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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판타지/환상문학 > 한국판타지/환상소설
· ISBN : 9791170077909
· 쪽수 : 307쪽
· 출판일 : 2015-12-16
책 소개
목차
1부. 2009년 1월의 겨울
2부. 지난날. 마귀들의 전성시대
3부. 전쟁의 시작
4부. 사랑과 전쟁
5부. 전쟁의 끝
책속에서
“최 사장님은 안 오셨나 보네요.”
문정환이 정세진과 이재만을 보며 당황한 목소리로 말했다.
“네, 그런데…… 이 양반들은 누구시죠?”
정세진이 미소를 띠며 말했다.
“아, 저흰 그냥 손 사장님 도와주는 사람들입니다.”
못마땅한 표정의 문정환과 김승훈. 문 실장은 애써 둘을 외면하면서 본론으로 들어갔다. ‘선한 역할’을 맡은 김 변호사도 묵례를 건넨 뒤 서류 가방을 열었다.
“손 사장님. 정말 좋은 투자자 만나신 겁니다. 최 사장님이 경영권 포기 각서 받으면서 회사를 위해 경영에 참여한다는 조항까지 넣는다고 하셨네요. 채무는 탕감해 주시겠다는 거죠. 우리 그룹이 자금력이 워낙 풍부해서 망정이지, 요즘 이런 투자자들 없습니다. 손 사장님은 돈을 못 갚더라도 자유의 몸이 되시는 겁니다.”
문 실장이 경영권 포기 각서를 꺼내 펼쳤다. 정세진이 몸을 일으켰다.
“이런이런. 아무리 그래도 서로 신뢰를 쌓기 전에 사인하는 건 안 되죠. 자금력이 풍부하신 분들이 왜 이러실까. 우리 속고만 살아서 그런 건 용납 안 되거든요. 하하하.”
“아니, 그런데 당신이 뭔데 이러지……?”
“이렇게 하죠. 지금 수중에 백만 원 있으면 사인해 드릴게요. 자금력 있는 분들인지만 확인되면 그렇게 믿고 하겠다는 얘깁니다. 어때요, 손 사장님.”
문 실장이 씁쓸하게 웃으며 말했지만, 정세진이 미소를 머금고 말했다.
“…….”
문 실장이 눈을 크게 뜨고 김 변호사를 봤다. 김 변호사도 불편한 기색이 역력했다.
“하하하. 참나…… 이런 쿨하고 건방진 뽀쓰는 뭐지……? 요즘 누가 촌스럽게 현금 들고 다니나?”
“아, 그렇죠. 좀 촌스럽긴 한데…… 현금이 없어도 너무 없으면 양아치 새끼 소릴 듣거든요. 없으세요, 두 분? 백만 원이면 되는데…….”
문 실장과 김 변호사 모두 당혹스런 표정. 둘은 마주 본 뒤 고개를 저었다.
“좋아요. 요즘 현금 안 쓰시는 분 많죠. 저야 뭐 한 500 정도는 들고 다닙니다만. 그럼 좋습니다. 30분 내로 500만 원만 뽑아 오시면 바로 사인해 드리죠. 좋은 회사 다니시니까 어지간한 신용이면 충분할 텐데요. 20년 넘게 키운 우량 회사 경영권을 넘기는데 이 정도는 해야겠죠. 그쵸?”
정세진이 손 사장을 봤다.
“사장님. 괜찮으시죠? 그냥 500만 원 가지고 오면, 한번 믿어 보시죠? 흐흐.”
“아, 네……. 저야.”
손 사장이 눈을 피한 채 대답했다. 정세진은 손 사장에게 자기와 눈을 마주치지 말라고 미리 충분히 귀띔해 놓은 상황.
문 실장과 김 변호사가 마주 보며 멍한 표정을 졌다. 이재만은 숨죽인 채 바닥만을 응시했다.
“거기 두 분 뭐 하세요? 얼른들 다녀오셔야 도장을 찍죠.”
“뭐 이런 개 같은…… 그럼 잠시 기다리쇼. 당신들 가져오면 국물도 없을 줄 알아.”
문정환이 씩씩대며 말했지만, 정세진은 여전히 미소를 띠며 재촉했다.
“30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