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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대학교재/전문서적 > 사범계열 > 교육학 일반
· ISBN : 9791172791483
· 쪽수 : 392쪽
· 출판일 : 2025-11-20
책 소개
보건 선생님이 인공지능을 배운다고요?
“보건실에서 약을 주고, 상처를 치료해 주는 선생님이 왜 인공지능을 배우세요?” 사람들은 종종 고개를 갸우뚱합니다.
처음에는 이렇게까지 깊게 빠져들 줄 몰랐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확실하게 말할 수 있습니다.
“보건교육이야말로 인공지능과 가장 잘 어울리거든요.”
아이들은 다양한 이유를 가지고 보건실에 옵니다.
“머리가 아파요.”, “배가 콕콕 쑤셔요.”, “발목을 삐었어요.”
신규 보건교사 시절, ‘단골손님’에 대한 의문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아픈 것 같지도 않은데 왜 이렇게 자주 오는 걸까?’ 내가 학교를 다닐 때는 보건실에 간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별것 아닌 일로도 자꾸만 보건실을 찾아오는 아이들이 잘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집에서는 멀쩡한데 학교만 가면 꾀병을 부리는 것 같다며 의아해하는 보호자분들도 계셨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되고 보건실을 찾는 사람은 배로 늘어났습니다. 매일 아침 학생과 교직원의 코로나19 증상 유무, PCR 검사 결과 대기 여부, 자가격리 여부 등을 확인하고 방역수칙을 안내했습니다. 매번 바뀌는 지침들을 읽고 또 읽으며, 의심 증상자를 격리하고 병원진료와 검사를 안내했습니다.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하고 방역물품 구입과 배부 업무까지 도맡아 했습니다. 확진자가 발생할 때마다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교육청에 상황을 보고했습니다. 그 와중에도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아이들과 원격 수업을 해야 했습니다. 퇴근 후에는 학교와 보건소, 주변 지인들로부터 문의가 쏟아졌습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팬데믹의 무게를 견디며 학교 감염병 컨트롤 타워가 되었습니다.
덕분에 편하기만 할 줄 알았던 ‘보건교사’라는 자리는 점점 나에게 맞지 않는 자리로 느껴졌습니다.
모두가 짐작하듯 보건교사라는 자리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병원 근무에서 벗어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병원에서는 하루 12시간씩 일해도 밥 한 끼 제대로 먹지 못하며 뛰어다니기 일쑤였습니다. 교대 근무를 하다 보니 갈수록 체력은 떨어지고 우울감에 시달렸으며, 더 이상은 병원에서 일하지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병원에 입사한 지 딱 1년 후, 간호계열 특성화고등학교의 기간제 교과교사로 이직을 했습니다. ‘진로와 직업’, ‘병원코디네이너’라는 과목을 맡아 고등학교 1, 2학년 학생들과 수업을 했습니다. 수업하고 평가하는 일은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그리고 잘 가르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는 일에 점점 빠져들었습니다.
내가 배운 것을 가르쳐 줄 수 있다는 것에 큰 보람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적성에 잘 맞다는 것이 이런 느낌이구나!’ 불안과 짜증이 가득했던 얼굴에 여유가 생겼고 눈빛은 반짝반짝해졌습니다. 이직 후 한 달 간은 ‘이렇게 쉽게 돈을 벌어도 되나?’ 하는 생각이 계속 맴돌았습니다.
기간제 교사로서 처음 맞이한 방학은 정교사가 되기 위한 준비기간이었습니다. 1년 후 최종 합격 통지를 받았을 때는 학교를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처음으로 발령받은 학교에 설레는 마음으로 인사를 드리러 간 날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런데 이제 와서는 ‘보건교사’가 맞지 않는다니…….
사실 보건교사의 주된 업무는 수업이 아닙니다. 간단한 응급처치와 행정업무의 비중이 컸고, 우는 아이들을 돌보고 달래는 일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꼭 필요하고 의미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재미’는 없었습니다. 일에서 재미를 찾는 일이 배부른 소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주어진 환경(혼자 방을 쓰잖아. 방학이 있잖아!)에 감사하고 순응하며 사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과연 내가 아이들에게 좋은 ‘선생님’이 될 수 있는지는 의문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여름날, 1학년 여자아이가 손가락에 난 작은 상처로 보건실에 방문했습니다. 그날도 심드렁하게 밴드를 감아주었습니다. 아이는 보건실을 나가면서 기다리던 친구에게 말했습니다. “우리 학교에 보건실 선생님이 계셔서 참 다행이야!”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습니다. 그저 밴드 하나 붙여줬을 뿐인데…….
아프거나 힘들 때 언제든 찾을 수 있는 공간과 선생님으로부터 아이가 받은 안도감이 진실로 느껴졌습니다.
그 이후 아이들 한 명 한 명에게 조금 더 관심을 갖고 관찰해보기로 했습니다. 매일 쓰고 있는 보건일지를 유심히 들여다보았고, 담임선생님과도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흥미로운 점들이 보이곤 했습니다. 선천적으로 몸이 약해서 보건실에 오는 경우도 있지만, 가족들과 사이가 좋지 않아서, 친구와의 관계가 힘들어서, 공부가 버거워서 등 말하기 어려운 문제들로 찾아오는 것이었습니다.
예전보다 아이들이 보건실을 더 자주 찾고, 작은 일에도 선생님들께서 아이들을 보건실로 보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보건실(혹은 양호실)은 잠깐 스쳐지나간, 잘 기억나지 않는 공간일 것입니다. 하지만 어떤 이에게는 자신감과 용기를 얻었던 특별한 공간으로 남기도 합니다. 태훈(가명)이는 매일같이 친구와 싸우고 집에서 혼자 밥을 차려먹곤 했습니다. 담임 선생님과 서먹하여 남에게 말 못할 속사정을 보건실에서 털어놓곤 했습니다. 또래보다 성숙한 예나(가명)는 보건실에 있는 혈압계나 청진기같은 물건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수업을 듣기 싫을 때면 보건실에 내려와 ‘도와드릴까요?’하며 심부름을 하곤 했습니다. 체육활동을 좋아해 무릎이 자주 깨지던 지아(가명)는 매년 스승의 날이면 카네이션을 들고 보건실 앞에서 선생님을 기다렸습니다.
“아침은 잘 먹고 왔니?”
“잠은 잘 잤니?”
“무슨 일 있었니?”
아이들의 상태를 묻고, 소소한 이야기를 들으면, ‘교육의 기회’를 포착할 수 있습니다.
“선생님, 멍은 언제 없어져요?”
“OO이는 어디가 아프대요?”
“저 보건실에 몇 번 왔어요?”
상처가 심각한 건지 아닌지 궁금한 아이, 보건실 방문 기록을 세우려는 아이, 그냥 선생님이 좋아서 오는 아이. 매일 크고 작은 일로 찾아오는 학생들의 말과 행동에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건강을 결정짓는 단서가 있습니다.
보건교사 한 명이 전교생과 모든 교직원을 대상으로 보건실을 운영하면서 여러 학년의 수업까지 담당하는 일은 꽤 부담스러운 일입니다. 그렇다고 교과서만 읽어주거나 영상만 틀어주는 수업을 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하루는 아이들이 전날 몇 시에 잠들었는지, 잠은 충분히 잤는지, 저녁에 먹은 음식은 무엇인지, 운동은 얼마나 했는지를 꼼꼼히 기록하게 했습니다. 그리고 오늘의 컨디션과 연관지어 생각해보도록 했습니다.
“숙제 하느라 새벽에 잤더니 머리가 아프고 힘들어요.”
“어제 매운 떡볶이를 잔뜩 먹었더니 오늘 배가 아파요.”
아이들은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생활습관이 몸과 마음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설명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건강 데이터에서 건강한 습관을 실천할 ‘동기’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매일 아이들의 건강상태와 건강문제를 기록하는 ‘보건일지’가 더욱 소중하게 느껴졌습니다.
보건선생님들의 처치는 학생의 개별적 특성과 맥락에 따라 세심하게 달라집니다. 하지만 선생님들의 사려 깊은 마음이 보건일지에는 온전히 담기지 못하는 것이 속상했습니다. 우리는 똑같은 상처일지라도 한 아이에게는 ‘스스로 밴드를 붙여 볼래?’ 하고 혼자서 해볼 수 있게 기회를 주는 반면, 다른 아이에게는 ‘많이 아팠구나.’ 하고 밴드를 직접 붙여주며 위로합니다.
인공지능을 공부하는 것은 ‘인간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일입니다. 그리고 보건교사가 인공지능에 대해 공부하는 이유는 개별 학생에게 가장 도움이 되는 보건교육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보건교사는 아이들이 자신의 몸과 마음에 대해 호기심을 갖고 스스로 질문할 수 있도록 돕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자기 돌봄’을 실천할 수 있도록 자신감을 북돋는 사람입니다. 자신을 돌보기 위해 기본적으로 필요한 능력을 건강문해력(Healthy Literacy)이라고 합니다. 건강문해력은 몸과 마음의 변화를 인식하고, 외부세계에 호기심을 가질 때 향상됩니다.
건강의 중요성은 누구나 공감하지만, 입시 위주의 교육환경에서 보건교육은 늘 뒤로 밀려나곤 합니다. 해마다 수천 건에 이르는 보건실 방문 사례를 통해, 청소년들이 자해 · 자살, 디지털 성폭력, 신종 감염병 등 새로운 건강 위기에 직면해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과 디지털 대전환에 따라 교육격차와 건강격차는 심화되고 있습니다. 학교는 인공지능 시대에 필요한 새로운 교육내용과 교육방법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인공지능과 함께 건강을 이해하고 실천하는 새로운 수업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인공지능을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수업에 활용할 수 있도록, 초 · 중등 교수 · 학습과정안과 다양한 수업 사례를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이 책이 보건수업을 한층 더 즐겁고 의미 있게 만드는 데 보탬이 되길 바랍니다.
2025. 11
저자 일동
목차
제1부 너희가 건강했으면좋겠어!
제1장 어서와. 어디가 아프니? 2
• 선생님, 사실은요...................................................................................4
• 맛있는 건 못 참겠어요...........................................................................5
• 움직이기 싫어요....................................................................................7
• 갑자기 눈물이 나요................................................................................9
• 너무 피곤해요.....................................................................................13
• 이렇게 될 줄 몰랐어요.........................................................................14
• 코로나가 무서워요...............................................................................18
제2장 어떤 힘이 필요할까요? 19
• 변화의 힘, 건강문해력.........................................................................21
• 건강문해력의 다섯 가지 요소................................................................22
• 건강문해력을 기르는 보건교육..............................................................25
제3장 인공지능이 우리를 도와줄 수 있을까요? 26
• 인공지능이란?....................................................................................28
• 인공지능의 재료, 데이터......................................................................30
• 인공지능의 원리, 머신러닝...................................................................37
• 인공지능 교육.....................................................................................49
제2부 인공지능 융합 보건수업
제1장 컴퓨터 없이 시작해 볼까요? 56
• HELP-U 프로그램..............................................................................56
• 1단원. 건강한 습관, AI와 함께 시작하기.................................................64
1차시 똑똑하게 모여보자! 우리 반 건강 모둠 66
2차시 똑똑하게 계획하자! 알고리즘으로 만드는 건강한 하루 77
3차시 똑똑하게 실천하자! 건강생활 실천 결과 발표회 83
• 2단원. 마음 챙김, AI로 더 따뜻하게.......................................................87
1차시 칭찬으로 높이는 자아존중감 90
2차시 퍼즐로 알아보는 감정 이름 98
3차시 마음을 열어주는 감정 패턴 110
4차시 배려로 쌓아가는 호감도 121
5차시 마음을 잇는 공감 릴레이 131
• 3단원. 건강한 성, AI로 안전하게.........................................................139
1차시 딥페이크, 만약 내 이야기라면? 141
2차시 디지털 성폭력, 함께 예방해요 150
• 4단원. 팬데믹, 똑똑하게 대비하기.......................................................156
1차시 끊어줘! 우리들의 감염고리 158
2차시 지켜줘! 우리들의 건강수칙 168
제2장 에듀테크 한 스푼, 넣어볼까요? 175
• HELP-E 프로그램............................................................................175
• 1단원. AI와 함께하는 바른 자세 CHALLENGE!...................................183
1차시 STOP! 오래된 나쁜 자세 185
2차시 READY! 바른 자세 레시피 194
3-4차시 MAKE! 거북목 알리미 206
5차시 GO! 바른 자세 캠페인 229
• 2단원. AI와 함께하는 중독 탈출 CHALLENGE!...................................236
1차시 HOME RUN! 맞춰보자, 감정 이름 238
2차시 WAKE UP! 속지말자, 도파민의 유혹 246
3-4차시 WARNING! 알려보자, 흡연 위험 상황 252
5차시 SKILL UP! 대처하자, 흡연 위험 상황 258
• 3단원. AI와 함께하는 편견 깨기 CHALLENGE!...................................263
1차시 FIND OUT! 편견을 발견해요 265
2차시 SPEAK UP! 나다움을 응원해요 271
• 4단원. AI와 함께 하는 응급처치 CHALLENGE!...................................274
1-2차시 CHECK UP! 조건문으로 배우는 응급처치 276
• 수업 후 설문 결과 분석
(1단원. AI와 함께하는 바른 자세 CHALLENGE!) ................................284
• 설문 도구.........................................................................................284
• 결과................................................................................................287
• 해석................................................................................................297
제3장 생성형 AI, 상상을 더해볼까요? 299
• 생성형 인공지능이란?........................................................................299
• 생성형 AI를 활용한 교수학습 운영 가이드(GATe)..................................299
• 생성형 AI를 교육에 활용할 때 주의해야 할 점.......................................301
• 1단원. 똑! 소리나는 건강한 스마트폰 사용 이야기.................................304
1차시 스마트폰 속 내 마음을 찾아라! 307
2차시 AI와 함께 설계하는 건강한 하루 312
3차시 AI와 함께 그리는 건강한 하루 319
• 2단원. 반짝! 지구와 나를 잇는 기후 건강 이야기...................................327
1차시 지구야, 어디가 아프니? 330
2차시 지구를 위한 나의 목소리 338
3차시 지구를 위한 나의 마음 344
제3부 인공지능 시대,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 나는 어떤 보건교사인가?....................................................................354
• AI시대, 보건교사의 새로운 역할..........................................................357
• 보건교사에게 필요한 핵심 역량...........................................................359
• 학교 보건교육의 미래........................................................................364
• 참고문헌..........................................................................................36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