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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달력/기타 > 큰글자책
· ISBN : 9791170800804
· 쪽수 : 360쪽
· 출판일 : 2025-07-22
책 소개
목차
제1장 천제
제2장 싹트는 연정
제3장 음모
제4장 순풍과 역풍
제5장 동맹제
제6장 선점외교전략
저자소개
책속에서
하대곤은 왕제 무야말로 제왕의 기질을 타고났다고 생각했다. 마음속에서 주군으로 모시기로 작정한 다음부터 그는 늘 그러한 생각을 갖고 있었다. 무는 전쟁의 신이라고 할 만큼 뛰어난 무술과 기발한 전략을 구사하는 불세출의 명장이었다. 뿐만 아니라 그렇게 고구려를 사랑하고 백성을 위하는 마음을 가진 인물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였다. 한 나라의 군주가 될 면모를 갖추었으나 시절을 잘못 타고난 것이 그에게 불운을 가져다주었다. 만약 연나라 모용황이 쳐들어왔을 때 무가 대왕의 자리에 있었다면 그처럼 굴욕적인 참패를 당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오히려 연나라 대군이 고구려 군의 역습에 쫓겨 달아나기에 바빴을 것이라고 하대곤은 생각했다.
“시간이 말해주는 것 아니겠습니까? 시대의 흐름은 물과 같습니다. 강물이 굽이쳐 흐르는 것은 반드시 한 번은 높게 한 번은 낮게 물굽이를 이루는 연속 작용의 결과입니다. 아무리 강성한 국가도 흥망성쇠의 이치에서 벗어날 수는 없는 일! 지금 연나라는 강합니다. 그러나 언젠가는 국력이 약화될 때가 있습니다. 내란이 일어나지 말라는 법도 없습니다. 그 시기를 기다렸다가 나는 우리 고구려 유민들을 데리고 국경을 넘을 것입니다.”모용황은 똑바로 왕제 무를 직시한 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바로 목울대로 호통의 소리가 터져 나올 것 같은 분위기인데, 억지로 입을 앙다물어 참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러니 이제부터라도 힘을 길러야 한다. 대왕 사유는 이미 늙었고, 사후에는 태자 구부가 왕위를 잇겠지. 구부에게는 아들이 없다. 현재로서는 태자비가 아닌 다른 여인을 취한다 해도 아들을 낳기 힘들어. 태 자도 나이를 먹을 만큼 먹었거든. 그렇다면 구부 다음에 왕위에 오를 수 있는 인물은 왕자이련 밖에 없다. 내 생각에 이련은 왕으로서의 자질이 부족하다. 대왕 사유처럼 유약한 성격을 꼭 빼닮았어. 지금 고구려는 서쪽으로는 연나라 다음으로 일어선 전진의 부견이 있고, 남쪽으로는 발해에서 황해에 이르는 해상권까지 장악한 백제가 버티고 있다. 우유부단한 성격을 가진 자가 왕위에 오른다면 고구려의 미래는 장담할 수가 없어. 미천 대왕 때처럼 강력한 왕권이 들어서야만 우리 고구려에 희망이 보인다. 내가 왜 이런 말을 하는지 너는 알겠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