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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외국창작동화
· ISBN : 9791173320231
· 쪽수 : 372쪽
· 출판일 : 2025-01-02
책 소개
목차
주문이 많은 요리점 · 9 / 도토리와 들고양이 · 27 / 오쓰벨과 코끼리 · 45 / 쳇 쥐 · 63 / 돌배 · 75 / 쏙독새의 별 · 85 / 수선월 4일 · 99 / 눈길 건너기 · 115 / 겐주 공원 숲 · 137 / 첼로 켜는 고슈 · 151 / 고양이 사무소 · 179 / 나메토코산의 곰 · 197 / 은행나무 열매 · 217 / 산 사나이의 4월 · 227 / 까마귀의 북두칠성 · 243 / 은하철도의 밤 · 259 / [시] 별자리의 노래 · 346 / 부록 · 349
책속에서
두 사람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문 뒤에 큼직한 글씨로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이런저런 주문이 많아 귀찮으셨지요. 미안합니다.
이제 마지막입니다.
부디 단지 속 소금으로 온몸을 구석구석 문질러 주십시오.
고급스러운 푸른색 소금 단지가 놓여 있었지만, 이번만큼은 두 사람도 가슴이 철렁하여 크림이 잔뜩 발린 얼굴을 서로 마주 보았습니다.
“너무 이상해.”
“나도 이상한 것 같아.”
“주문이 많다는 게 저쪽에서 우리한테 하는 말이었어.” _〈주문이 많은 요리점〉에서
다음 날이 밝았어.
“미안한데 세금이 다섯 배나 올랐어. 오늘은 대장간에 가서 숯불을 좀 피워 주겠나.”
“어어, 내가 피워 주지. 마음만 먹으면 입김 한 방으로 돌도 날릴 수 있다고.”
오쓰벨은 다시 뜨끔했지만 마음을 다잡고 웃었어.
코끼리는 어슬렁어슬렁 대장간으로 가서 털썩 주저앉은 뒤, 불길을 키우는 송풍기를 대신해서 한나절 내내 숯을 피웠지.
그날 밤, 코끼리는 코끼리 우리 안에서 볏짚 일곱 단을 먹으며 서쪽 하늘에 뜬 초닷새 초승달을 보고 말했어.
“아아, 피곤하구나. 기쁘구나. 산타마리아.”
어때. 그렇게 해서 다음 날부터는 코끼리가 아침부터 열심히 일하게 된 거야. 어제는 볏짚도 다섯 단밖에 먹지 않았지. 겨우 다섯 단으로 그런 힘이 나온다니까.
코끼리는 정말로 경제적이야.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것도 오쓰벨이 똑똑하고 훌륭한 덕분이겠지. 오쓰벨은 참 대단한 작자야. _〈오쓰벨과 코끼리〉에서
“고양이 놈, 아직도 정신 못 차렸어?”
고슈가 소리치자 별안간 천장 구멍에서 휘리릭 하는 소리가 나더니 잿빛 새 한 마리가 내려왔습니다. 마룻바닥에 앉은 새를 자세히 보니 뻐꾸기였습니다.
“새가 찾아오다니. 무슨 일이지?”
고슈가 말했습니다.
“음악을 배우고 싶어서 왔어요.”
뻐꾸기가 당당하게 말했습니다.
“음악이라고? 네 노래는 뻐꾹뻐꾹 하며 우는 게 다잖아.”
고슈가 비웃자 뻐꾸기가 대단히 진지하게 말했습니다.
“네, 맞아요. 하지만 그것도 어려운걸요.”
“어렵긴 뭐가 어려워. 너희들은 많이 우는 게 힘들 뿐이지, 우는 방법은 별것도 아니면서.”
“그게 힘들어요. 예를 들어 ‘뻐꾹’ 이렇게 우는 것과 ‘뻐꾹’ 이렇게 우는 건 들어만 봐도 상당히 다르잖아요.” _〈첼로 켜는 고슈〉에서