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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와 토끼의 게임

늑대와 토끼의 게임

아비코 다케마루 (지은이), 김윤수 (옮긴이)
시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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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와 토끼의 게임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늑대와 토끼의 게임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일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91171253333
· 쪽수 : 276쪽
· 출판일 : 2024-06-10

책 소개

아야쓰지 유키토, 노리즈키 린타로, 아리스가와 아리스 등과 함께 일본 1세대 신본격 미스터리의 주역으로 손꼽히는 작가 아비코 다케마루가 《살육에 이르는 병》 이후 20여 년 만에 발표한 장편으로, 반전과 서술 트릭이 돋보인다.

저자소개

아비코 다케마루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62년 효고현 출생, 교토대학 문학부 철학과를 중퇴하였다. 본명은 스즈키 아키라鈴木哲로, 필명은 시마다 소지가 지어주었다. 교토대학 미스터리 연구회 출신이며 ‘관’ 시리즈로 잘 알려진 아야쓰지 유키토와는 선후배 사이다. 1989년 《8의 살인》으로 데뷔, ‘하야미 3남매’ 시리즈, ‘인형 탐정’ 시리즈 등 다소 가벼운 작품부터 ‘부식의 거리’ 시리즈와 같은 무거운 필체의 작품까지 폭넓은 작품관을 선보였다. 게임, 만화 시나리오, TV 프로그램 스토리 구성 등 다방면에서 활약하였다. 대표작으로는 《살육에 이르는 병》(1992), 《8의 살인》(1989), 《미륵의 손바닥》(2006)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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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수 (옮긴이)    정보 더보기
동덕여자대학교 일어일문학과와 이화여자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을 졸업했어요. 옮긴 책으로 《우리 집을 부탁해》《선생님, 있잖아요》《일요일만 사는 아이》《오늘의 급식》《여전히, 둘》 외 여러 권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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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이제 어떻게 할지 다시 생각해야 한다. 그런데 이렇게 밖에서 멈춰 있으면 초조하고 불안해서 가만히 있을 수가 없다. 아스팔트에서 종종거리며 제자리걸음이라도 해야 조금이나마 진정이 된다.
고스모는 간신히 숨이 가라앉은 듯, 몸을 일으켜서 약간 차분해진 모습으로 말했다.
“미안. 이제 괜찮아.”
“……우리, 이제 갈 데가 없어. 어떡할래? 도대체 어쩌면 좋겠냐고.”
전부 이 녀석 때문이다. 이 녀석을 동정해서 집에 따라갔다가 이렇게 됐다. 그때 무시했다면 이런 무서운 술래잡기에 휘말리는 일도 없었을 거다.
그때 단호하게 이 녀석을 뿌리치기만 했더라면…….


태양을 등지고 선 탓에 고스모 아빠의 표정은 잘 보이지 않는다. 아무리 괴물 같은 남자라고 해도 벌건 대낮에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길거리에서 이유 없이 아들 친구에게 폭력을 휘두를 리는 없다. 도모키는 스스로 그렇게 타이르면서 도망치고 싶은 마음을 필사적으로 눌렀다.
“친구는 인사도 잘하는구나.”
팔이 쑥 뻗어 와서 흠칫했다. 다행히 머리를 툭툭 치기만 했다.
“너희는 인사나 제대로 하고 다니냐? 어?”
그는 도모키의 모자에 손을 올린 채 아들들을 쳐다보며 말했다. 여전히 표정은 어두워서 알 수 없지만 눈만은 번득이며 섬뜩하게 빛나고 있었다.


그때 도망쳐야 했다. 하지만 도모키는 소리의 정체에 홀린 듯, 그리고 역시 그 정체를 알아내려고 나아가는 고스모에게 홀린 듯 따라갔다.
소리는 마당에서 들렸다.
둘은 식당 입구에서 걸음을 멈추고 마당에 있는 남자를 가만히 엿보았다.
좁은 마당에서 웃통을 벗고 삽을 휘두르고 있다. 삽을 내리꽂았다가 꺼내서 떠낸 흙을 옆으로 내던지며 뭔가 내뱉듯 중얼거린다.
서걱, 서걱, 젠장. 서걱, 서걱, 젠장. 죽여버릴 거야.
똑똑히 들렸다.
아직 도모키한테는 도망칠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
저 인간은 왜 구멍을 팔까. 그걸 확인하지 않고서는 무서워 견딜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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