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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69571135
· 쪽수 : 428쪽
· 출판일 : 2024-02-23
책 소개
목차
20. 우정의 끈
21. 술래잡기
22. 대설원(大雪原)의 나날
23. 일촉즉발의 조우(遭遇)
24. 무영탑(無影塔)
25. 초원의 조난자(遭難者) (1)
26. 초원의 조난자(遭難者) (2)
27. 유정무정(有情無情)
28. 바람 잡는 엽사(獵師) (1)
29. 망령(亡靈)의 유산 (1)
30. 바람 잡는 엽사(獵師) (2)
31. 망령(亡靈)의 유산 (2)
32. 정리(情理)의 사슬 (1)
33. 정리(情理)의 사슬 (2)
34. 야욕(野慾)의 파편
35. 그 하늘, 그 흙
36. 난파된 섬
37. 천애지정(天涯之情) (1)
38. 천애지정(天涯之情) (2)
작품후기
저자소개
책속에서
정체불명 거한의 사나이가 마치 숲을 지배하는 제왕처럼 어둠을 헤치고 거리낌 없이 걸어 나오더니,
“산 사람이오? 죽은 사람이오?”
“……?”
공포감에 짓눌렸기에 달라붙은 입을 떼기조차 힘들다.
한 팔에 횃불을 들고 또 다른 팔로는 사냥총을 막대처럼 거머쥐고서 곤의 몰골을 딱하게 쳐다보더니,
“쯧쯧! 살고 싶다면 불꼬챙이라도 들고 나를 따라오게나.”
사냥개를 대동하여 이리무리 앞에 총도 겨누지 않고 우뚝 서 있는데, 느껴지는 위풍이 숲의 지배자처럼 당당하고 버젓하다.
“나는 율리비치라는 사냥꾼이오. 당신네들 모닥불 옆에서 하룻밤 신세졌으면 하오.”
칙칙한 분위기를 깨트리며 불쑥 나서는 자가 있는데,
“당신이 바로 밀림의 패왕이라 불리는 그 소문난 사냥꾼이시군. 정식으로 초청하겠으니 두려워 말고 우리 불가로 오시오.”
눈은 살기를 숨긴 채 차갑게 반짝이고 입가에는 사람을 혼란시키는 교활한 웃음이 번질거린다.
“당신네 두목에게 고해 알리시오. 밀림의 패왕 율리비치가 찾아왔다고 말이오.”
팽팽한 긴장의 줄다리기 순간, 어느 쪽이 먼저 시작하느냐!
“흥! 당신은 가슴에 어떤 여자를 감추고 있어요. 나를 쳐다보는 눈에 알 수 없는 장막이 닫혀 있어 아무리 다가서도 내가 비춰 보이질 않아요. 나는 차라리 당신이 죽어 이곳에 묻혀버렸으면 좋겠어요.”
몇 배의 술잔이 오간 뒤 흐늑거리는 눈물을 감춘 염강진이 슬픈 몸짓으로 춤추며 이별가를 부르는데, 펄럭이는 옷자락에 눈물이 녹아 흐르고 구슬픈 가락에 실은 목소리가 듣는 가슴을 삭둑삭둑 도려낸다.
석휘(夕暉) 젖은 초원마차 내 사랑도 실었는가
시린 이 아픔 흔들지 마라 風雲의 無情함이여
빈 가슴 열어 고동 울리면 별리의 문이 열린다
찰랑찰랑 방울 달고 초승달 뜬 초원에 누우리
바람 재운 가슴에 세상 슬픈 비 흩뿌리며
접어야지 거두야지 눈물 흐린 저 구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