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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달력/기타 > 큰글자책
· ISBN : 9791170800835
· 쪽수 : 328쪽
· 출판일 : 2025-07-22
책 소개
목차
제2장| 서역의바람 51
제3장| 태극군 83
제4장| 요하 142
제5장| 상봉 214
제6장|고구려 천하관天下觀
저자소개
책속에서
그동안 나는 우물 안 개구리였어.
이제 높은 창공을 나는 해동청이 되어야 해!
“하늘에 금성이 하나이듯이, 이 세상에서 태자는 전하 한 분만 계시옵니다. 후연의 모용보가 저 스스로 금성이라 할지 모르지만, 천하에서 금성은 오직 태자 전하 한 분이십니다. 담덕 태자 전하는 초저녁에 떠서 오래도록 수많은 뭇별들과 함께 하늘의 평화를 지키는 계명성이 되셔야 하옵니다.”
담덕은 멀리 하얗게 눈이 덮인 천산의 봉우리를 쳐다보았다. 평지는 푹푹 찌는 한여름인데, 천산 봉우리는 사시사철 만년설을 머리에 이고 있어 한겨울이었다. 하가촌 도장에서 사부 을두미에게 무술을 배울 때 마동과 함께 자주 태백산(백두산)에 올라갔던 적이 있었다.
겨울에는 태백산도 눈이 쌓여 있어 백두산이란 별칭을 얻고 있었지만, 천산처럼 만년설을 머리에 이고 있지는 않았다. 늦은 봄에서 초가을까지는 눈이 내리지 않아 백두산도 짙푸른 녹음이 우거져 있었던 것이다. ‘세상은 넓고도 넓구나. 사람도 피부색이 제각각이고, 사는 모습도 다르구나.’ 서역으로 가는 노정은 악전고투를 거듭하는 고생길이었지만, 담덕은 그래도 다양한 세상을 구경하게 된 것을 참으로 다행스럽게 생각했다.
무방비 상태에 있던 요동의 고구려 군사들은 느닷없이 들이닥친 모용농의 연나라 대군을 보고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모용농의 군대가 이렇게 빠르게 진군할 수 있었던 것은, 전날 고구려와의 전투 때는 한여름이어서 요택이 진흙 펄이었으나 이제는 겨울이라 땅이 얼었기 때문이었다. 마구 달려가도 발이 빠지지 않아 제대로 가속도가 붙었던 것이다.
모용농은 군대의 기세를 알았다. 군사들의 사기가 충천해 있을 때 몰아치면 장마철 폭포로 떨어지는 물처럼 그 누구도 막을 길이 없는 것이었다.
“오늘 밤으로 요동을 점령하고, 내일 새벽밥은 성안에서 지어 먹는다.”
모용농은 군사들을 모아 놓고 일갈했다.
“바야흐로 세상이 변하고 있사옵니다. 이제는 탁발선비까지 나라를 세워 대흥안령 너머의 서북방을 차지했습니다. 이처럼 전진이 무너지고 북방 세력들이 우후죽순처럼 머리를 곧추세우며 일어나 제각기 나라를 세우니, 이는 우리 고구려에게 위기가 닥쳐오고 있다는 증좌 아니겠사옵니까? 지리적으로 볼 때 후연은 가깝고 북위는 멀리 있습니다. 북위에 사신을 보내 우호관계를 맺은 다음 후연을 괴롭히도록 하는 근공원교(近功遠交)의 전략을 구사함이 옳을 듯하옵니다.”
"오늘 담덕 왕자를 태자로 책봉하면서, 이를 기념해 평양에 아홉 개의 사찰을 창건하는 일을 시작하게 될 것이다. 지난날 초문사와 이불란사를 창건할 때는 너무 서두른 느낌이 있었다. 이번에 창건하는 아홉 개의 사찰은 아무리 시간이 걸리더라도 제대로 지어야 할 것이다. 태자의 앞날을 축원하고 고구려를 불국정토로 만들어 세상을 호령하라는 뜻이 있는 바이니, 제신들은 과인의 뜻을 헤아려주기 바라노라."
담덕은 마침내 태자가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