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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호러.공포소설 > 한국 호러.공포소설
· ISBN : 9791170612483
· 쪽수 : 292쪽
· 출판일 : 2025-05-02
책 소개
목차
운동장
재이
대안학교
비디오키드
로사
이층침대
새벽
사진작가
위로
지은
빛망울
열화복제
회전교차로
악마의 씨
여학교의 비밀 : 호수
암실
영우학당
산책
해설 | 씐 것과 쓰는 것_박인성
작가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내가 그 학교 출신이라는 사실이 아직도 몹시 불편한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하지만 연보랏빛 얼굴들 중 오직 기억나는 고유명사 하나가 로사라는 것도 인정해야 했다. (……)
그때부터 그녀와 헤어지던 날까지 나를 사로잡던 강렬한 혐오감은 이후 다른 누구에게 느낀 것보다 강렬했다. 나는 로사가 내게 생애 최초로 혐오라는 감정을 제대로 가르쳐준 사람이 아닐까, 생각하기도 했다.
“너희가 몰라서 그러는데 생각보다 아저씨들, 별것 아니야.”
(……) 어쨌든 그렇게 아저씨들이랑 어울리다가 좋은 아저씨들뿐만 아니라 질이 좀 낮은 아저씨들과도 어울리게 되고 같은 학교 여자애들을 꾀어내 성매매를 알선한 일이 로사가 저지른 범죄였다. 로사는 그런 이야기를 하면서 나를 빤히 쳐다보기도 했다. 예쁘고, 가난해 보이는 애들. 그렇게 쳐다보면 소름이 끼쳤다. 파충류 눈 같다고 생각했다. 예쁘고 가난한 애들이라니, 그런 말은 엄마에게도 수없이 들은 말이었다.
그 시절 로사를 보면서 나는 엄마와 비슷하다고도 생각했다. 나를 낳고 길렀지만, 결코 나를 보호할 생각이 없었던 여자. 개명하기 전 자기 이름을 딸에게 물려주는 여자. 나는 살면서 그런 사람을 본 적 없다. 엄마는 어쩔 수 없이 버려야 했던 자기 이름을 나에게 주었다. 자기가 잃어버린 빛나는 시절을 내 육체를 통해 재현하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