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69812160
· 쪽수 : 220쪽
· 출판일 : 2024-07-31
책 소개
목차
들어가는 말 – 다독가의 다독임
쫄깃한 토박이말
현기영 | 부러진 숟가락 12
홍명희 | 인세 걱정 19
이효석 | 흐븟한 여름 27
한승원 | 한강의 미역 34
정지아 | 제철 재첩 40
황순원 | 호우시절 49
이육사 | 이름에 이르다 57
신경림 | 믹스 커피 64
조정래 | 꼬막 톺기 69
채만식 | 바람의 짬뽕 75
이외수 | 내 마음의 낯섦 81
박재삼 | 삼천포로 빠지다 88
이미륵 | 압록강은 흐른다 93
몸과 마음의 양식당
프루스트 |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02
하이데거 | 소시지에 대한 실증 109
들어가는 말 ― 다독가의 다독임 4
로맹 가리 | 내 어머니의 해피엔드 115
네루다 | 너와 함께 하고 싶다 122
사강 | 옥수수여 안녕 129
레비스트로스 | 슬픈 반죽 134
쥘 베른 | 녹색 광선 142
단테 | 눈물 젖은 빵 147
세르반테스 | 밥 오브 라만차 153
쥐스킨트 | 소스의 향기 159
입말과 입맛으로 이어진 종로
김승옥 | 서울, 2024년 여름 166
백석 | 응앙응앙 172
편혜영 | 청춘의 쏘야 177
나혜석 | 꽃의 파리행 181
배수아 | 래디컬한 레디쉬 186
황석영 | 그때 라면 191
박인환 | 목마와 블루 195
이상 | 기억의 유보 201
황선미 | 미안해, 치킨아 207
박완서 | 봄비와 쑥전 212
추천사 216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버터를 먹을 때같이 행복을 느끼는 때가 없다. 구라파 문명의 진짜 맛이 여기에 있다. 행복이란 건 버터를 먹을 때 얼굴 주름이 펴지는 그것이다. 우유를 입안에 가득 머금을 때, 모차르트의 소나타를 들을 때, 아름다운 이의 시선을 받을 때, 청탁받은 소설 원고를 다 썼을 때, 이런 것이 행복이라면 어느 날보다도 오늘 그 모든 행복을 맛본 듯도 하다’고 말한다.
식당 문을 닫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라디오 뉴스에서 비보가 들린다. 경북 봉화의 아연 광산 매몰 사고로 광부 두 사람이 갱도에 고립되었다. 생존에 대한 의지와 경험에서 나온 예지로 220여 시간째를 버티고 있다. 두 사람을 구조하기 위한 시끄러운 발파 소리가 가까워졌다 멀어지기를 반복한다. 천만다행으로 막장 안에는 최소한의 물과 공간, 그리고 서른 봉의 믹스 커피가 있었다.
다른 국물들은 용매와 용질이 비가역적으로 결합한 용액인 데 반해 짬뽕 국물은 물과 기름이 섞인 듯 분리되어 혼재하는 유탁액emulsion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아주 작은 기름방울들이 육수 사이사이에 분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