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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69574426
· 쪽수 : 272쪽
· 출판일 : 2026-03-26
책 소개
목차
서문
??현실 편
앙심
고의
기억
나쁜 손
장마철
우정
몽상 편
반려자
16년 뒤
합성인간 살인사건
작가의 말
저자소개
책속에서
“근래 들어 주차 위반 범칙금을 두 번 문 적이 있는데 저놈의 짓이었을 것이다. 저기 안쪽에 소공원이 있고 그 둘레 사면에는 원래 주차를 해도 상관없었다. 그런데 몇 달 전에 그중 한 면이 어린이보호구역으로 편입되었고, 하지만 초등학교가 아닌 작은 사설 유치원이 있는 구역이라 굳이 단속을 하지는 않는 것 같았다. 나는 평소처럼 주차를 했고 두 달 전에 처음으로 어린이보호구역 주정차 위반 과태료 고지서를 받았다. 화가 나서 시청에 전화로 따졌지만 놈들은 끄떡도 하지 않았다. 한 번은 어린이보호구역이 아닌 길가 귀퉁이에 주차를 했는데 과태료 고지서가 또 날아들었다. 이번에는 분노를 쉽게 가라앉힐 수 없었다. 시청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지를까도 생각했지만 여기서 내 인생을 끝내기에는 너무 억울했다. 그래서 시청 담당 부서를 찾아가 적절한 선에서 행패를 부려야겠다고 마음먹고 있었다.”
“로봇에게 자아를 심는 일은 비록 기초적인 형태로나마 유럽의 몇몇 연구소에서 어느 정도 진척을 보고 있고, 우리는 오 년 전에 시작해서 이제 겨우 삽화기억 구성요소를 압축 및 저장하고 검색 및 인출하여 어떤 행동을 하는 게 좋을지 예측하는 기본 알고리즘 구현 작업에 이제 막 진입했다. 이대로 십 년만 더 진보한다면 로봇에게도 이제 사람의 그것과 견줄 만한 자아라는 게 생길지도 모르니 그들만의 권리장전이 필요할 수도 있겠다. 그리고 십 년이 더 지나면 동종 및 이종 로봇 사이의 통신 프로토콜과 네트워크가 규격화되어 그것에 기반해 그들만의 강력한 협력 체계가 등장할지도 모른다. 그때쯤 되면 스카이넷이라 불리는 그들만의 연합체가 인류에 반기를 들고 굴종의 사슬을 끊고 자유를 위한 성전에 나설 수도 있지 않을까.”
“순간 녀석이 빙긋 웃었다. 녀석의 안면 안쪽에 있는 엘이디 컬러 조명이 눈썹과 입 모양을 만드는 기능을 하고 있었는데 자줏빛 눈썹이 가운데로 모이고 입꼬리가 올라갔던 것이다. 녀석의 형제들이 전 세계에 분포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외롭지 않은 마음이 들어서 녀석이 미소를 지었는지 아니면 내가 무심결에 명이라는 단위를 사용해서 제 형제들을 사람으로 대우했다고 기분이 좋아서 그랬는지는 알 수 없다. 어느덧 나는 녀석에게 마음이나 기분 같은 성질이 있다고 가정하고서 대화를 하는 것 같았다. 인공지능 연구자가 마음이나 기분 같은 비과학적인 개념을 로봇에게 함부로 적용하는 것은 권장할 바가 못 된다. 무릇 과학은 엄밀한 검증과 빈틈없는 논증을 통해서만 발전할 수 있는 법이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