 안 좋은 것을 보면 그들의 과도한 욕망이 음식에만 뻗쳐 있었던 게 아니었던 모양이다.
사슴은 한 점 버릴 것 없는 최상의 식재료였다. 『산림경제 山林經濟 』(권2)에 보면 사슴으로 즐길 수 있는 요리 몇 가지가 소개되어 있다. 사슴 꼬리를 절인 엄록미醃鹿尾, 사슴고기를 절여서 육포로 만든 엄록포醃鹿脯, 사슴고기 구이인 자녹육炙鹿肉, 사슴의 혀와 꼬리를 푹 고아서 요리하는 자녹설미煮鹿舌尾, 사슴고기를 고아서 만드는 자녹육煮鹿肉 등이다. 사슴고기와 함께 화초花椒, 회향茴香, 팥, 계피가루 등을 넣어 푹 끓인 뒤 갖은 양념을 넣은 녹갱鹿羹이라는 사슴고기국 역시 별미였을 것이다. 이 정도면 당시 사슴은 최상의 식재료가 아니었을까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