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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사진/그림 에세이
· ISBN : 9791172130022
· 쪽수 : 248쪽
· 출판일 : 2024-01-31
책 소개
목차
들어가는 말: 친구를 대하듯 사진을 찍다
1장 내일은 더 괜찮아질 거라고 나무가 말했다
그 나무가 나를 불러 세웠다
사진으로 그리는 제주 동백과 4·3
바위를 가르며 자라는 나무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쌓인 나이테
나무처럼 숨 쉬며 살고 싶다
감나무는 아이들의 팔매질이 그립다
사람은 걸어 다니는 나무
담벼락에 나무를 그리는 마음
어린이대공원에서 천년 나무를 생각하다
두 물이 만나는 곳에 서서
2장 나무라지 않는 나무
꿈은 찬 우물에 눈 쌓이듯 자란다
양철 지붕 밑 최고의 빗소리
아파도 아프다고 말하지 않는다
한 나무에 핀 홍매와 백매
농간을 배척하는 배롱나무
눈과 나무가 멋지게 만나려면
바람불이를 지키는 상록수
나무 사이로 달이 뜨면 마음도 달뜬다
나무의 배려는 수줍음에서 나온다
황금 들판을 가로지르는 꽃상여
3장 철망도, 절망도 모두 품는다
함께 잘 살자고 당산나무에게 빌었다
가까이에서 친구 나무를 찾는 법
고향이 그리워서 나무를 본다
온몸으로 철망을 품은 나무
숲길에서 삶의 길을 만나다
나무와 더불어 사는 생명들
눈얼음을 뚫고 봄을 부르는 복수초
단종과 청령포 관음송
미래를 베지 말아 주세요
나가는 말: 오묘한 나무 오묘한 친구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그저 산등성이 너머에서 바람이 불어왔을 뿐 나무는 아무 말이 없었다. 비바람이 몰아쳐도 의지할 친구 없이 혼자 서 있는 나무였다. 그렇게 시작된 인연이 십수 년이 되었다. 해마다 계절마다 그 나무를 만나러 가서 사진으로 남겼다. 사계절 한시도 바람 잘 날 없어 ‘바람불이’라 이름 지어진 능선을 눈 부릅뜨고 지키는 파수 나무. 이제는 만나면 반갑다고 인사도 나누고 지난여름 비바람이 얼마나 거셌는지, 지난겨울 눈보라가 얼마나 매서웠는지 묻고 대답하는 사이가 되었다. 최근 몇 번은 분교에 들르지 못해도 일부러 그 나무만을 보러 달려갈 만큼 보고 싶은 사이가 되었다.
폐교되기 전까지 교문 옆에서 30여 년 동안 마을 아이들 169명의 자라는 모습을 지켜보았을 포플러. 폐교된 뒤로 또 20여 년이 지났다. 나이테마다 아이들의 사연이 켜켜이 쌓여 있을 것 같고 재잘거림이 녹음되어 있을 것 같다. 끌어안고 살포시 귀를 대 보니 1998년 여름의 순애, 영광이, 수창이, 보람이가 내 마음속으로 달려와 인사를 한다. 마치 연포분교에 다녔던 벼루메마을 아이들이 여기 다시 모여 수다를 떠는 것처럼 햇살을 받은 포플러 잎이 바람에 팔랑이며 반짝인다. 나무껍질을 손으로 쓰다듬으니 우듬지 끝 나뭇잎이 한결 더 떨리는 것 같다. 분교에 다니던 시절 아이들의 책 읽는 소리와 노랫소리는 물론 웃고 울고 뛰놀던 모든 추억이 기록되어 있을 타임캡슐이 열리는 것인가. 하늘로 연결된 안테나가 작동을 시작한 것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