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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글자도서] 엄마와 함께 칼국수를](/img_thumb2/9791172131197.jpg)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전 한국소설
· ISBN : 9791172131197
· 쪽수 : 376쪽
· 출판일 : 2024-09-30
책 소개
목차
조치원에서 꾸다
감자와 흰자위, 삔 팔, 족발
원초 같은, 갓 태어난 보드라움의 그것
부모은중, 그 두 겹의 절규
어…… 간…… 쥬…… 알……
조치원에서 어린 새[鳥]로 날다
에필로그_빗소리 와와 할 때 엄마와 함께 칼국수를
작가의 말
개정판 작가의 말
추천의 말
저자소개
책속에서
고등학교 시절까지 쳐서 객지 생활을 한 지난 10여 년, 어머니가 아파 귀향한 것은 처음이었다. 집 밖에 나가 일 없이 발목이나 팔이 삐어 돌아오는 게 부모가 늙어가는 증거라는데, 앞으로 이런 귀향이 더 드물잖게 될지 모른다. 어쩐지 그는 하룻밤 새 자신이 어른스러워진 것 같았다. 그러나 그의 성장은 그의 내적인 것보다 부모의 늙음에서 오는 상대적인 것에 불과할 것이다.
그는 돌연한 적개심에 휩싸였다. 그는 아버지의 다리를 걸어 병실 구석으로 패대기치고 싶었다. 아버지에 대한 오랜 동안의 감정이 이리 깊었는지 스스로도 놀랐다. 왜 우리 엄마를 괴롭힙니까! 엄마의 그 많은 병들이 다 당신 때문이 아닙니까? 무책임하게 낙태할 거면서 왜 여섯째까지 임신시켰습니까? 아니 우리 자식들 사이사이에도 낙태가 몇 번이었습니까? 왜 엄마 생리일 안 지켜주고 왜 콘돔 안 썼습니까? 엄마 자궁의 물혹도, 요강의 불그죽죽한 잦은 하혈도 다 그 때문이 아닙니까? 이렇게 많은 자식 낳게 한 아버지는 엄마한테 할 말 없어요. 엄마를 식모처럼, 애 낳는 기계처럼 부려먹고 살다가 언제부터 당신이 엄마를 이리 위했습니까? 결국 가사 노동력 때문이잖아요. 말년의 따뜻한 밥 맛난 고기 반찬 때문이잖아요. 눈이 멀어도 엄마가 머는 겁니다. 지금 누구보다 실의에 차 있는 사람을 왜 이리 사납게 몰아세웁니까? 그는 마음속을 휘젓는 분노로 주먹이 다 쥐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