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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88954451512
· 쪽수 : 188쪽
· 출판일 : 2024-09-30
책 소개
목차
심너울_9월 모의고사 날 세계 멸망
조규미_시계 없는 아이들
강석희_프리즈!
박민정_좀 더 살아 보고 말할게요
송미경_우리의 필적 확인 문구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교육부에게 생각지도 못한 문제가 생겼다. 바로 ‘사냥꾼’이 미사일을 발사하는 그 시점이 9월 모의고사가 치러지는 날과 겹친다는 것이었다. ‘사냥꾼’은 오전 아홉 시부터 오후 아홉 시까지 삼십 분에 한 번씩 미사일을 발사할 예정이었다.
물론 미사일 소리가 영어 듣기를 방해한다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오전 아홉 시부터 오후 한 시까지, 소행성이 수소 폭탄을 맞는 모습은 분명히 관측할 수 있을 것이다. 학생들이 시험에 집중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잘 먹어 둬.”
하지현은 어머니를 아무 말 없이 바라보았다.
“9월 모의고사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지? 오늘을 수능처럼 생각해. 수능 날 밥도 이거랑 똑같이 해 줄 거야. 너 달걀 좋아하잖아.”
그러자 하지현이 고개를 숙이고는, 달걀말이 한 조각을 먹은 다음 말했다.
“수능 안 칠 수도 있잖아.”
“그게 무슨 소리니?”
“……아니, 오늘 잘 안 되면…… 수능이고 뭐고 없는 거잖아.”
“아이고, 또 이상한 소리 한다. 그럴 일 없어. 엄마가 살면서 세상이 망한단 소리 몇 번이나 들었는지 아니? 근데 다 아무 일 없이 지나갔어. 원래 사람들 호들갑이란 게 그런 거야.”
그 호들갑이 이번에는 진짜라면, 난 여기서 끝나잖아. 수능만 준비하다가.
“시계가 사라지다니! 시간이 멈춘 거 아니야? 그치, 얘들아? 시간이 멈춘 거지?”
그러자 옆에 앉은 아이가 푹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난 시간이 건너뛰었으면 좋겠어, 수능 다음 날로.”
아이들은 돌아가며 시시한 농담을 했다. 그렇게라도 긴장감을 쫓아내려는 것 같았다.
민수 역시 같은 마음이었다. 오늘이 9모라니. 고3이 된 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벌써 한 학기가 지나가고 운명의 9모가 눈앞에 닥쳤다. 예전에는 미처 몰랐다. 이렇게 준비가 안 된 채로 9모를 맞이할 줄은. 3월의 뇌에 든 것과 9월의 뇌에 든 것이 이렇게 차이가 없을 줄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